2006년 4월 20일 목요일

...

난 사람에게 얽매이는 걸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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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15일 토요일

낚였다. ㄱ-

리지 맥과이어가 끝난 뒤 다른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렸는데 내가 좋아하는 김래원이 나왔다. 그래서 잠시 고정.

김래원과 누군지 모르는 녀석이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핸드폰 진동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드라마에서의 소리라고 믿고(내 핸드폰은 벨소리니까) 묵묵히 TV만 주시했다.

대화가 2분 넘게 진행하는 동안 진동음은 계속 들렸다. 아니, 3분-5분 사이의 상당한 시간동안 계속 울리는 거다. 난 그 사이에 견디지 못하고 내 핸드폰을 확인했다. 드라마 속 인물이 대화하는 동안, 방 구석구석을 맴돌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결국 텔레비전의 음을 소거해봤다.

진동음이 들리지 않는다. -_-

아무래도 방송중 잡음인가보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음량을 돌려놓았다.

그 때 김래원에게 친구가 말했다.

"야, 너 핸드폰 안 받냐? 아까부터 울린다 야."

ㄱ-;;;

5분... 정말로 최소 5분은 걸렸을 것 같은 저 드라마의 끈기.

낚이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웠다. 벨소리도 아니고 진동음이었는걸... ㅠ_ㅜ

2006년 4월 14일 금요일

만나면 즐거운 배우

브리 터너라는 배우가 있다. 그나마 눈에 띄는 역할을 맡은 작품을 말하라면 브링 잇 온...2(-_-;;).

위 영화에서 악역 보스를 맡은 여배우인데, 이제 30줄에 들어섰으니 중년역만 맡게될 듯 싶다. 다른 영화에도 출연했지만(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도 출연했다) 늘 단역만 맡고 있다.

이 배우를 눈여겨 보게 된 작품은 당연히 '브링 잇 온 2'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개인적 견해에서) 무척 아름답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악역 쪽의 미모에 관심이 쏠렸다. 영화 자체의 성격 때문에 악역이면서도 귀여운 연기를 펼쳤는데 무척 잘 어울렸다.

올해 '행운을 돌려줘'라는 작품에서 주연 여배우의 친구 역을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주연 여배우 선정이 너무 강력해서 눈에 띄지 않겠지만, 그래도 기대가 된다.

2006년 4월 13일 목요일

아프다.

커피와 쿠키와 소주와 담배라는 괴상한 조합을 내 옆에 놓아둔 채 푹신한 의자를 뒤로 젖히고 드라마 감상. 때로는 독서. 하루종일 이러고 놀았다.(글은 안 쓰고!)

그러다보니 나답게 중간중간 탐을 여가처럼 보냈다. 대체 뭐가 여가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드라마 한 편 끝나면 빨래를 하고, 또 한 편 끝나면 빨래를 널고, 또 한 편 끝나면 방바닥 쓸고, 또 한 편 끝나면 걸레질 하고, 또 한 편 끝나면 쓰레기를 버리고...

밤이 되니 갑작스레 집안일이 사라졌다. 젠장, 이게 누구 집이냐. 청소할 거 어디있어!

하나가 있었다. 바로 내 몸뚱이. -_-;;

샤워를 하고 드라마 보고, 한 편 끝나면 세수하고, 한 편 끝나면 양치질하고, 한 편 끝나면 머리감고, 한 편 끝나면 면도하고...

문제는 이 모든 작업 속에 세수는 꼭 하게된다는 점이었다. 조금 전 새 비누 개봉기념으로 세수를 하고 있는데 얼굴이 따갑기 시작했다. 세수를 하면서 너무 부비댔던 것이다.

따가운 걸 참고 끝끝내 세수를 마친 나는...

스킨을 발라봤다. 와! 무진장 따가웠다!

"워워!"하며 춤추고 발광하다가 톡 쏘는 맛(-_-?)이 사라진 지금 깨달았다. 난 여전히 메저냐? -_-;;

2006년 4월 12일 수요일

존경스럽다.

노희경님의 작품 '거짓말'과 '굿바이 솔로'를 동시에 감상하며 감탄중이다. 사람의 이야기를 이렇게 잘 꾸밀 수 있다는 것은 그분이 얼마나 많은 가치관을 즐기셨는지 알 수 있다. 작중의 인물들은 순간을 즐길 줄 알고, 시간을 아낄 줄 아는 모두가 제 각각의 개성을 가졌다.

나의 가치관과 다른 점은 과거에의 후회에 얽매이는 인물들이라는 부분이겠으나, 이 또한 그 해결점으로 치닫는 줄기를 보면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도 없다. 상관 없다. 시간을 직시하는 인물들의 개성만으로도 나는 정신없이 즐거워한다.

시간 하나하나를 끄집어내는 이분의 감성에 박수 밖에 보낼 것이 없다.

재미있다. 무척 재미있다. 꼭 만나고싶은 사람과 오랜 시간 편하게 대화하는 기분을 느낀다.


고백

캠퍼스 커플이었던 내 친구에게 솔직하게 고백했다.

"나 너의 반려자와 오래 전부터 사귀고 있었어."

"......"

"놀라게해서 미안해. 그리고 너희들이 결혼까지 한 마당에 이런 말을 꺼내서 정말 미안해."

"그런 건 문제가 아냐." 녀석이 창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내 남편이 동성애자일 줄이야. 이 새끼 들어오기만 해봐라. 너무 매력적인 놈이었잖아?"

워. 이제와서 야옹이 금단증상이라니...

2006년 4월 11일 화요일

무협 소설을 쓸 때 가끔씩 생각하는 것.

무협을 쓰다보면 인물의 강함에 대한 부분이 스토리에 휘말려 예상을 벗어날 때가 자주 있다. 녀석의 파워가 선을 넘어가면 이건 이야기의 기반이 흔들릴 정도다. 예전에 멋 모르고 신나게 쓸 때 이런 문제로 인하여 큰 비극이 벌어졌다. 내가 아끼던 김희석 장군이 본의아니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쓰다보니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괴물이 된 이 친구는, 흐뭇한 표정으로 100회분이 넘게 남은 스토리를 주시했다. 전투가 힘드십니까? 그럴 땐 1588-3520(창공기적) 김희석을 찾으십시오. 즉시 출동하여 여러 장성들의 고민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이꼴 보기 싫은 건 둘째치고 이놈이 주인공도 아닌지라 눈물을 머금고 죽였다.

그 이후의 글에서도 가끔 그런 녀석이 나타난다. 그 때문에 내 수첩에는 이런 글이 하나 적혀있다.

"냉장고를 옮길래, 그 동안 쌓아놓은 먼지를 치울래?"

취향이겠지만, 나는 냉장고를 옮기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한다. 걸레로 일일이 먼지를 찾아내어 닦는 것은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든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1인은 다구리를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소수가 다수를 감당하는 장면은 내 글에 있어서 최고의 연출이다.

그런데 오늘 한놈이 80명 뽀샀다.

천천히 글을 되짚어 읽었다. 그리고 그 뽀삭사건의 근본이 되는 시점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정한 부분에서 애가 급작스레 강해졌던 것이다.

키를 눌렀다. 270매 날렸다. 우엉.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문제 해결의 상쾌감!

언제부터 갑작스레 웹 브라우저에서의 클릭질이 제대로 안됐다. 두 번 클릭을 해야 링크에 들어가는 건 기본이고, 열 번을 해도 안될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우클릭을 한 번 해준 뒤에 다시 좌클릭을 하면 들어가졌다.

이게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다. 게다가 이 동네 인터넷 전용선이라는 게 '신고하여 엑스피드 깔고싶은 마음'을 무럭무럭 치솟게 만든다.(얼마 전에는 말도 없이 퍽 끊어버려서 전화로 물어봤더니 공사 시작했댄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노골적으로 느려졌다. -_-;;)


웹 브라우저를 열 때마다 느껴지는 불쾌감은 다행히 폭발하지 않았다. 이 대단한 인내심은 어디까지나 VT모드 모뎀시절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파워다. 가끔은 그 때를 능가하는 불쾌감을 야기시킬 때도 있었지만...

그리고...

조금 전 아주 사소한 생각을 떠올렸다.

"파이어 폭스를 깔면 되잖아?"

깔았다.

만세다. 원클릭으로 막 들어간다. -_-

기쁘다기보다 지난 시절이 허망해지는 건 내가 정상인이라서겠지? -_-;;

제길. 진작 깔걸. IE빠이닷. ㅠ_ㅜ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간만에 후배 사이트 드갔다가 비천무 앤딩곡이 자우림의 야상곡이라는 걸 처음 알게되었다. 야상곡의 중국어 버전이 너무 어울려서 놀랐다.

2006년 4월 10일 월요일

학생이 어른이 되어...

다수의, 정말 다수의 어른들과 학생들이 학교에서의 본분을 '공부'라고 한다.

자. 커밍아웃.

레디오스의 고교 때 성적은 내신 10등급에서 9등급이었어염. 컨닝도 하면서 시험봤는데 그 따위에염. 고등학교 때는 깡패질도 안하구 술도 안마시구 담배도 안피구 여자친구도 없었는데 반에서 50등 안에 들어간 적이 거의 없어염. 국어는 잘했는데 그건 국어선생님이 절 애정이 있어서 패셨기 때문에 그래염.

레디오스가 통신에 처음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 맞춤법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았구염. 문장 수식어 앞뒤 제대로 맞추는 법도 몰랐어염. '철수를 힘내서 공부햇엇다.'는 기본이었구여, '되지같은 색끼가 그렇게 말하면 돼겠니???!!!'같은 건 필수였어염.

고교 때 내 친구들은 혼란에 빠졌다. 끼리끼리 놀아야 하는데 나를 '끼리끼리'라는 모임에 끼워줘야 할 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이놈의 새끼가 술도 안 마셔, 담배도 안 피워, 여자한테 말도 못 걸어, 싸움도 안 해... 등수는 비슷해서 어울릴 만 한데, 그 밖의 부분은 영 범생이었단 말이다. 책 열심히 읽고, 수업시간에 땡땡이 한 번 안 까고, 결석은커녕 지각조차 안하는 놈이다. 고민은 했지만, 어쨌건 같이 놀았다. 선생님 말대로 '쌩 양아치같은 놈'이라는 애들이 내 친구들 중에 많았다. 어찌됐건 난 재미있는 놈이었으니까.

그 때도 학생의 본분은 공부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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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est of Shadow # 1

프리스트 오브 쉐도우(Priest of Shadow)

# 1

투물의 말을 믿고 생소한 허공의 널빤지에 몸을 담았을 때부터가 후회되었다. 풀잎 한 조각 찾기도 쉽지 않은 붉은 대지를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이 피를 담은 바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투물은 오그리마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이끌고 달렸다. 사악한 영혼으로 포세이큰을 위협하는 존재들보다는 순수한 난폭함으로 주변 모든 것을 증오하는 짐승들이 많은 곳이었다.

“조금만 더 달리면 오크 전사들의 전초기지에 도착할 수 있소. 거기서 잠시 쉬었다가 곧장 크로스로드로 가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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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9일 일요일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와서...

며칠 전 여간해서는 나에게 부탁을 하지 않던 엄마가 말씀하셨다.

"성화야, 이번 주 일요일에 할아버지 산소에 갈 생각인데 짐이 너무 무겁다. 엄마와 아빠는 그것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늙었... 아. 방금 허리에 벼락이 쳤다? 아무튼 넌 바빠서 못 가지?"

"벼락이 이미 결정했잖아요."

"아침 일찍가서 일찍 돌아올 생각이야. 하지만 일이 힘들어서 그 날 하루를 다 잡아먹을 것 같아. 괜찮겠니?"

"벼락이 뭐래요?"

"그럼 그렇게 알고 아침에 너네 집으로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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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had it coming

그 녀석이 중학교 때의 일이었어.

너구리라는 게임에 심취해서 방과 후만 되면 오락실에 필수로 들렀지. 오락실 주인 아저씨는 녀석을 좋아했고, 녀석도 아저씨를 좋아했어. 둘은 서로의 그윽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동전을 교환했지.

어느 날부터 아저씨가 변심했어. 녀석도 더 이상 아저씨와 동전을 교환하지 않았어. 그것은 너구리가 무한하게 맥주만을 탐내기 시작했을 때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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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6일 목요일

일상

눈을 뜨면 중천일지 초천일지 모를 해의 빛살이 반긴다. 누운 채 생각한다. 세수하고 이를 닦고 편안한 의자에 햇살 마주하고 앉아 커피를 마시고 싶다. 그 생각이 간절할 즈음 난 일어나 욕실로 간다. 세수와 양치질의 꿈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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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5일 수요일

글과 사람

글을 쓰는 존재도 사람이고 글을 읽는 존재도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은 완벽하지 않고, 또는 완벽해진다. 완벽이란 한시적이고 지역적이다. 글을 상대하는 존재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고고한 철학적 헛소리를 제일 먼저 꺼내놓은 이유는 저놈이 예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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