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30일 일요일

어휴...

오늘 새벽에 취해서 어따 들이받았나보다.

옆 머리가 계속 욱씬거리길래 왜 이럴까 싶었는데, 좀 전에 거울로 확인해보니 찢어져있다. ;ㅅ;

레디오스(이)가 조폭 코스튬 레벨 2로 승급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이대로 계속 찢어지기만 해봐라. 타이슨 문신으로 바꿔버릴 테다.

추잡2: 술 싫어.

친구 동생이 결혼했다.

오늘 오전 11시에...

반드시 가겠다고 약속해놓고 지금 집에 있다...

......

죽인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세수하고서 반듯한 자세로 무릎꿇고 조심스레 전화했다.

죽인댄다. ㅠ_ㅠ

결혼 축하드립니다, 동생님.

누군가에게 축하글 쓰면서 이렇게 덜덜 떨어보긴 처음이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술 너무 마시지 말자.

실수한다.

아놔. 창피해서 얼굴 빨개졌어.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문제로 술을 끊었었는데...;;;

이게 대체 얼마만이야.

진짜 끊던가 해야지. 술버릇 너무 안좋다. -_-;;;

2007년 9월 28일 금요일

환단고기는 진실입니다.

실고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역사 그 자체는 숱한 시련을 겪고 실처를 입었습니다. 때로는 저자의 정치적 성향이 담겨지고, 때로는 외부의 무언가에 의해 짓이겨졌죠.

한민족은 여타의 국가와 비교하여 전혀 꿇릴 것이 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족 역사의 드높은 위실을 이제 깨우칠 때가 온 것입니다.

환단고기는 진실입니다. 그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한반도 역사실 이토록 진실인 역사서가 어딨습니까.

아. 도저히 못쓰겠습니다. 키보드가 이실해서 자꾸 글자 하나가 깨집니다. 엉뚱한 글자로 바뀌네요. -_-

심심하니까 별 짓을 다 하는 레디 오스 성화 올림

근 며칠 간 포스팅을 많이 했더니...

수업 끝

방문자 수가 놀랄 정도로 많아졌다. 이거 잘 하면 이번 주 내로 8만 히트를 돌파할 것 같다.

그러니 날마다 10개나 사기치시올리시는 모님은 방문자가 얼마나 되는 거야? 샘 나효.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아앗!

밥 먹으니까 졸려염.

이상한 사람

성질

위 포스팅의 본문은 상관없지만, 댓글을 읽다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뭔가 어긋난다.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있다. 말을 옮기길 좋아하는 사람인데, 단지 그것뿐이라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말을 뻥튀기해서 문제다. 대수롭지 않은 일을 대수롭게 만들고, 심지어 그것이 세상 무너질 듯 커다란 일인양 호도한다.

일단의 대화만을 따지고보면 한수오님의 잘못이 더 눈에 띄게 된다. 화난 것은 '사과했다'라는 부분인데, 그것을 짚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과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언급하여 싸움을 확장하고 계셨다. 지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사과했다'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냐는 거다. 그리고 금시조님이 언급한 '몇 년 동안'이라는 말도 의심이 간다. 이 긴 세월은 갑자기 왜 튀어나왔는가.

지금 좌백님 포스팅과 댓글들을 보면서 히히덕거리는 관련자 년놈들은 정신차려라. 말을 전하려면 똑바로 전하던가, 아니면 입닥치고 눈팅만 해라. 이야말로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 아닌가. 불 난 집 구경을 오래 하고싶은 마음은 이해못하겠는데, 거기에 휘발유 붓고 낄낄대는 심뽀는 더 이해못하겠다.

저기 댓글로 오가는 내용은 그냥 웃으며 지나칠 수 있는 과거지사에 불과하다. 목에 칼이라도 들어오는 것처럼 난리를 칠 일이 아니란 거다.

'당신 옛날에 돈 때문에 글 쓴다고 했다며?'

'응. 근데 농담이었어. 지금은 아냐.'

'오케.'

'당신 몇 년 동안 날 깠다며?'

'유언비어야. 한 번 깠어.'

'오케.'

'내가 당신에게 복지부동 사과했다며?'

'아니. 그 정도까진 아니었어.'

'오케.'

내 정신머리가 이상해서 이 정도로 충분히 풀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27일 목요일

나 대학 때 치과 얘기

대학시절의 얘기다.

갑자기 어금니가 쑤셨다. 며칠을 참고 참았지만, 나중에는 깍두기를 씹느니 젓가락채 꿀떡 삼키는 게 낫겠다싶을 정도로 아파졌다.

그래서 임시처방으로 대학 양호실을 찾았다.

여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충치네. 심하네. 뽑아야겠네."

잠시 겁이 났지만, 뭐... 내가 애도 아니고... 난 뽑아달라고 부탁했다.

일단 양호선생님은 내 어금니를 담은 잇몸 부위에 주사바늘을 찍어넣었다. 워매. 무서웠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다.

마취제라고 하신다. 뭔가 둔탁한 느낌이 드는 것이 마취되긴 한 것 같은데, 그 '둔탁한 느낌'이라는 것 자체를 느끼고 있다는 게 어째 불안했다.

드디어 이빨을 뽑는 과정에 들어갔다. 펜치를 들어 내 어금니를 몇 번 잡으려다 실패한다. 그 감각을 입 속에서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상당히 불안해졌다. 어째 마취고 나발이고 상당히 아플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 때 양호선생님이 말했다.

"안되겠어요. 잠시만요."

선생님은 몸을 돌려 뭔가 뒤적거리더니...

쇠꼬챙이를 치켜들었다. -_- 뭐랄까... 반지가 손가락에 잘 안맞을 때 그걸 늘려주는 도구와 똑같이 생긴 쇠몽둥이였다.

그리고...

퍽! 퍽! 퍽!

그걸로 내 어금니를 막 까부숴! 마취는? 마취는 어떻게 된 거야? 아파 죽겠잖아!

난 비명을 지르며 아프다고 소리쳤다. 양호선생님이 인상을 찌푸린다.

"아플 리가 없잖아요. 마취했는데."

"아니, 겪고있는 사람이 아프다는데 누구 말이 맞겠어요?"

양호선생님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내 잇몸을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 뭔가를 여러 번 물어봤는데 그 때마다 난 정답을 얘기한 것 같다. 비로소 양호선생님이 당황하며 마취주사를 또 꺼냈다. -_-

이번엔 주사넣는 것이 아프지 않았다. 처음 마취가 풀리지 않은 것보다는 어금니가 너무 아파서 그 따위 잡스러운 아픔따위는 문제되지 않았다.

마취를 끝낸 양호선생님은 다시 그 검을 들었다. ㅠ_ㅜ 저놈의 흉폭함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깨달은 상태라서 난 덜덜덜 떨고 있었다.

퍽퍽퍽!

역시 아프다. 우엉. 참다참다 또 아프다고 쫑알거렸는데, 무시하고 계속 깐다. 누가 좀 살려줘요! 이 여자가 캠퍼스 레전드 멤버라는 걸 모르고 있었어요!

[수십 번]을 두들겨 팬 끝에 어금니는 모두 [박살났다]. 그 때가 겨울이었고 양호실도 제법 쌀쌀했는데, 양호선생님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수건으로 닦는다. 당신... 혼신의 힘을 다해서 깐 거냐? 역시 전문가! 용케 어금니만 맞췄구나. 내 정신상태는 암흑기에 접어든 상태였다. 속으로 엄청 읍소했다. 양호실을 양호실이라 부르지 못하고 선생님을 선생님이라 부르지 못할 거다, 이 자식아! 그 때 태연한 음성이 들렸다.

"다 찢어졌네."

뭐가? -_-

실과 바늘...

잇몸을 꿰매기 시작했다. 바늘이 들어갔다 나오기를 [한참]. 드디어 끝이 났다.

난 감사인사를 하고싶지 않았다. 하지만 온몸이 땀에 젖은 채(어떻게 알아?!)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힘겨워하는 양호선생님을 보니 인사를 안할 수가 없었다. 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비틀거리며 양호실을 나왔다.

난 결심했다. 8대 캠퍼스 레전드 중 나머지 7개가 한꺼번에 덤벼들어서 피투성이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결코 양호실을 다시 찾지 않을 거라고.

지금도 난 왼쪽 어금니가 없다. 혀로 더듬으면 길게 꿰맨 상처가 느껴진다. 농담 아니고 약 3센티미터 가량...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경기대 수원 캠퍼스 후배들은 양호실을 조심해라. 지금은 선생님이 바뀌셨을지 모르겠으나, 한맺힌 내가 남겨둔 원혼이 양호선생님의 손에 삑싸리를 불러오리라!

[소설 알래스카] 드래곤과 용에 대한 설정

몇 년 전에 드림워커 설정모임회에 올렸던 글을 가져와 옮긴다.(라고 하면서 약간 수정!)

흑흑. 원문이 존칭이라서 존칭으로 걍 간다. 그렇게 알아두기 바란다...는 걸 인식해 주시옵소서.


알래스카- 21세기 군사 강대국들의 본의 아닌 연합군과 동서양 신화속 존재들과의 대 전쟁 이야기.

동양의 용과 서양의 드래곤을 구분하는 데 별별 생각을 다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종족의 최강을 따지기에 앞서 둘의 구분이 명확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들더군요. 알래스카에서는 모든 영물과 종족들, 그리고 마법과 술법들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려 듭니다. 해석의 주체가 지상에서 이동해온 대규모 군대니 만큼 당연한 일이겠죠. 알래스카의 주된 내용은 첨단병기로 무장한 2030-2040년대의 세계군과 판타지의 존재들이 전쟁을 벌이는 것이니까요. 일단 뭘 알아야 싸우죠. ^^;;

# 드래곤

드래곤에 대한 설정은 기본적으로 파충류에서 파생되었다고 했습니다. 뱀과에서 비롯된 드래곤은 지식을 축적하는 법을 알게되면서부터 그것을 유전으로 전승하게 됩니다. 이 전승과정에서 드래곤은 유전자를 통한 지식수준이 고도화되었고, 그것은 언령을 통하지 않고도 시전할 수 있는 직접적 마법의 원인이 됩니다.

드래곤의 마법은 유전자 개발을 통한 일종의 초능력이며 종별에 따라서 대를 이어가며 특정 유전자를 발전시켜 ‘파이어 브레스’, ‘포이즌 브레스’, ‘에시드 브레스’ 등의 독특한 공격기술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정시간 동안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서 형태를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인간으로 변하는 폴리모프 등의 과도한 축소는 불가능합니다. 주로 바위나 커다란 나무, 주변의 흙과 같은 색을 가진 언덕 등 자신의 부피와 비슷한 형태로의 변화를 꾀합니다. 그렇게 하는 주목적은 은신이며, 그것은 카멜레온의 변화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드래곤의 평균 체중은 약 1.2-3톤입니다. 이중 날개의 무게가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드래곤의 날개는 상당히 넓고 길어서 체중을 충분히 감당할 정도지만, 일부의 드래곤은 지상생활에 맞춰 유전자를 전승했기 때문에 날개가 퇴화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드래곤은 날지 못하며, 바깥 세계에서 온 인간들은 이 드래곤을 '치킨 드래곤'이라고 부릅니다.(한국군은 '닭들곤'이라는 이름을 씁니다)


# 용(龍)

용은 드래곤과 종(種)에서부터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드래곤이 ‘뱀과’라면 용은 ‘잠자리과’입니다. 즉, 곤충이라는 얘기입니다.

용은 드래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날개를 몸에 감추고 있는 새끼(이무기)는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평균적으로 25-50미터 가량이지만, 60년간 잠을 자기 시작하여 허물을 벗기 전까지의 시간동안 평균 250미터의 엄청난 크기가 됩니다. 성장한 용은 1.2킬로미터까지 자랄 정도로 거대합니다.

용의 특징 중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4개의 날개입니다. 용의 날개는 상당히 얇고 긴 편이지만, 그 단단함은 다이아몬드의 강도를 능가합니다. 이 강력한 날개는 무기로도 사용되며, 어지간히 눈썰미가 좋은 자가 아니라면 용의 날개를 볼 수 없습니다. 머리-꼬리까지의 크기가 1킬로미터인 용을 기준으로 할 때, 긴 앞날개의 길이는 3-5킬로미터이며, 뒷날개는 2-4킬로미터입니다. 비행시 용의 날개는 항상 심하게 요동치고 있고, 그 흔들림은 1초에 200-300번 가량 이루어집니다. 이 때 발생하는 열은 대기의 찬공기와 맞물려 다량의 수증기를 만드는데, 지상에서 보면 구름의 형태를 뚜렷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용이 날아가는 모습은 구름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덧붙여 용의 날개가 발생하는 파장이 이따금 강력한 자장을 형성하여 천둥과 번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용의 지식은 드래곤에 미치지 못합니다만, 힘으로만 따지자면 용이 몇 배 더 강합니다.

용의 지식이 드래곤에 미치지 못한다고는 해도 인간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이무기의 수명은 300-500년이며, 허물을 벗고 용이 된 뒤에도 1,200-2,500년이라는 엄청난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은 지식보다 연륜이 중시되는 지혜를 가지고 있으며, 옳고 그름을 스스로 구분하고 징계까지 내리는 건방진 습성도 있습니다.

용은 이무기 때 벗어버린 허물을 뭉쳐서 압축한 ‘여의주’라는 구슬을 항상 물고있는데, 이것은 이무기 때부터 지니고있는 독성을 모두 흡수하여 타 생물에게 무엇보다 지독한 무기가 됩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잊고 있었는데, 레이딘경께 추천만화.

사사키 노리코(닥터 스쿠르 작가)作 '월관의 살인'을 읽어 보셨나요? 삼양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상 하 권으로 되어 있어요. 책 자체의 질도 좋고, 주사위 게임 부록(-_-)도 있고요.

거기에 레이딘경이 디따 많이 나와요. 레이딘경은 외롭지 않습니다. ㅇㅅㅇ!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작가 이용하는 법

1. 일단 일을 벌인다. 그것이 상대 이름을 팔아먹는 것이건, 상대 작품을 써먹는 것이건, 거리낌 없이 일을 벌인다.

2. 적절한 시간이 되면 다른 낚시터로 이동하거나 새로운 물고기들을 찾는다.

3. 어디선가 일이 까발려지면 잽싸게 나서서 '나는 관대하기 이전에 결백도 하다'라고 외친다. 적반하장으로 '그래서 불쾌하다'라는 주장을 펼치면 좀 더 효과가 있다.

4. 그렇게 버틴다. 어차피 작가들은 귀찮아서 끝까지 가볼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몇몇 예외가 있는 작가들은 맛난거 사주면서 살살 달랜다. 그 사람들에게서 일 터지지 않도록.

5. 다시 일을 벌인다. 뫼비우스 끗.

이렇게 이용하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이용당하는 바보가 문제지. 끼리끼리 모여서 가려운 데나 긁어주면 어떤 애들은 밥이 나오지. 쌀도 나오고. 그런데 그렇게 쌀 받고 밥 먹으면 네가 작가냐?

열심히 뭉쳐봐라. 그것도 나름 피라미드 조직이라서 상위 조직원이 되면 새 물고기 등쳐먹을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대가리가 있고 작가가 되고싶다는 열정이 있으면 그런 좁은 물에서 서로 희희덕거리지 마라. 자기 글에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그 따위 위안에 넋을 놓고 사냐? 아무것도 몰라서 무조건적 추종을 하는 어린애들이라면 그나마 이해라도 하지. 머리는 알면서 겁에 잔뜩 질려 오오! 어쩌고! 오오! 해댈 수밖에 없는 네 인생이 아깝지도 않냐. 어디 가서 '부끄럽지 않은 창작가'라고 떠들지 마라. 속은 부끄러워 뒤져 죽으려고 하면서 말야.

힘 있는 사람한테는 장점만 보려고 발악하고, 호가호위가 통할 상대같으면 조낸 단점만 찾아서 깔짝거리고. 참 잘 논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PS. 왜 이런 글을 쓰냐고? 몇 년 동안 오프 더 레코드가 쌓이고 쌓이다보니 내 어둠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그릇이 넘치길래 한 방울 정도 흘린 거야.

사람을 본다.

좌백님과 휘긴님(아아 경으로 부르고 싶어)의 블로그를 읽고 적는다.

꽤 오랜 시간 '업계'를 오가면서 출판사 관계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여러 가지 정보도 얻고 속기도 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보니 출판사 직원을 대할 때 한 가지 규칙같은 게 생겨버렸다.

나를 대하는 '출판사 직원이 이 자리에 없는 누군가, 또는 다른 출판사에 대한 험담을 하면' 일단 출판사의 업무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이것은 경험을 통해 얻었다기보다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느낀 바다.

이제까지 만난 출판사 관계자 중에서 세 분이 내겐 인상적이었다.

한 분은 내 데뷔 계약작을 담당했던 출판사의 편집장이다. 이분은 당시에 출간되던 (타 출판사)작품을 일일이 열거하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이후로도 만날 때마다 칭찬할 대상을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즐거운 얼굴로 장점을 말하셨다. 이 출판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성장하고 있다.

또 한 분은 판타지 시장 초기부터 연이 닿아서 자주 만난 분인데, 시장을 개척하면서 꾸준한 열성을 보인 분이다. 꽤 오랜 시간동안 자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분의 입에서 특정 존재에 대한 험담이 나오는 걸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역시 이 출판사도 다양한 방면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 한 분은 최근에 이런 저런 일이 겹치면서 비로소 대화가 오고 간 분이다. 2번째 언급한 분의 분신을 만난 것처럼 패턴이 비슷하다. 그 때문에 이 출판사의 주축은 이분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출판사도 잘 나간다.

자. 누가 누군지 전혀 알아볼 수 없겠지. 성공했어!

이에 반하여 험담이 심한 사람들은 '아닌 경우도 있지만' 단체를 망가뜨리는 데 한 몫 하기도 한다. 몇 번 그 꼴을 봤기 때문에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출판계가 의외로 좁은 물임에도 불구하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험담이 자주 오간다. 그 때문에 개인적인 친분이 많은 출판사 관계자에게는 톡톡히 주의를 준다. 출판사 직원의 입장일 때는 절대 험담하지 말라고. 그건 자신의 조직을 망치는 일이다.

작가라고 다를까? 작가물도 좁다. 그런데 이 왕성한 창작력이 한글창에 글자로 박히지는 않고, 주둥이로 튀어나온다. 눈 가리고 아웅하기의 진수는 이 동네다. 서로 뭔가 알고싶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또 듣고싶어한다. 정보를 나누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것이 험담으로 이어지는 건 정말 듣고싶지 않다.

그렇게까지 남의 단점을 말하고싶다면, 좌백님이나 휘긴님처럼 대놓고 당당히 말해라. 상대도 접할 수 있게 말이다. 어디 채팅방이나 미소년에서 쫑알쫑알대지 좀 마라. 내가 MSN을 때려친 이유중 하나가 바로 저거다. 어떻게 창만 뜨면 다 남에 대한 험담이냐.(생각해보니 아닌 사람도 몇 명 있었다. 미안)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26일 수요일

우앙~~~~~~~~~~

이글루에 나만 남았어. 링크한 사람들이 하나도 포스팅을 안 한다. ;ㅁ;

메롱신공을 대성한 나도 올리는데 댁들은 10초에 1개씩 올려야짓!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아놔 세 시 다 됐다.

별로 쓰지도 못했는데 큰일났다. ;ㅁ;

뭔지 모르겠지만 금단증상 발동! 아마도 놀아줘 금단증상일 듯.

어떤 놈이 내 앞에 아발론 연대기 놔뒀어?!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내가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

일단 나는 반 한나라당 노선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 단체가 싫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국민들이 내가 가진 노선의 희망줄이 될 텐데, 문국현 후보는 그 표를 갈라버릴 가능성이 무척 높다.

단지 그것 뿐이라면 난 무책임한 시선으로 대선을 바라보는 사람이겠지.

문국현씨가 후보로 나섰을 때, 내심 큰 기대를 했다. 여타의 후보가,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도 채 정립하지 못한 보충분을 채울 미래형 후보이길 바랐다. 이런 기대는 조금씩 흐트러졌고, 이녁님의 블로그를 읽은 뒤 한숨으로 이어졌다. 문국현씨 홈페이지를 찾아간 뒤, 정책자료실의 글을 모두 읽은 뒤로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이쯤되면 궁금증이 생긴다.

현재 후보들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도중에 뭐하고 살았는가. 이명박 후보의 경우라면 그나마 이해가 간다. 서울 시장으로서의 업무에 충실하느라 대선에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변명할 수 있을 테니까.(얼마나 충실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잠깐 딴소리 하나만 하자.

2002월드컵의 주역 히딩크 감독이 4강 신화를 혼자서 이룩했을까? 혹시 히딩크 '사단'이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

대통령의 직함은 하나지만, 대통령은 혼자가 아니다. 아무리 대단한 팔방미인이라도 수천만의 국민들이 엮여사는 사회를, 생활을, 문화를 모두 관리하고 통제할 수 없다. 거기에 덧붙여 외교문제까지 감당한다는 건 모래알로 쌀을 만들기 모드의 김일성이 와도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팀이다.

공약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쌓인 이 시기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다'식 공약은 의미가 없다. '무엇을 명확히 어떻게 했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책에 대한 세부적 사항을 만들어봤자, 시간이 만들어내는 변수에 의해 바뀔 수 있다'라는 논조라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그래도 세부적 사항이 없을 때보다는 있을 때가 변수에 대처하기 쉽다'라고.

대선을 염두에 둔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국회의원 주워담기에 정신이 없다. 세부적인 균열 따위 무시한 채 이런 저런 일들을 잔뜩 벌려놓으면서, '난 이걸 한 사람이야'라는 자랑거리를 만들었다고 좋아한다. 업적이 평가에 도움될 수는 있으나 그것을 전부라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은 자신의 임기라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다.

그러한 청사진을 어리벙벙하고 흐릿한 화질로 내세우는 건 그만뒀으면 좋겠다. 이 청사진을 뚜렷하게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 각 정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오랜 시간을 들여 최적의 플랜을 찾아내는 것이다. 즉, 정당의 패거리를 모으고, 자랑거리를 늘릴 시간에, 정책별 인재들을 찾고 찾아서 뚜렷한 팀을 구성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이 팀으로 최선을 다해 구체적 정책사항들을 만들어 공약으로 내놓아야 한다. 이건 뭐 노스트라다무스의 시도 아니고, 물인지 술인지 모를 애매모호한 문장 하나 딸랑 내밀어 공약이라고 하니 답답해서 읽을 수가 있나.

이 글도 흐리멍텅하다고? 사실 그렇다. -_-

아예 대놓고 찝적대겠다. 나야말로 비전문가의 극치를 달리는 평범한 국민에 불과하다. 그런 애의 투정이 어떤 건지 보자.

이녁님 블로그의 질문 답변에 따라 내 생각을 적겠다.

원서값을 낮추고 저소득 계층에게 특별지원을 하는 등의 단기적 처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도 몇몇 유럽 국가처럼 보육에서 대학까지, 나아가 평생 학습까지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건은 인재에 대한 투자이다. 나아가서 지방의 국립대를 발전시키고 공교육 전반의 질을 높혀야 한다. 외국어 교육 역시 어릴때부터 강화해야 한다.

원서값은 정부가 책정하는 게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 입시와 관련하여 내신반영이나 수시모집, 수능점수 반영 등등의 문제로 정부가 입을 열 때, 대학에게 '권고'를 하지 명령을 내리지는 못한다. 이 또한 권고사항에 불과할 것이며, 대학들이 단합하여 저항할 경우 상당한 시간을 끌거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내 견해다. 박정희가 저 말을 했다면 믿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만들어낸 현 시대상황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는 공약이다. 여기서 어렵다고 말을 하는 이유는, 저 표현 자체가 '강제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나는 저런 표현이 아니라 '어떠어떠한 방법을 사용하여 원서값이 낮아질 수밖에 없도록 할 것이고'이길 바란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형식의 '구체적 언급이 없는' 공약들이 많다. '보육에서 대학까지, 나아가 평생 학습까지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라는 내용을 역대 대통령 후보들 중 모르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었을까? 다들 알면서 일부러 외면했을까? 중요한 건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그렇게 되도록 만드느냐다. 그건 며느리도 모른다고?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그따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는 자를 찾지 않았을 뿐이고, 찾고 싶어도 모르는 자들이 아는 자들을 가렸기 때문일 수 있다.

대통령 후보가 인재들을 찾아모아서 팀을 구성하는 건 선거법 위반이 아니잖은가.(위반인가? -_-)

스크롤 압박이 심하면 100에 100이 모두 다 '미안. 스크롤 내렸어'할 줄 아는가? 500만 일자리 창출이라는 엄청난 공약의 내용을 딸랑 몇 줄 써버리면 잘도 믿음이 가겠다. 클린턴의 기업형 정부니, A.Merkel의 창조적 정부니 내가 알 게 뭐냐. 그게 한국의 실정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질 리도 없다. 그 모든 사항을 또박또박 적은 뒤에 몇몇 부분은 국내 실정에 맞춰 다시 고민하고 해답을 밝히는 방식이 보고 싶다는 얘기다. 다른 자리도 아니고 나라 전체를 책임지는 대통령 자리에 오르기 위함인데, 그런 정도의 노력은 기본 아닌가? 난 '정책의 세부적인 내용 정리'와 '철저한 계획표 제작'에 비하면 '홍보'는 거품에 불과하다고 본다. 거품을 지적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다른 후보에 비해 문국현 후보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있다. 나도 모르게 '이 사람은 뭔가 알고 있구나!'라고 소리지르게 만든 내용은 '후견인'이다. 중소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인력인 '기획/코칭 인력'을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듣게되긴 처음이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주먹구구식 덤벼들기 운영이 많아서 일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잔업은 잔업대로 하고, 밤 새는 걸 기본으로 하는 열정들이 사실은 '제대로만 하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행동'에 불과하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전문적으로 지적해주고, 누가 어떤 일을 어떻게 맡고 어떠한 형식으로 분업화/체계화하는 지 조정해주는 전문직업이 정말 필요하다. 이것만 제대로 해주면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문국현 후보에게서 제일 원했던 것은 기득권이 추가로 확보하는 미래재산(자신의 몫 이상으로 가져갈 몫)에 대한 대처방안이다. 공약에는 그저 '특혜와 특권 청산으로 경쟁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라는 말로 끝맺었다. 어떻게 청산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임기동안 줄창 매달렸던 노무현 대통령도 결국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지금이 아닌 다음 대선이 되더라도 좋다. 그 때 가서 벼락치기 공부라도 하듯 서둘러 선거에 임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확실한 정치적 팀을 구성하여 모든 분야에 걸쳐 국민을 확실히 설득할 공약(이라 쓰고 공략집이라 읽는다)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국민들 중에 그 공약을 읽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분들도 나올 수 있다. 이거야말로 온 국민이 힘을 합해서 정책을 만드는 것 아닐까?

상대 후보가 그걸 읽고 이용해 먹으면 어쩌냐고? 상관없잖은가. 내가 대통령이 못되면 어때. 내 플랜을 저들이 사용한다면 목표는 달성한 것이 아닌가. 나라 잘되자고 대통령에 출마하는 거지, 대통령 되어보자고 나라 잘되게 하려는 건 아니니까.

아무튼 내가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표가 갈릴 것 같다는 이유와, 지지하기엔 너무 모호한 공약내용이어서라고 하겠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이거 선거법 위반이면 지적해주세요. 지우겠습니다. -0-;;(법을 어기긴 싫으니까)

추잡2: 근데 아파트 반값 공약은 내 불평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상당히 세부적인 내용이 적혀있다) 나중에 영훈씨가 문국현 후보의 홈페이지에 가서 아파트 관련 공약 좀 읽어줬으면 고맙겠습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보기에 어때요? -ㅁ-;;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쩌우지멍의 '권력규칙'(한길사)이라는 책을 읽다가 느낀 점.

[난 정말 순진한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이었구나!]

무려 40년에 근접하는 세월을 살아가면서 한 점 의심도 하지 않았던 사건!

요순시대!

요임금과 순임금이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유중 하나로 '선양(타인에게 자발적으로 정권을 물려주는 행위)'이 있다. 요임금은 순임금에게 스스로 임금 자리를 넘겨줬으며, 순임금 또한 우임금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다. 이 도덕적 기준에 걸맞는 정권 교체의 방식은 숱한 정치가들에게 칭송받았다.

근데...

순임금은 요임금에게 선양을 받음과 동시에 요임금의 아들인 단주를 유배보냈다. 어?

우임금은 순임금에게 선양을 받음과 동시에 순임금의 아들인 상을 유배보냈다. -_-;;;

우임금도 백익에게 선양했다. 그 때 백익은 우임금의 아들인 하계를 내쫓다가 되려 얻어터지고 임금자리를 내놓았다. 이로써 선양의 제도는 끝을 맺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진실된 선양이라 할 수 없잖은가. 즉, 역사 속에 선양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얘기와 같다.

그나마 진정한 의미의 선양이 있다면 대한민국에게 있다.

그야말로 별별 수를 다 써서 어떻게든 대통령 자리를 넘겨주려고 노력한 29만원과 보톡사람 간의 정권 교체는 '진정한 선양'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고민해본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25일 화요일

아까 사무실 입성

열심히 집필!(뒹굴)

열혈 원고다! 가자!(뒹굴)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가지 이야기

1. 학교 이야기

얼마전 판갤에서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쓴 적이 있다.

'공부하러 학교 가는 사람은 오타쿠다'

의미 전달 잘도 되겠다. 문장 하나 삐꾸나면 가차없이 어택들어가는 판갤 되시겠다. -_-

그 때는 이사 도중에 잠깐 짬내어 글을 올렸기에(누군가 검정고시로 대학에 가기 위해 자퇴했다는 글을 남겨서 낚일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쫑알거릴 수가 없었다. 이제 이사도 끝났으니 느긋하게 적는다.(이렇게 밤을 새고 제사지내러 고고)

내가 이야기를 하는 특정한 직업을 가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학교에 대한 가치관이 대단히 확고하게 정해져있고, 이것이 진실이라 믿는다. 물론 모 사이트의 말처럼 '다르다. 틀린게 아니다.'라는 말에 동감하여 내 가치관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 때문에 강한 부정의 글을 올라오면 그 사람과는 더 이상 얘기를 진행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얻어야 할 첫 번째 보물은 '인성'이라고 본다. 학교가 제일 먼저 가르치는 것은 '자신의 성격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느냐'다. 그것은 사회에서 적응하기 쉬운 지표이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초등학교 '도덕(내가 살던 시절의 교과서다)'시간에 배우게 된다. 당시의 사회가 사회다보니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국가에 대한 인성'이고, 두번째가 '가족에 대한 인성', 세번째는 '그 외 주변사람들에 대한 인성'이다. 이것은 수학으로 따지면 공식이다. 이 공식이 대입된 수많은 인성들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16년에 걸쳐 배우는 것이다.

두 번째 보물은 '인간관계'다. 공부라는 것이 세 번째라는 얘기다. 공부는 기술에 불과하며 이것을 끝까지 붙들고 늘어져 자신의 인생지표로 삼는 경우는 흔치않다. 대학교수나 연구인들이 이러한 케이스인데, 끝없이 파고들며 공부에 열중하는 이 모습을 통해 내가 제일 먼저 느낀 것은 '마니아를 넘어선 오타쿠의 열정'이었다. 그래서 오타쿠라는 말이 나왔다.(애초에 난 오타쿠를 싫어하지 않는다)

학교를 다니는 가장 큰 목표가 '공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부터 이어져온 사회현상의 하나로 '과도한 교육열'이 있다. '우리가 무식해서 당했다'라는 트라우마로 인해 사랑하는 자식들 만큼은 그 꼴 당하지 않게 만드는 과정에서 교육열이 생겼다. '공부해서 판검사되면 부유하게 살 것이며, 판검사가 되지는 않더라도 공부만 열심히 하면 굶고살지는 않는다.'가 부모님께서 자식의 교육에 열을 올리는 지표다. 이 소박하신 분들은 과거급제에서 비롯된 의식을 가졌으며, 그나마 발전했다는 것이 '의사, 박사'다. 좀 더 소박하신 분들은 '샐러리맨이 어디냐'라고 하신다. 학교도 그 성향에 맞춰 오랜 시간동안 학과 수업 중심의 일정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는 대단히 보수적이어서 이러한 일정표가 크게 변동하는 일이 없다. 게다가 교육부의 지속적인 삽질로 인해 수십 년 동안 쳇바퀴를 돌아서 제대로 된 교육혁신이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게 있다.

공부를 잘 한다고 잘 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을 자신의 뜻대로 다룰 수 있는 자는 스스로가 원하기만 하면 무조건 잘 산다. 덧붙여 사람관계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관계가 우선이지 공부가 우선이 아니다. 앞과 뒤를 바꿔라.

공부 직싸게 해봐라. 엄청난 지식을 가지고 엄청난 개발을 해봤자, 다른 주변사람들이 쑥덕거리고 단합하여 그 사람 것을 모두 빼앗는 건 일도 아니다. 스스로가 인간관계를 잘 갖고서 주변 사람들에게 미움받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관계를 기본으로 깔아둔 뒤에 나머지 시간을 공부에 돌리는 게 좋다는 얘기다.

다시 학교로 가자. 학교에서 자신이 제일 먼저 보게되는 것은 칠판이 아니다. 친구들의 뒤통수거나 선생님의 앞모습이다. 제일 먼저 듣는 소리는 수업관련의 공식이나 문장이 아니라, '안녕!' '안녕하세요!'다. 서로를 배려하는 인사가 최우선인 이유를 한 번만 고민해보자.

인간관계도 수업의 구조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해진다. 고등학교까지 나온 사람과, 대학교를 나온 사람이 어디서 티가 나는 지 아는가? 사람과의 대화방식이나 인간관계에 적응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대학생과 대화하는 고졸자의 노력이나, 대학교 내에서도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학생처럼 예외를 가지고 있다. 대학이 고교시절과 큰 차이를 보이는 원인 중 하나는 '동호회'나 그 밖의 교류 기회가 많다는 부분이다. 이 또한 인간관계이며, 가장 중요한 배움이다.

사회로 나가보자.

수업이 도움되던가? 하나는 도움이 되겠다. 자격증. 어느 대학에서 어떤 성적으로 졸업했는지. 하지만 그 뿐이다. 그것으로 사회에 입문하기는 쉽지만, 그 다음은 일에 대한 감각과 대인관계로 승진 등 여타의 관문을 돌파하게된다. 일에 대한 센스가 공부만으로 된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그것은 오히려 대인관계나 문화습득을 많이 한 사람에게 유리하다. 가장 힘든 직장은 '일이 어려운 직장'이 아니라 '성질 더러운 직원(상사)이 많은 직장'이다. 사회를 살다보면 학교에서 배운 '공부'보다는 학교에서 배운 '사회를 사는 법'이 더 큰 도움을 준다.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모님이 자식에게 원하는 '잘 사는 법'이란 게 그거다. 부모님들은 그저 '공부, 공부'하시지만, 자신은 '적당할 정도의 공부'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 대신 사람과의 관계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를 살필 수 있는 지혜를 쌓아라. 진짜 중요한 것은 '지혜'다. 아무리 지식을 쌓아봤자, 그것을 담을 지혜라는 그릇이 없는 한 쓸모가 없다.

그러니 학교 공부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겨져도 자퇴라는 선택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그것은 집에 바퀴벌레 한 마리가 돌아다닌다고 이사하는 꼴과 같다. 다른 집은 바퀴벌레가 없을 것 같은가. 어쩌면 그보다 더 큰 벌레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고작 몇 백, 몇 천 명만 모인 사회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튀어 나가면서 수 십, 수 백만이 모인 사회를 어떻게 감당할 생각인가.

2. DC이야기
몇 년 전부터 DC 판타지 갤러리와 무협 갤러리를 꾸준하게 들렀다. 대부분 글을 읽기만 하다가 최근 들어 직접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가끔 판갤을 벌레들 소굴인 것처럼 묘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판갤에서 활동하는 사람까지, 나에게 '이런 곳에 참여하는 쓸 데 없는 짓을 하지 말고 그 시간에 글을 써라'고 말한다.

잊고있나본데 난 대중창작가다. -_-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에게 쓸 데 없는 문화라는 건 존재할 수 없다. 마약조차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좋은 소재의 하나다.

판갤은 독특한 공간이다. 자신이라는 존재를 깊숙하고 안전한 공간에 감춰두고 마리오네뜨를 내세워 행동할 수 있다. 속에 담겨진 어둠을 마음껏 꺼낼 수 있으며, 어둠으로 전투를 벌이면서도 다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유럽 쪽에 어떤 달변가가 있었다. 세네카였던 것같다.

철학자이자 달변가인 이 사람은 시장을 거닐다가 한 상인을 찾았다. 상인은 다른 곳보다 싸게 물건을 팔았는데, 달변가는 그 가격에서 더 깎아달라고 부탁했다. 상인은 거절했지만, 달변가는 여러 가지 말로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결국 달변가는 물건값을 깎는데 실패했다.

비교적 부유하게 사는 이 달변가가 몇 시간에 걸쳐 물건값을 깎으려고 노력했던 이유는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설득력을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웹상에서 DC만큼 내 의식을 시험해보기 좋은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특히 판갤은 각자의 논리와 진실까지 담겨진 좋은 실험대다. 그것은 내게 있어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문화공간이다. 다수의 판갤러들이 마리오네뜨를 내세우듯 나 또한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뛰어들려면 제대로 뛰어들어야지. 나라는 거 까발리고 마리오네뜨들과 치고받지 않고서야 거길 뛰어든 의미가 없잖은가. 재미있는 글을 쓰려면 문화 하나하나가 다 아쉽다. 그런데 저렇게 좋은 극단적 문화를 어떻게 내버려둔단 말인가.

살다가 캑 죽으면 그거야 팔자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내 스스로가 인정하는 재미있는 글이 내 손으로 계속 나와줬으면 한다. 쓸 능력을 갖고 발전시키는 게 우선이고 쓰는 건 그 다음의 얘기다. 게다가 글 쓰는 걸 쉰 적은 거의 없는 걸.

판갤 활동이 내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그게 내 시간이다. 내 시간이 아깝다고 여겨질 때는 잠을 잘 때뿐이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모두 한가위 잘 보내세요.

벌써 한가위네요. 요즘 들어 시간의 워프론을 연구하고 싶어집니다.

마침 날씨도 가을답게 구네요. 감기도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 친척들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20일 목요일

더 이상 피할 수 없습니다!



도전을 받아들이세요!


운하 따위 볼펜 돌려서 막을 수 있어!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너무 성실해도 문제

오빠안녕~^^ 오랜만이야~나 기억하지 ?
넝담이구여...^^;;


방가^^랜덤홈피 다니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같은 지역에 사는것 같은데...
사실 제가 얼마전에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우울했는데..
님 홈피보고 기분이 좋아졌네요...^^;;
그냥 나가려다가 왠지 글한번남기고 가고 싶어서 이렇게 글남겨요..
사실 좋은술친구^^;; 찾구 있거든여~ 친구라기 보다는 애인에 가까운^^
첨보는 외간남자에게 이런글남기려니 무척 쑥쓰럽네요ㅎ
그만큼 제가 지금 큰 용기를 내고 있다는 뜻으로 기특하게 봐주세염
혹시 맘 있음 메신저 친구 할래요?
무슨 메신저 쓰는지를 몰라서 제가 쓰는거 알려드릴께요
www.???????.co.kr 여기 메신저 항상 켜놓구 있어효~제 닉네임이"폴라리스"거든여
찾아서 쪽지 주시던가 대화걸어주세요^^
뭐~이렇게 친구하다가 맘 맞음 만남을 가지는것두
좋을듯 싶어서요그럼 막연히 기다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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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내용으로...

싸이월드에서 쪽지가 날아왔다.

다른 이름의 2명에게서 똑같은 본문으로...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휴. 1명만 보냈었다면 정말 낚일 뻔했...

추천하고 싶은 글

김정대님의 제임스 카메론 특집 연재

개인적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다. 다르고, 앞서고, 이끄는, 하지만 관객을 보고있는 이 감독의 영화는 대중창작의 예술적 영역이라는 것을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정대님의 연재글을 읽는동안 쉴 새 없이 감탄했다. 미처 알지못한 제임스 카메론의 여러 가지 노력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정대님의 글이 참 맛깔나다. 읽기에 좋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할 수 있었다.

내용 중 제일 큰 반전은 영화 '어비스' 때문에 탄생한 프로그램...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분명히 내 동생...

눈동자가 빛날 거다.

그간 마셨던 커피. 대부분 100봉 짜리 믹스를 구입해서 마셨는데, 그 때마다 곱게 잘라서 모았던 OK캐시백 포인트가 있다.

이걸 어디에 쓸까 고민하던 때, 내 동생이 눈을 빛내며 싸이 도토리 어쩌고하더니 냉큼 가져갔었다.

그 이후 42장 또 모았다. 가져가렴.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그러니까... 올해 마신 커피믹스가 4,200개는 넘는다는 얘기렷다? -ㅁ-;;

정리하다가 쉬는 김에 목록 정리

K군(?)에게 주기로 한 만화책 목록
해피
크로스로드
베가본드
창천항로
루키스
바스타드
뱀프 1/2
무적트윈스
열풍 지킴이전기
슬램덩크
총몽
뮤(마이)
키스 더 보이
시티헌터
용비불패 외전
H2
매직
디어보이스
재핑
주먹대장
누들누드
아일랜드
기계전사 109
열혈강호
몬스터
마스터 키튼
아시안
터치
비천어
성파의 변신특급
나인볼 황제 용소야
아몬

진시황제
블루 스카이
풍운
여검시관 히카루
패트레이버
무한의 주인
렛츠
어떡할래?
격투왕맹호
몽환백서
굿타임
고스트 바둑왕(어? 이거 주면 호스트 바둑왕 영영 안나올지도...)
터프가이

만화 외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시리즈 전권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브루드 워 설정집

소설
용의신전
여왕의창기병
반지전쟁(예문판)
유성호접검
정과검
몽검마도
무예
흑기사
묵향
비상하는 매
괴물
경혼기 지존록
일대마도
종횡무진
겨울성의 열쇠
영웅무가
차원렵사
무당괴협전
마왕협녀기
파문제자
걸인각성
검은 여름
천상개화
(위 목록 중에서 저자에게 직접 받은 건 아마도 다시 강탈하겠지... -_-)

비디오 테입
사조영웅문
성전풍운
대도무문
도성 1, 2
고양이를 부탁해
GO
동사서독
철도원
친구
트루라이즈
12몽키즈
제5원소
오아시스
용의 가족
포키스
닥터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왓 라이즈 비니스
최후의 몬도가네 1, 2
나이트 크리프스
첩혈쌍웅
첩혈가두
심사관
고무인간의 최후
베어
양들의 침묵
감독판 어비스
풍운

예상 외로 빈곤한 게임시디들
조카에게 시디키를 빼앗긴 스타 크래프트 오리지널(대체 브루드 워는 왜 케이스만 있는 거지?)
삼국지5
피파 2002
디스트럭션 더비2
myth2
마이트앤매직7
디아블로2+확장팩

불안해서 못 버리는 정품CD
새롬데이타맨98
도스용 한글 3.0
E-Trans 2002(번역기)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멀티미디어판(3CD)
두산 동아 세계백과사전(5CD)

음악시디들
Andrew Lloyd Webber-The Greatest Song 1, 2
Helloween-Keeper of the Seven Keys Part-2
5Rock室
노바소닉 2집
이승환 2집
서태지 비매품CD Take1-(2개)
마릴린 맨슨 Antichrist Svperstar
클럽 재즈vol 1
JTL-Enter the Dragon
Andre Gagnon-Les jours tranquilles
Jazz... Jazz Mood
a Spike Lee Joint
matchbox twenty-Mad Season
Puccini/Verdi-Famous Opera Highlights
Barry White 1, 2
Portishead 1, 2집
사라 브라이트만 클래식

그리고...
100벌 가량의 '의미 없는' 옷들! 무려 10년 넘도록 날 쫓아다니면서도 한 번도 입힌 적 없는 놈들...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19일 수요일

무기력증...

일단은 이 글 저 글 읽는 것으로 어떻게든 버티고는 있지만, 상당히 몸이 나른하다. 어느 정도 나른하냐면, 이 포스팅 글을 쓰는 것도 힘겨울 정도.

원고는 오죽할까... -_-

내가 써야 할 문장들이 한글창 하얀 여백을 빼곡하게 채운 것처럼 다음 진행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쓰지 못한다.(쓰지 않는다)

이건 통조림의 부작용이야!

놀고 싶어! ;ㅁ;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흑흑. 500번째 포스팅이었다. 이 무기력한 글이...;;;

2007년 9월 18일 화요일

어라?

http://ledeeoss.egloos.com/3062981

별로 문제될 것 없는(정말?) 포스팅인데 비밀글로 되어 있었네.

음. 벽동에 안치될까 무서웠던 건가?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17일 월요일

유행어란 참... -_-;;

이게 다 노무현 때문에 일본을 공격하는 거야.

아무래도 종료. -ㅁ-;;

책장 1개 남고 책들은 싸그리 넘어갔습니다.(대체 어디에 두려고!)

만화 도구들도 XX님께 넘어갈 예정입니다.

뭐 당연히 없으시리라 믿습니다만, 구식 비디오 테입을 모으시는 분 있으신가요?

사조영웅문(황용역으로 주인이 나오는 시리즈) 전 시리즈.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트루라이즈, 첩혈쌍웅, 첩혈가두, 심사관, 몬도가네, 용의 가족(기억만으로 적으려니 힘드네요 ;ㅅ;), GO, 고양이를 부탁해, 친구, 제5원소, 12몽키스 등등 책장 3칸을 채울 분량의 테입이 케이스 포함하여 있습니다.

그리고 부루마불 가져가실 분. -_-;;

아, 참. 책장이랑 책 쓸어가시는 분께...

내일이나 모레쯤 책상도 가져가야지? 그거 의외로 무거워서 몸살 걸릴 지도 모르니까 파스 준비하렴. 걔가 보기엔 고급책상같지만 실제로도 고급이야. -ㅅ-

음... 나머지는 다 버려야짓. 게임CD같은 거 다 필요없어!

반드시 맨 몸으로 서울에 입성하고 말겠어. 물건 따위 귀찮앗.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16일 일요일

가져가실 수만 있다면 몽땅 드립니다.

대여점용 8단 책장 4-1=3개.

만화책(품질 하급 다수 -_-) 몇백 권.(일부 레어 포함)

소설책 백여 권.(일부 레어 포함)

만화 도구(원형자, 운형자 등등)


기한은 5일! ;ㅅ;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위치는 인천 연수구 연수동 4단지(함박마을) 부근입니다.

2007년 9월 14일 금요일

있으면 좋겠다싶은 것

1. 야쿠르트, 오뚜기, 농심, 삼양 같은 라면회사(특히 농심)들은 아무리봐도 라면을 맛있게 만드는 법을 알고있다. 다만 제품 초기에만 그런 걸 내놓고, 시간이 지나면 수익을 더 남기기위해 질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

그렇다면...

롯데리아 등과 같이 라면 체인점을 구축하여 맛있는 고급라면 만을 내놓을 생각은 없는 거냐? 그 면빨과 스프를 언제까지 신제품 반짝에만 써먹을 생각인 거냐. 옛맛이 그립다고!

2. 이메일 계정이나 핸드폰에 지속적으로 같은 회사의 홍보 전달이 이루어질 경우, 수신자가 그것을 허락했었다는 증명을 할 수 없으면 '스토킹성 장난 전화, 또는 스토킹성 악성 메일'로 간주하여 즉각적 형사고발을 할 수 있는 법안은 안 나오나?(전화 걸고 잽싸게 끊는 짓도 포함)

3. 신문사, 방송사 등의 언론단체도 '일정시간 영업정지'처분을 내릴 수 있게 해달라! 하나 둘쯤 잠시 없어져도 불편하지 않아!

4. 모든 동사무소에 '노약자, 또는 정신적 생활불편자 전담창구'를 만들어 공공기관이나 은행이 과거에 사용하던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용자의 편이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전산화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은 저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본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스템 운영방식은 계속 바뀔 테니, 그것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장시간의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전기세나 가스요금 내는 법을 몰라서 방황하는 노인을 볼 때마다 안습이다.

5. 동종업계 공유에 대한 규칙을 강화했으면 좋겠다. 뭐 하나 잘되면 개떼처럼 와르르 몰려가서 그 사업이 포화상태를 일으켜 망하게 만드는 벌떼 산업은 정말이지 꼴보기 싫다. 노래방이면 노래방, 게임방이면 게임방. 자신의 사업을 선택했을 때, 그것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서비스 등의 질적 수준도 높아지고 '장인급' 사업가도 나오게 되지 않을까? 포화상태가 됐다는 걸 알면서도 사업등록을 받아주는 건 '다같이 죽어버려라!'하고 외치며 낄낄대는 것처럼 느껴진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13일 목요일

어떤 사람을...

잡았다.

연락처도 몰라. 연락도 안 돼. 마지막으로 만난 기억도 까마득해. 체형도 수시로 변해. 얼굴도 수시로 변해. 현재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불가능해진 이 친구와 조우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요원한 일이었다.

하지만 잡았다. 이 친구가 내 이글루에 덧글을 달아서 자신의 주소를 공개한 것이다.

링크 타고 갔다.

일단 링크양 납치부터 신고하기 위해 덧글 준비를 했다.

포스팅 자체가 없어서 덧글을 쓸 수가 없었다. -_-;

후. 신고없이 납치하는 파렴치한이 될 수 밖에 없는 건가.

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마우스 키를 높였다.

링크양을 숨겼다, 이 양반이...

자꾸 신비롭지 말란 말이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정신이 멍하다.

지금 금단증상이 있는 건 분명한데, 무엇의 금단증상인지를 알 수 없다. 담배도 아니고 커피도 아니고 콜라도 아니고 마약은 당근 아니고 대체 뭐냐.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12일 수요일

후천개벽

새벽 4시.

1시간 전 인천에 사는 동네 친구는 내가 서울에서 원고에 매진하는 틈을 타서 전화했다. '고기 사줄게(하트)'+'지금 당장 와.'='염장이지롱'

통화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와 모니터를 바라보니 이미 절전모드다. 까만 모니터는 거울이 되어 내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내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반짝이는 이마에는 소림사 승려 특유의 점박이대신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고기'

에헤라. 글이 다 무어냐. 주변에 아무도 없겠다 하고싶었던 짓이나 해보자! 난 건물 복도로 나간 뒤, 끝에서 끝까지 굴러봤다. -_-

재밌는 짓을 하고나니 글 쓸 마음이 잠깐 외출했다. 바닥에 공처럼 뒹굴면서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그 중 하나를 뽑아내어 포스팅.

서문 끝.(워매 -_-)

내 편견이 가득 찬 견해에서의 단어 '후천개벽'은 이제 미래의 무언가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워졌다. 후손들이 뒤집어써야 할 업이 아니라 내가 조만간 겪을 폭풍이다. 그렇다. 어느 순간부터 난 내 주관적인 견해를 사실인 것처럼 떠벌리는 예언자 문체로 글을 쓰고 있다. 그래야 실감나지롱. 진심으로 휘말리신 분이 계시다면 추첨해서 소주 1만병을 드리겠다.(이미 이 글은 진실을 떠나갔다는 증거)

현재의 세대는 '인류'라 불리는 종족의 선천개벽 끄트머리에 있다. 선천개벽이란 세상이 인간을 창조하고 키우는 시기를 말한다. 인간은 이제 사춘기도 벗어났고, 독립할지 말지 고민하는 시기에 왔다. 세상의 보살핌을 받고 편안하게 자라던 집을 떠나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하는 순간이 된 것이다. 각종 판타지 이야기들의 검증이 없는 한, 지구상에서 아직까지 후천개벽의 시기를 맞이한 종족은 없었다. 인간은 후천개벽을 통해 진정한 지구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그럼 이전엔 지배자가 아니었냐고?

당연하다.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럼 지구의 지배자는 누구였을까.

에너지다. 흔히 말하는 '자원'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었다. 인간은 자원에 의해 키워지고 길들여지고 변화했다. 인간의 생존방식은 오로지 자원이 원하는 방향대로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후천개벽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이 자원을 지배하는 시대를 말한다. 과거에 자원이 인간을 창조했듯, 거꾸로 인간이 자원을 창조하는 그 순간부터 선천개벽의 시대가 끝나고 후천개벽이 시작된다. 그 시기는 놀랄 정도로 빨리 다가온다.

물론 자원의 영역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포함할 정도로 광범위하지는 않다. 그저 지구가 지닌 한계를 벗어날 정도의 자원이면 된다. 시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인간은 창조한 자원을 이용하여 물질을 만들고, 그것이 지구와 흡사한 행성을 창조하는 데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

몇 만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수많은 세대를 살아왔다. 그 긴 역사의 발전이 지금 1세대의 발전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다. 체감하지 못하겠지만, 현재의 발전속도는 이미 평범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의 꾀하는 특정한 조직들은 '경제 전쟁'을 벌이는 중이고, 그것이 각 분야별 소속자들을 '전문가'의 경지를 넘어 '오타쿠'급으로 이끌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거나 신제품으로 맞이하는 물품들은 대부분 오타쿠의 산물이다. 이 광기어린 전문가들의 물품들이 언제고 인간들의 시간을 급박하게 만든다.

지금 당장은 10대와 20대의 사회에 대한 사고가 별 차이 없겠으나,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10대와 20대의 세대차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과거의 10대 20대가 느꼈던 세대차를, 10-14살 15-20살이 겪게되고, 급기야 이들 모두가 40세가 되기 전에 1년 단위로 세대 차이를 느끼는 사태가 벌어진다. 문화에 도태되는 자는 셀 수 없이 많아질 것이며,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반을 이용해 '미칠듯 달리는 발전'을 막으려 한다. 심할 경우, 이것이 문제가 되어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 엄청나게 빠른 발전을 증명하는 것이 자원이다.

인간이 오랜 역사 속에서 꾸준하게 사용하는 자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속도로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문화의 발전과 똑같은 곡선을 그리고 있지는 않으나, 거의 흡사할 정도로 급박하다. 지금 믿고있는 자원량은 인간의 예상보다 빨리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 자원을 끝까지 사용하기 전에 후천개벽이 온다.

그 이유는 조금 전에 언급한 내용인 '문화의 발전속도와 자원의 사용량 수치 비교'다. 놀랍게도 인간은 자원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있다.(근성으로 달리는 전문가들의 위대함이란... -_-) 일정시간이 지났을 때, 자원은 발전이 요구하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발전된 만큼 더 위력적인 자원의 힘을 요구하게 될 텐데, 그 힘을 뒷받침할 자원이 존재하지 않는(세밀하게 말하자면 자원은 존재하지만, 원하는 힘이 발휘되도록 하는 방법이 없는) 시기를 맞이한다는 얘기다.

이 순간, 인간들은 엄청난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 나는 이것을 발전의 관성법칙이라고 말해버리겠다. 인간의 의식은 미칠듯 달리는 발전속도에 적응하기 위하여 발악하고(쫓아가고) 있었는데, 발전이 급정지를 해버렸다. 인간의 의식은 발전이란 놈과 다르게, 한동안 계속 달리게 된다. 이때 인간들은 문화에 대한 허탈감 비슷한 것을 느낀다. 그리고 불안감에 빠지게 된다.(걱정과 잡생각이 많아진다)

예를 들겠다.

초소형 슬림 핸드폰 크기의 케이스 안에 120GHz급 연산장치 칩을 넣은 컴퓨터를 만들었다 치자. 냉각기는 둘째 치고, 이걸 1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전원이 같은 시기에 개발될 수 있을 것 같은가. 전자의 경우는 근시일 내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후자는 쉽지 않다. 초소형 원자력 전지를 실용화해도 한순간이다. 우리 오타쿠들은 여전히 전쟁중이며, 그것을 토대로 더 빠른 발전을 자랑하게 된다. 안드로메다로 달려가시는 오타쿠들의 물건에 인간들은 정신없이 휩쓸린다.

기술의 발전을 자원이 쫓아가지 못하여 큰 공백이 생기는 순간부터, 오타쿠들의 관심은 에너지 쪽으로 빠지게 된다. 이제는 닭과 달걀 중 어느 게 먼저인지를 확실히 인지한 것이다. 발전의 관성법칙으로 인해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인간들은 신속하게 움직인다. 누군가는 이 정신적 공황상태를 마약중독자들의 금단증상에 빗댈 것이다.

그것이 곧 후천개벽의 작업과정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지구의 자원을 뛰어넘는 우주급 자원에 눈을 돌릴 것이고, 흔히 생각하는 SF시대의 서막이 된다. 지구가 늙어 뒈질 때까지 마음껏 쓸 수 있는 자원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간은 자원을 창조하는 순간부터 지구의 자원을 더 이상 탐내지 않는다. 그리고 자식이 부모를 모시듯 지구를 보살필 것이다. 이때 비로소 인간은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가 된다.

레디 오스 성화가 1시간 놀았다. >ㅁ</

2007년 9월 11일 화요일

내 친구 인식이

내 친구 인식이는 대학동창이다.

대학시절에는 무쓰와 스프레이를 필수로 갖고다니며 항상 머리에 신경쓰는 녀석이었다. 녀석의 머리는 늘 윤기가 흘렀으며, 손대면 토옥하고 손이 터질 것같은 튼튼함을 자랑했다.

그 때문인지 인식이가 싫어하는 건 '자기 머리 때리기'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먹는 것 갖고 장난치기'

동급생으로 영임이라는 여자애가 있다. 늘 쾌활하고 웃음이 많다. 사교적 성격이라 남녀노'소(특히)'에게 인기가 좋다.

어느날 학생회실에서 영임이가 츄파츕스를 먹고 있었다. 그 앞에 인식이가 앉았는데 영임이의 츄파츕스가 맛있어보였나 보다.

영임이는 그 낌새를 채고 츄파츕스를 내밀며...

"먹을래? 먹어. 자."

인식이의 입가로 내밀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처음엔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인식이가 조금씩 입을 벌리더니 그걸 또 받아먹으려고 뻐끔거렸다. 물론 인식이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본능적 행동이었다. -_-;;

그리고...

영임이는 츄파츕스를 갑자기 치켜들더니 그걸로 인식이 머리를 '딱!' 때리며 "바아보."하고 웃었다.

3일 동안 삐진 인식이를 달래느라 영임이는 캐고생했다.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꽤 오래 잤다.

집에 돌아와서 무쟈 잠만 잤다. 뭐 그리 피곤했는지 8시간을 넘게 쿨쿨쿨.

무슨 꿈을 꾸었는지 모두 기억난다. 행복해!

소재 하나 캐취! 아싸.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단편이라 다행이다. -_-

꿈 속 이야기 기록

꿈에서 소녀가 암에 걸린다. 소녀는 이전의 누군가를 꿈에서 만난 적 있으며, 현실에서도 그 사람을 알고있다. 꿈에서의 그 사람역시 암에 걸렸지만, 현실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 그러나 꿈속의 그 사람이 죽는 순간, 현실에서도 죽는다.

주인공이 꿈에서 소녀를 만났을 때, 소녀는 죽은 자가 걸었던 길을 답습하는 중이다. 꿈에서나 있을 수 있는 암의 증상들.(판타지적 증상이다. 물이 거슬러 올라간다던지...)

주인공은 소녀를 살리기위한 방법을 찾는다.

2007년 9월 10일 월요일

내 글 추천!

요즘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걱정이 많으신 작가분들께...

기생충이라는 단편을 추천합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아 놔. 내 글 보고 떨고 있어. 뭐야, 무서워.

그래도 짧은 글 몇 개

내 웹브라우저는 커그와 이곳, 국어연구원을 제외한 모든 즐겨찾기 주소가 없다. 왜냐. 갈까봐. -_-

그래서 가고싶으면 직접 주소창에 주소를 친다.

디씨에 갈 때...

DCI라고 치면 알아서 주소가 나온다. 하지만 글을 쓰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치는 것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한글로 저 문자를 치게 된다. 꼭 ㅇㅊ라고 먼저 친 뒤, 다시 영자로 전환하여 입력한다.

그런데...

난 ㅇㅊ를 '오츠'로 읽는다. 왜지?

그나마 가까운 추리는 '베가본드'?

레디 오스 성화 올림

갑자기 생각났다.

안돼! 쓰지마! 긴 글이 될 거잖아! 지금 포스팅 시작하면 최소 새벽 5시다. 참아!

그런 이유로 머릿속 옹알왱알 압박을 타파하기 위해 설거지 ㄱㄱ

레디 오스 성화 올림

포스팅 한동안 하지 마!

사무실 도착.

알콜에너지 충전! 숙면 후 풀 파워를 주체하지 못하다가 써놓은 글이 사무실에 있다는 걸 뒤늦게 인식! 시간 촉박.

초고속 달리기 후 전철 탑승 완료!

공허한 방을 탈출하여 사무실 입성 완료.

자! 달리자, 원고!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8일 토요일

내가 보는 시드 노벨

아. 복잡한 거 싫다.

어쩌다보니 난 주변에서 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 출판관련 정보들의 상당수가 익숙한, 또는 뜻밖의 경로를 통해 내 귀로 들어온다. 나는 대부분의 정보를 신용하지 않는다. 보거나, 겪거나, 관련자에게서 직접 듣지 않는 한 믿을 생각이 없다.

시드 노벨에 대하여 여러 가지 평을 보고 들었다. 몇 가지는 직접 접했다.

내 현재까지의 결론은 이렇다.

1. 시드노벨은 대여점 기반이었던 시장에서 탈피하고 서점기반의 시장으로 진출했다.
이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자칫 잘못하면 기존에 갖고있던 대여점 기반의 시장마저 축소될 수 있는 모험이다. 서점 기반이라는 말 자체가 대여점측 유통계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겠는가. 그걸 감수했다고 치자. 서점기반으로의 진출이 '나 거기 갈게'하며 딸랑 한 걸음 옮기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장 진출이란 위험부담은 둘째 치고 피가 마를 정도로 빡센 움직임이 필요하다. 난 이러한 도전에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줬다.

2. 어떤 작품이 나왔다.
이 문제가 제일 시끄러운 것 같다. 일본색이라느니, 그게 그거라느니, 라노베의 공식이라느니 여러 가지 말들이 분석의 가면을 쓰고 돌아다닌다.
음. 어디까지나 작가랑 출판사편에서 하는 말인데, 새롭고 참신하며 재미있는 글이 '자! 쓰자!' 그러면 뚝딱 나오는 건가? 출판사가 '자! 킹왕짱글 잡자!' 그러면 냅탑 잡히는 건가?
내가 본 시드노벨 편집부는 작품에 대해 만족스러울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현재 시드노벨 측에서 제시하는 작가들 대부분이 어떤 관점으로 인식되던 작가인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 이유는 작가다. 시드노벨 작가진은 흔히들 말하는 '양산형 판타지'에서 벗어난 글을 쓸 확률이 높은 작가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대중들이 작품적으로 만족할 가능성이 높은 작가만 찾아다녔다는 의미다. 이렇게 한 줄도 안되게 써놓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작품들과 구별되면서도 '일단은 팔리는' 작품을 쓰는 작가 찾기가 잘도 쉽겠다. 그럼 파트라슈나 우마왕도 출판사 차린다. 적어도 작품에 대해서만큼은 시드노벨이 '독자가 만족할 확률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라는 것이 내 견해다. 이 과정이 지속되다보면 시드노벨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은 원하는 작품을 언젠가 만나게 될 '확률이 기존 출간방식의 출판사가 내는 책보다 높을' 것이다.

3. 어떻게 홍보했다.
몇몇 자잘한 부분에서 시드노벨이 서투른 모습을 보였다. 문희준이 '쀍!'하며 락하는 건 문제가 아니었는데, '오이 먹고 살아요' '레드 제플린이 누구삼?' 운운하는 건 문제였다. 내가 보기에 시드노벨은 가끔 이런 실수를 범한 것 같다.

첫 째가 공모전에 도전한 작품들을 탈락시킨 사유다. 까놓고 말해서 '내가 보기엔 안 팔려' '내가 보기엔 재미가 없어' '의논해봤는데 마음에 안 들어' '이건 뭐 글도 아니고'가 탈락의 사유다. 장르가 어쨌느니 우리의 취지가 어쨌느니하는 건 진실이 가진 상처를 가리기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시드노벨은 독자에게 투명성을 제시하며 가깝게 접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안다. 이런 저런 변명으로 '재미 없어'라는 말을 감췄다가는, 그게 트집의 요소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글에 대한 평가에서는 '솔직해서 나쁠 것 없다'고 본다. 프로 진출을 위해 도전한 글이다. 출판사 입장에서 이런 저런 저울질을 해봤자, 결국은 '팔린다, 안 팔린다'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게 당연하다. 그냥 솔직하게 '당신의 글이 가진 재미로는 출판시장이란 대전투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게 좋다. 시드노벨을 바라보는 독자들 상당수는 그것을 투명하고 아름답게 본다. 아니면 완벽할 정도의 변명을 꺼내어 트집의 이유로 써먹지 못하게 만들던가.

둘째는 말로 기준을 정하는 것. 이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공적 입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기준이라면 난 딱 두 가지 뿐이라고 생각한다. '재밌는 거 좋아해' '잘 팔리는 거 좋아해'

이것 외의 기준, 특히 기존의 역사에서 잠깐 변화했던 시기를 손가락질하거나, 특정한 유행을 잣대로 기준을 정할 경우 개피볼 수 있다. 위에 언급했듯 '잘 팔릴 정도로 재밌는 작품'이 모든 출판사들의 컨택 기준이며, 그 외의 기준을 꺼낸다면 언제고 서로 엇갈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출판사는 어떠어떠한 관점과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움직이며 어떠한 작품을 지향하고...' 운운했던 경력이 있는데, 그것과 전혀 상반되는 내용이지만 피를 토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면 어쩔 생각인가.

그래도 이런 자잘한 부분을 제외하면 시드노벨의 홍보전략은 성공했다는 게 내 견해다. 일러스트나 홍보문구만 봐도 보고싶어지게 만들더라. 이런 욕구를 불러 일으키게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홍보진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4. 가격
내렸다. 가격에 대해 불만 있는 사람은 일러스트를 포함한 저 정도 퀄리티의 책을 직접 출간해봐라. 이게 황당한 소리같으면 책이 출간되어 서점에 깔리는 과정까지의 가격책정 사정에 대해 알아봐라.(여기엔 기존 시장의 가격책정이 끼치는 영향도 포함되어 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책값 다운을 주구장창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보기에도 이 가격은 기준선에서 독자쪽으로 접근한 가격이다. 끝.

5. 관계
최근으로 갈수록 출판계에서 한 가지 문제가 순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것은 작가와 출판사와의 관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작가와 출판사는 말 그대로 얼굴 맞대면 웃고, 등 돌리면 씨밥하는 사이였다. 시간이 지날 수록 출판사들이 메이저에서부터 작가를 배려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의 시드노벨은 이러한 관계의 결정판에 가깝다. 시드노벨 작가진의 일부는 그곳 출판사 직원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하트를 드러낸다. 라스베가스5년 전의 출판계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이런 문제들을 모두 엮은 결과, 난 시드노벨을 상당히 좋게 평가한다. 또한 대원 출판사의 아키타입에도 큰 기대를 걸고있다.

앞으로 여타 출판사들이 서점계에 진출하면서 과거에 누렸던 꿈의 100만 부 시장을 열었으면 한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한숨을 쉬며...

난 언제쯤 아이스 커피 믹스를 찬물에 타서 먹을 수 있게 될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왜 1시만 넘으면...

딴 짓을 하고 싶어질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7일 금요일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

소년은 소녀의 동급생입니다. 같은 반이며 한 분단 너머 옆자리에 앉은 친구입니다.

소녀는 소년을 좋아합니다. 항상 웃고 떠들며, 때로는 싸우고 외면하는 일상 속 친구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세상 그 무엇보다 소년이 좋습니다.

학원 끝나고 교문을 나섰을 때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소녀의 엄마는 제사 때문에 집을 비웠으니 곧장 친척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소녀는 말했습니다.

너무 멀어요. 그냥 친구집에서 잘게요.

하지만 소녀의 몇몇 친구들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모두 다 사정이 안된다며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소녀는 소년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핸드폰이 악마의 죄악처럼 느껴졌지만, 소녀는 끝내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평소처럼 웃는 얼굴로 말했습니다.

큰집에서 제사지낸다고 엄마 아빠가 다 가버렸어. 문도 잠겨서 갈 데가 없는데 하루만 재워줄래?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 와.

소년은 자취생입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성적이 좋습니다. 소년의 집에 자주 놀러간 적은 있지만 이렇게 늦은 밤에 찾아가는 건 처음입니다. 언제나 소녀는 학원갈 시간이 되면 집을 나왔고, 소년은 그때마다 잘 가라는 인사와 함께 책상 앞에 앉습니다. 이 깊은 밤에 소년이 뭘 하는지 소녀는 짐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책을 펼치고 있을 겁니다.

네. 그랬습니다. 소년은 공부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도 소녀를 반기며 먹을 것을 챙겨줍니다. 평소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어서 편합니다. 이 방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했지만, 소년의 태도에 마음이 놓입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소년은 침대를 양보하고 비상용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합니다. 소녀는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습니다. 가끔 곁눈질하여 어둠 속 소년의 모습을 흘겼습니다. 소년은 자고 있습니다. 소녀는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소년과 소녀는 등교준비에 부산을 떱니다. 소년이 여러 번 농담을 하며 웃고, 소녀도 웃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웃음은 짧았습니다. 곧 굳은 얼굴이 됩니다. 아무리 밝은 표정으로 소년을 보려해도 저절로 굳는 얼굴을 막지 못합니다.

소녀는 우울했습니다. 이렇게 되리라 믿었기에 소년의 집을 찾아왔지만, 이렇게까지 평범한 하루가 되길 바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얼굴을 붉히는 소년을 한 번쯤 보고 싶었고, 밤잠 뒤척이는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고 싶었습니다. 어둠 깔린 좁은 방이 소녀를 의식하는 소년의 가슴뛰는 소리를 속삭여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소년에게 있어서 소녀는 친구일 뿐이었나 봅니다.

지워지지 않는 굳은 얼굴이 수업시간을 지루하게 만듭니다. 소녀는 초록색 칠판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개를 돌려 소년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 슬퍼질 것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마음의 방심을 틈타 소녀의 시선이 소년을 찾았습니다. 버릇이니까요. 그런 스스로가 미웠지만, 소녀는 어쩔 수 없이 소년의 모습을 응시했습니다. 자신은 소년에게서 영원히 친구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리움을 담고 바라봤습니다.

소년은 졸고 있었습니다. 소녀의 굳은 얼굴에 갑자기 미소가 번집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여기저기서 게시물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포스팅으로 끄적끄적... -ㅅ-;;

헉!

무려 2시간이나 칠랄레팔랄레했다! ;ㅁ;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옛날에 했던 말 중에...

고소건에 대해서.

대여점 문제를 거론하면서 확언했던 부분이 하나 있다.

'웹상에서의 불법파일 공유문제는 향후 10여년 이상은 해결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감안하고 시장변화를 고민하지 않는 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아아. 내 말이 틀렸다. 정말 엄청난 방법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

우리나라만 할 수 있는 궁극의 비법을 잊었다. 바퀴벌레조차 멸종시킬 수 있는 대한민국의 독특한 감성을...

'아저씨 아줌마들이여! 바퀴벌레가 정력에 좋대요!'

바퀴벌레 멸종.

'변호사님들! 불법스캔본이 돈이 된대요!'

...

정말 스캔본이 멸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지도 모르겠다. 심할 경우, 출판해서 번 돈보다 스캔본 잡아서 얻어낸 합의금이 더 많아질 지도.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스캔본 잡는 거 대행업체 등등에 맡긴 작가분은 담당 변호사를 직접 찾아가서 내역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합의금이 더 많다'라는 부분에 대해 '무슨 헛소리냐? 그런 수익같은 거 거의 없다'라고 답변하고 싶은 분이라면 꼭 확인해 봐라.

추잡2: 그러니 크라스갈드님께서 올린 포스팅에서처럼 불법파일 등록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 잡히지 않을 확률보다 잡힐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덧붙이자면, 합의가 되지 않았을 경우 '전과자'가 된다. 합의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다. 빨간 줄 찍. 게다가 휘긴경 말대로 작가는 개인적으로 고소를 취하할 경우 돈을 내야한다. 작가를 설득하지 말고 변호사를 설득해야 해결이 되는데, 변호사를 '금전적으로 손해보는 결과가 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있으려나...

자책하지 마!

커피 사건과 오전의 정전 사태(글 쓰던 중 건물 전체가 정전됐다. 세 줄 정도가 날아갔다. 친구들은 '세 줄이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너희들 말야... 내가 1년에 몇 줄 쓰는 지 알아?-자랑이 아냐-)를 괜히 엮어서 글이 잘 안된다는 핑계를 대고 이글루질.

실은 아까 쓰고 싶었다. 쓰는 순간 이 좋은 현실도피처에 만족하여 24시간 내내 칠랄레 팔랄레할까봐 참았다.

자. 칠랄레팔랄레.

너무 익숙하고 편하고 즐거워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생긴다. 뭐, 나도 그러고 살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자기 글 출판한 적 없는 사람에게, 그리고 출판하고 싶은 사람에게, 출판되면 자기 책 잘 팔리길 바라는 사람에게 하는 말.

제일 쉬운 방법을 알려주겠다.

"노세요."

이게 기본 조건이다. 놀아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잘 팔리는 글을 쓸 수가 없다. 만약 잘 팔렸다면 그것은 대단한 우연이며 로또 당첨이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만 구분하자.

'논다'와 '시간 때우기'는 전혀 다르다. 친구와 만나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것은 '논다'다. 다음날 그 친구와 만나서 같은 얘기 비슷한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것은 '시간 때우기'다. 게임을 해서 길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던전과 퀘스트에 열 올리는 건 '논다'다. 캐릭터를 키우며 옷을 입히고, 익숙해진 던전에서 템파밍에 힘쓰거나 기술숙련 노가다를 하는 건 '시간 때우기'다.

노는 것은 필요하지만, 시간 때우는 건 말 그대로 시간을 버리는 행위다. 이를 동일시할 경우, 노는 것에게조차 죄책감을 느끼며 '악의 축'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대중창작가에게 있어서 노는 것은 에너지원이다. 놀았기 때문에 대중창작을 할 수 있고, 많이 놀거나 노는 데 열중했기 때문에 재미있는 창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노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열심히 걱정하고 고민해야 재미있고 좋은 창작물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또 하나 구분하자.

될 성 싶은 나무는 고민을 하고, 떡잎부터 암담한 새싹은 걱정을 한다.

고민과 걱정은 전혀 다르다. 고민의 목적은 '하기 위해서'다. 걱정의 목적은 '하느냐 마느냐'다. 자신이 갈 길을 확실하게 정해놓고 취하는 행동은 어지간해서 마이나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일단은 '한다'는 전제 하에 움직여라. 그게 도움이 된다.

자. 이제 알아보자.

재미있는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에게 묻는다. 잘 팔리는 책을 쓰는 사람에게 묻는다. 그 원천적 에너지가 어디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재미있는 글을 읽으며 놀았고, 재미있는 만화를 보며 놀았고, 재미있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사귀면서 놀았고, 듣고싶은 음악을 들으며 놀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놀았던 역사 속에 창작의 노력을 덧붙인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열심히 창작하다가 슬럼프에 빠진 작가에게 묻는다. 최근에 놀았는가 시간을 때웠는가.

이론만 따져보자.

10대에게 가장 잘 팔리는 글을 쓰기 위해서 제일 좋은 방법이 뭘까?

10대랑 놀면서 서로가 공통적인 재미를 느낀 뒤에, 자기가 재미있는 글을 쓰면 10대도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노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시간에 아무리 쫓겨도 노는 것에 소홀하면 안 된다. 그것은 당신의 에너지원이다. 노는 건 어디 쉬운 줄 아는가. 이 세상 최강의 적이 당신의 목을 끌어안고 있다. 귀차니즘은 당신이 죽을 때까지 곁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열정적으로 글에 매달리고, 이론에 빠삭하고, 어떤 글이 잘 팔리고, 어떤 글에 문제가 있고, 어떻게 써야 독자들이 좋아하는 지를 다 인지하고서도 출판사한테조차 '블라블라블라'의 가면을 쓴 '니 책 안 팔리지롱'이란 답을 듣는 사람은 한 번쯤 고민해라. 처절하게 글과 싸운답시고 노는 것에 소홀한 건 아닌지. 노는 것을 천민취급하며 코웃음쳤던 것은 아닌지.

근 몇 달 간 DC판갤과 무갤에 자주 갔다. 아직 적응하지 못했지만 거의 모든 게시물들을 읽고있다.(엄마 침공의 날에 붕가붕가 짤방 올린 게시물 클릭해서 걸리게 만든 레테님 만행은 지금도 잊지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공 쌓내게 생소하기 때문이고, 생소한 만큼 즐거워서다. 각종 신문 사이트나 논문 자료 받아서 읽고 청와대 사이트에 들어가 나라 돌아가는 사정들을 읽는 것보다, 판갤 무갤 아마츄어 모임의 연재글을 읽는 것이 내겐 더 도움이 된다. 이들의 재미에 빠져서 놀다보면 내가 쓰는 글에서도 같은 재미를 느낄 때가 많다.(그런데 나만 재밌... 쿠쏘!)

즐기는 것에 자책하지 말아라.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것은 즐기는 것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멍하게 시간을 흘려보낼 때 느끼는 공허같은 괴로움에 대해서는 여전히 좋은 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 대단히 큰 죄책감을 느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젠가 의미를 찾을 날이 오겠지.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6일 목요일

분수에 맞게 살라는 뜻인가...

사무실에는 기본으로 다양한 커피들이 놓여져 있다. 하지만 난 버릇처럼 평소 마시던 커피믹스만을 즐겼다. 다른 커피들은 마시기 전까지의 과정들이 상당히 복잡하고 귀찮았던 이유도 있다.

조금 전에 눈에 띤 커피믹스 하나를 발견했다. 믹스! 그것만으로도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녀석은 아이스 커피믹스였다.

난 떨리는 손으로 그걸 쥐었다. 먹어도 될까? 음. 괜찮을 거야. 내 뱃속은 아무리 새로운 거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신선함이 느껴지는 푸른 봉지의 끄트머리를 가위로 자른 뒤, 컵에 뿌렸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물을 부었다.

스푼을 컵 안에 넣고 열심히 젓던 도중에 난 울고싶은 기분을 느꼈다.

뜨거운 물을 탔어. 아이스 커피에 김 나.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따가 다시 도전해야지. 커피 한 번 제대로 마시는 게 왜케 힘들어.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5일 수요일

집에 와서 방금 깼습니다.

아까 새벽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귀환포탈을 시전했습니다. 마나가 차면 다시 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마나가 차긴했는데, 포탈 루트가 막히기 직전이라서 새벽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펌] '언론탄압'이 맞는지 가슴으로 답해주십시오

‘언론탄압’이 맞는지 가슴으로 답해주십시오
47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께 드리는 공개질의


  

홍보수석실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이라는 자리는 중책입니다. 한 언론사의 취재, 편집, 보도를 책임지는 ‘기자의 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공인 중의 공인입니다.

그런 국장들께서 한 자리에 모이셨습니다. 그것도 48년 만에 47개사에서 말입니다. 결코 보통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평기자들이나 고위 편집간부들이 단체의 명의로 혹은 출입처의 이름으로 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기자들의 사령탑이자 최종 책임자인 국장들이 하나의 사안 때문에 모여 집단으로 공개적인 의견을 냈다는 것은, 사안의 심각성이 보통이 아니라는 얘기겠지요.

지난 31일, 저희의 생각을 담은 글이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나갔지만, 국장들께서 모인 사안의 무게를 감안해 진지한 마음으로 몇 가지 확인하고 질의하는 것이 서로간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돼 공개질의를 띄웁니다.

1. 47개 언론사 참석자 모두가 ‘결의문’에 동의합니까?

저희는 먼저 그 자리에 참석하신(일부는 위임장으로 대신했지만) 47개 언론사 참석자들이 결의문의 주장에 대해 아무 이견 없이 동의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편집·보도국장 결의문’이라는 형식은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그 만큼 내용과 절차와 형식에 있어 설득력을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결의문을 보면 저희가 보기엔 단정적인 상황인식, 사실을 호도한 대목, 지극히 주관적인 표현이 적지 않게 눈에 띕니다.

참여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 “군사정권 시절보다 질적으로 더 나쁜 언론탄압이다”,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반헌법적 처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지하게 묻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동의하신 겁니까?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진실로 이번 조치가 군사정권 때의 언론탄압보다 훨씬 고약하다고 인식하고 계십니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의 대언론 정책보다 ‘죄질’이 나쁘다는 데 동의하십니까?
평생의 기자생활을 돌아봤을 때 이보다 더 힘든 시절은 없었다는 절박한 위기감으로 결의문에 동의하신 것입니까?

부디 답해 주십시오. 다양한 사고와 가치관을 지닌 국장들께서 한결 같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각 사안을 놓고 진지하고 근본적으로 토론을 해야 할 사안입니다. 우리도 한국 언론의 장구한 투쟁사와 수난사를 모르지 않습니다. 정말 참석자들이 모두 언론인으로서 자기 이름의 무게를 실어 그렇게 주장했다면, 정부와 언론의 괴리는 그냥 방치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책임 있는 답변을 듣고 싶은 것입니다.

2. 정부쪽 입장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습니까?

정부의 구상이 다 옳을 수는 없겠지만, 모든 현상엔 양면이 있습니다. 이번 조치도 언론계가 열린 마음으로 돌아봐야 할 부분은 일체 없다고 보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살펴볼 필요도 없는 ‘악’ 그 자체라고 모두가 생각하십니까?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언론계는 총리훈령을 특히 문제 삼고 있습니다. 훈령 가운데 언론계가 깊이 우려를 제기한 문제의 대목은 대화를 통해 조정해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나머지 조항은 어떻습니까. 오히려 이번 조치가 공직자들의 취재회피 수단이 되지 않도록 강제하는 내용, 성실한 취재응대를 의무화 한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훈령의 제정배경 역시 이런 요구를 한 언론단체들 입장을 감안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 점은 알고 계십니까? 알고 계시다면, 훈령제정을 요구한 언론단체들이 정부와 한 통속으로 언론을 옥죄기 위해 공범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훈령과 별개로 정부가 언론계 대표들과 정보공개제도 확대를 위한 TF를 구성해 머리를 짜내고 있는 상황은 알고 있습니까? 또 공직자들이 내부고발을 할 경우, 현재 정해진 정부의 해당 기관이 아니라 언론기관에 고발하는 것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상초유의 방안을 정부에서 강구중이란 점도 알고 계십니까?

취재접근권 제한을 우려해 핵심적 개선사항을 전달한 대표적인 부처 출입기자들의 요구사항이 정부와의 대화과정에서 대부분 수용됐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까?

이런 모든 점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과정이 하나같이 ‘취재봉쇄’요, ‘기자들의 접근을 가로막으려는 일관된 목적을 지닌 것’으로 모두들 보고 결의문에 참여하신 것입니까?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직도 일부 기관의 기자실은 몇몇 언론사의 폐쇄적 전유물입니다. 정부는 그런 구조를 개방형으로 고치고자 합니다. 한정된 언론사들은 오붓한 공간이 없어지니 불편하겠지만, 수혜를 입는 언론사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 날 모임엔 그런 부조리 구조를 질타했던 일부 언론사의 국장들까지도 참석하셨습니다. 그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그냥 가자는 말씀인가요? 다시 없던 일로 돌릴까요? 후배 기자들이 기자실 입구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과거로 회귀할까요?

언론사마다 처지가 다르고 입장이 다를 것입니다. 국장들마다 가치가 다르고 판단도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도 획일적 성토의 목소리가 일치되게 나온 것은 당일 현장분위기를 이끈 주최측의 주도에 휩쓸려서 입니까, 아니면 그저 묵시적 동의의 결과입니까?

3. 집단행동이 불가피했다는 데에 모두가 동의합니까?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은 누가 모이라 해서 모이고 누가 어느 쪽으로 가자고 해서 가는 분들이 아닌 것으로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가장 큰 취재원인 대통령이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민감한 국정 이슈를 갖고 대화하자고 정중히 초청해도 안 오는 일부 신문이 종종 있었습니다. 저희로선 유감스럽지만, 그런 위치가 국장입니다.

국장 개인은, 개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편집국 혹은 보도국을 대표합니다. 때로는 회사를 대표할 때도 많습니다. 그 만큼 무거운 자리일 겁니다.

집단으로 모이고 집단으로 의견을 낼 만큼 한가한 자리도 아니요, 집단으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만만한 자리도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부 신문이 48년 만에 모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48년…. 그 세월의 무게가 저희를 슬프게 합니다. 왜 그런지는 잘 아실 것입니다.

지난 48년 동안 모임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은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48년이든 148년이든 세계 어디에서도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이라는 자리는 그렇게 집단으로 모여 행동을 하는 자리가 원래 아니거나, 이번 사태가 그 만큼 위중하기 때문일 겁니다. 모인 분들은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자라면 이번에 갑자기 왜 모였는지 누군가 명쾌하게 말해 주십시오. 아마 후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면 누군가 명쾌하게 말해 주십시오. 기자생활 수십 년 하시는 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우리 언론사의 그 숱한 굴곡의 세월, 역사의 숨 막히는 고비고비에 이만큼 결연하게 항의해본 일이 있습니까? 기자들이 정보기관에 끌려가고 해고될 때, 5공정권이 보도지침이 편집국에 ‘하달’될 때는 뭘 하셨습니까, 정권 핵심인사가 기사를 넣어라 빼라 강압할 때는 할 말을 했습니까?

결의문엔 이런 표현이 있었습니다. “선배 언론인들과 국민의 성원을 가슴 깊이 새겨온 우리는 이번 사태를 맞아 역시 언론자유는 구걸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희생을 무릅쓰고 쟁취하는 것임을 새삼 절감한다….” 동의합니다. 그러기에 답을 구하려 합니다.

번거롭게 생각 마시고 부디 말해 주십시오. 저희에겐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장들 개개인께선 20년 이상의 기자생활을 하신 분들입니다. 언론계에서 정치권력과의 온갖 신산을 다 겪어 오신 분들입니다. 과거의 그 많은 소용돌이보다 지금의 상황이 견디기 힘든 굴욕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만큼 이 정부의 악행이 심각하다고 느끼는지 정말 진지하게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4. 품격에 맞는 절차가 선행됐습니까?

마지막으로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시비를 걸려는 건 아닙니다. 지엽적이긴 하지만 ‘48년만의 모임’이라고 하니 절차와 형식이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이번 모임은 신문방송편집인협회(편협)가 연락을 한 것으로 압니다. 편협은 회원 개개인이 참여하는 임의단체입니다. 본시 국장단 모임은 정형의 틀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그렇다면 편협과 국장단 모임의 상관관계는 무엇입니까? ‘편협=편집·보도국장단’입니까? 아니면 편협 회원간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분위기에 따라 국장단 일동의 성명으로 현장에서 둔갑시켜 위상을 높인 것입니까? 그에 대한 동의는 이뤄진 것입니까?

또 모임의 성격이나 결의문 내용은 사전에 개개인에게 보내 동의를 받은 것입니까, 아니면 현장에서 배포해 채택한 것입니까? 미리 고지한 내용이면 각 언론사의 중론을 모은 것입니까? 현장에서 채택했다면 충분한 토론은 거쳤으며, 직접 참석하지 않은 국장들의 동의는 사후에라도 거친 것입니까?

개개인이 모두 서명을 한 것입니까, 아니면 회의 참석만으로도 동의로 간주한 것입니까?

가장 궁금한 것은 ‘편집·보도국장 일동’으로 돼 있는 결의문의 성격입니다. 회사를 대표한 결의입니까, 국장들 개인의 결의입니까? 그 어느 쪽이라도 언론은 ‘불편부당’ ‘중립’ ‘공평무사’의 가치를 지엄하게 요구받습니다.

그날의 결의가 회사를 대표해 결의한 것이라면, 해당 언론사가 이번 사안에 대해 중립보도-균형보도를 포기하고 특정한 입장을 회사방침으로 정했다고 봐도 되는 것인지요? 개인의 결의라면 취재, 편집, 보도의 최고 책임자가 특정한 사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특정한 입장으로 집단행동을 취한 상황에서 보도의 중립성은 무엇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인지요?

저희의 공개질의에 대해 참석자 모두가 자사 매체를 통해서든, 서한을 통해서든, 구두로든 시각과 입장을 분명히 밝혀 주시길 요구합니다. 48년만의 모임에 걸맞는 책임과 무게로 답해 주시길 원합니다. 한국언론 발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역시 이번 모임에 대해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성의 있고 진지한 자세로 토론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메아리가 없더라도, 국장단 한 분, 한 분이 그 동안 견지해 온 언론자유의 가치와 신념을 놓고 공개적인 토론을 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묘하게 인상적인 글이어서(호소의 성격이라서일 지도) 퍼왔습니다. ㅇㅅㅇ

청와대 사이트에서 펌

추잡: 세상 많이 좋아졌어요. 예전이라면 다 개별적으로 상담실에 가서 '독특한 대화'로 풀었을 텐데. 이제는 청와대가 당당하게 단체를 직시하며 말로 맞장뜨는 시대가 됐군요.

작가와 출판사에 대한 가치관

난 이 부분에 대해 의외로 고지식하다. 누군가의 입장에 대해 아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어떠한 입장은 직접 내 스스로 저지르고 겪어보기까지 했으면서 여전히 내 관점이 참이라는 고지식함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글과 출판의 경계, 계약의 경계다.

난 시대가 바뀌어서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하나의 기준점을 고수한다.

1. 출판사가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

2. 작가가 출판사를 선택하는 이유.

1의 경우, 출판사는 '이 작품이라면 반드시 흑자를 낼 수 있어'라는 관점으로 선택한다고 본다. 여기에 작가가 누구냐하는 네임밸류도 포함되어 있고, 현재의 유행을 염두에 둔 시간적 배경도 포함되어 있다.

2의 경우, 작가는 '이 출판사라면 반드시 내 작품을 잘 팔아줄 수 있어'라는 관점으로 선택한다고 본다. 여기에 출판사가 그간 해왔던 사회적 네임밸류도 포함되어 있고, 직원의 능력을 염두에 둔 인간적인 면도 포함되어 있다.

그게 전부다. 간단한 말 같지만 이 기준이 계약 후에 벌어지는 태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첫 번째로 출판사는 '설득할 수 있는 오타나 비문을 제외한 그 어떤 작품의 변화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

팔 수 있는 작품이기에 계약한 것이다. 그걸 이리저리 뜯어고칠 계획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면 작가에게 사기를 친 것과 같다. 또한 작품을 통해 흑자를 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출판사의 책임이어야 한다.(물론 나같은 작가가 계약의 내용대로 제한시간 내에 원고를 주지 못하여 변수가 생기는 건 당연히 예외다. 이런 부분이야 계약서에 적혀있으니까 뭐 통과.) 그 때문에 적자가 난다고 예정된 발행부수를 줄이는 것은 작가에게 사기를 치는 것이다.

이게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 시대가 상당히 바뀌어서 위의 기준에 맞출 수가 없다. 대표적인 이유가 다수의 출판사 경쟁이다. 작품의 시작만 보고 계약을 할 수 밖에 없는 스피드 컨택시대인지라 처음 몇 페이지만 보고 뒷권의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가 막힌 기자가 존재하지 않는 한 위 문항들은 성립될 수 없다. 그 때문에 위의 기준에서 일부 변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도 그 변형을 기준이라 여겨서는 곤란하다. 애초에 작가는 출판사에게 원고를 줄 때, 완결편까지 주고 계약사항을 논의하는 것이 정상이다. 이에 대한 예외사항이라면 네임밸류다. 네임밸류만으로 흑자를 볼 확신이 들 경우, 출판사는 원고의 완결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로 작가는 '출판과 관련된 어떠한 요구도 해서는 안 된다'

잘 팔아줄 출판사이기에 계약한 것이다. 표지 일러스트나 겉표지의 문구, 종이의 질, 인쇄의 질, 홍보 등의 다양한 출판행위에 대해 작가가 뭔가를 요구할 자격은 없다. 일단 계약한 이상, 출판사의 판매능력을 믿어야 한다. 작가가 요구할 것은, 자신이 썼던 글이 온전하게 읽히느냐에 대한 부분 뿐이다.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죽 자기 글에 자신이 없으면 그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을 쓸까'라는 관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시대의 변화로 조금씩 변형되었다. 출판사는 작가의 영역을 침범하는 대신, 안쪽의 영역 침범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는 추세가 첫째다. 작가들뿐 아니라 독자들의 성향 속에 글뿐 아니라 일러스트라던가 책의 페이지수라던가 여러 가지 부분들까지 작품의 일부로 여기는 게 들어가 있다는 게 둘째다. 그런 성향이 만들어진 이유는 큰 폭으로 상승한 책값, 그리고 대여점 시스템을 통해 대거 유입되어 책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지게 된 상황이다.

난 이런 변화를 정상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여전히 내겐 기준의 가치관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도 변화에 적응한 출판과정을 걷는다. 소나무처럼 뻣뻣하게 버티다가 뚝 부러지면 나만 손해인 걸.

그래도 언젠가 저런 출판시스템이 이루어지겠지라는 바람을 갖고있다. 저 시스템이야말로 그냥 속 편하게 글만 쓰면 되는 시스템이니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그런데 이것과 똑같은 글을 예전에 쓴 것 같다. 뭐 시간 떼우기 포스팅이니까 통과. -ㅅ-;;

담배와 관련하여 가장 사악했던 시절.

가끔 여기 들러주는 제갈폭룡군의 본명은 이성우. 내 대학동창이다.

조용하면서도 건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난 성우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이 갔다. 교회를 통해 사람관계를 많이 쌓아온 탓인지 대인관계를 이루는 솜씨가 무척 좋았다. 그리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베이직이었다.

내가 입학한 곳. 91년 당시 경기대학교 공예 디자인 학과로 불렸던 이곳은 그런 건실한 종교인이자 베이직 사고를 가진 이성우가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경기대학교 공예디자인학과 91학번은 나를 포함해 악마 그 자체들이었기 때문이다. 우케케케케케케!!!

오리엔테이션 때 뭉쳐버린 7인의 악마들은 1인의 천사를 타락시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구내 식당에 모이면 문인식과 이지훈과 나와 정지은이라는 태고적 악마들이 담배를 내밀며 이성우에게 말했다.

"성우야, 아앙~ "
"자 쭈욱 빨아봐.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신 그 만물 중의 하나야. 하느님 뜻 거부할래?"
"자, 내껀 88이야. 제일 순해. 어서 아앙~"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이는 내 피와 살이다. 어어? 뼈가 없네. 자, 예수님의 뼈 디스 한 개비 아앙~"

성우는 그 때마다 두 눈 질끈 감고 손을 모아 기도했다. 저를 시험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사탄의 유혹에서... 아앙

결국 성우는 몇 달을 참지 못하고 담배를 배웠다.(농담 아니라 우리 사탄들은 정말로 몇 달 동안 저 짓 했다)

그리고 지금 성우는 골초로 잘 살고있다. 미안. 나 요즘 끊어가고 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사무실에서 집에 가야하는데...

자꾸 타이밍을 놓친다.(아무래도 거리가 거리니 만큼 정확한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집에 못 간다)

오늘로 3일째.

집에 가야 하는데... ;ㅅ;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어? 나 감금당한 건가?

2007년 9월 4일 화요일

포스팅을 올리는 속도가 빠르다!

글이 막혔다는 얘기다. 안 돼! ;ㅅ;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죽음의 행군

만화의 영상미만 따지면 이 작품보다 내게 더 큰 충격을 준 만화가 없다.

그 충격이 어땠을지 궁금한 사람은 아래 주소로 가 보길.(단, 이 주소는 죽음의 행군 원고의 일부를 올린 주소기 때문에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 이 책은 15,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니, 맛뵈기라 생각하고 감상하시길 바란다. 누군가 이 작품을 구매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는다. 다행히 소량만 올려진 주소니까.) 

http://blog.daum.net/allurelove/5067444

그림을 클릭하면 사이즈가 좀 더 커져서 작가의 정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 원고가 오직 펜으로만 이루어졌다는 걸 생각했을 때, 난 소름이 돋았다. ;ㅅ;

레디 오스 성화 올림

크라스갈드님. -ㅁ-;;

저 맞아요. ;ㅅ;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돈 얘기.

가끔 날 놀라게하는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성화씨는 돈 잘 벌겠어요.'

으하하하하. 뭐라고 답하기 어려운 말이다.(날 아는 사람은 나보다 더 웃을 지도...)

근거는 있다. 어쩌다보니 내가 돈을 벌려고 작정만 하면 정말 쉽게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지금 들어오는 만화 스토리 청탁만 받아들여도 무려 한 달에 660만원! 더헉! 꿈같은 돈이닷!

근데 난 만화 스토리를 전혀 손대지 않는다. 만화 스토리에 손을 댄 이후 확실히 느낀 건데, 소설을 쓰기가 힘들어진다.(확실치는 않지만, 내 추론으로는 이렇다. 만화 스토리는 아트 작가가 최대한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익숙한 단어만을 기호처럼 사용하여 상황을 설명하는 게 좋다. 쉽게 만화로 표현될 수 있도록 알아보기 쉬운 문장만을 사용하는 거다. 그런 작업을 지속할수록 나는 사용하는 문장을 제한하는 버릇이 생기게되고, 어느 순간에는 특정한 소설 속 상황을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해서 글이 막힌다) 그래서 소설을 위해 만화 스토리 활동을 완전히 접었다.

그 이후 내가 출간한 책은 5권이다. 게다가 난 누구에게 빚진 채 살아가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빚을 갚아가며 고료를 받겠다는 제의를 했다. 출판사측에서는 내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생활이 걱정되어 6권 분 고료까지 주셨다. 그렇게해서 받은 고료가 600만원이다.

 만화 스토리를 접은 것이 2004년 10월쯤이니까 햇수로 3년이 되어간다. 600/36= 한 달에 16만 7천원 가량의 수입으로 현재까지 살아오고 있다. 물론 그 전에 벌어들인 돈도 조금 있었지만, 용들의 전쟁을 쓰기도 전에 이미 떨어졌다.

내 동생에게 빌붙어살던 중 동생이 직장 위치 문제로 나왔다. 다른 곳으로 이사할 돈이 없어서 어찌어찌 엉겨붙다보니 약 2년 동안 한달 월세 33만원짜리 집(내 한 달 수입의 두 배였군)에서 아직도 버티고 있다.(무보증 집이라서 월세가 비싸다)

중간중간 글과 관련없는 알바를 뛰었다. 열심히 개기고 버텼다. 그래도 한계에 이르러 결국 작정하고 이사를 선택한 지금, 난 친분을 명줄로 해서 빌붙어 살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과정 중에...

담배, 커피값을 포함해서 한 달을 4천원으로 버틴 적도 있다.

밥이 없을 때는 밥같은 거 안 먹는다. 반찬이 없을 때는 맨밥을 음미하며 먹는다. 3끼 4끼를 굶어도 허기졌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로 숙련도가 쌓였다.

예전에 최후식 형이 나를 두고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저놈 밥먹는 걸 보면 무슨 전투를 하는 것 같아. 지금 못 먹으면 언제 또 먹게 될 지 모르는 사람처럼.'

음. 정말 그렇게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난 내 앞에 음식이 남는 꼴을 절대 못 본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다 쓸어먹는다. 버릇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후식이형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돈을 벌 기회는 주변에 넘쳐나지만, 그 길로 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늙어서 홀로 살 능력이 못되는 길이거든. 또는 후배를 등쳐먹고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르는 길이거든. 그래서 가지 않는 거다. 얼마나 더러운 길인지 내 눈으로 보고, 내 몸으로 똑똑히 겪었으니까.

이게 내 연중의 변명은 절대 아니다. 영향을 끼치기는 했어도 내가 저지른 짓의 면죄부는 될 수 없다. 죄의 일부를 사하는 방법은 오로지 완결뿐이다. 흑흑.

순수문학 작가의 굶는 모습 이야기를 읽던 중 생각나서 적는 글이다. 생각해보면 나만큼 굶어본 사람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지도 않다. 어쩌다가 문단에서도 친분을 쌓게 되어 순수문학 작가들을 제법 만났는데, 다 나보다 잘 살더만 뭐.(혹시 부자들만 만난 건가!)

아무튼 이 글의 주제는...

저 만나면 밥 사주세염. ㅇㅅㅇ!(비싼 밥은 체해서 싫어염. 첫만남에 룸싸롱 데려갔던 모 만화 출판사는 저한테 디지게 혼났어염)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다! 중간에 글과 관련해서 420만원을 번 게 있었다! 그런 이유로 3년간 한 달 평균 수입 28만 3천원!

2007년 9월 3일 월요일

어떻게 된 거지? -_-

15시간을 기절하듯 잤다. -_-;;

특별하게 피곤한 일을 한 것도 없는데 뭔일이래.

아이고 허리 아파. ㅠ_ㅜ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2일 일요일

이사계획!

며칠 전부터 이사 갈 준비에 열을 올린다. 이번 이사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간 내 주변에 머물던 모든 집기들을 다 처분할 계획이어서다. 텔레비전이니 냉장고니 세탁기니하는 건 다 동생한테 넘겨버렸고, 컴퓨터도(특히 모니터 두 마리!) 하드 내 창작관련 파일만 백업하고 처분할 계획이다.

문제는 책.

주변에 탐문수사(-_-;;)를 하며 책을 방출하는 중이다. 꽤 레어인 책들도 있지만, 자료가 아닌 책은 몽땅 다 방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400권 가량 방출했는데 한 권도 방출된 것 같지가 않앗! 이놈의 책장 왜 그 모습 그대로인 건데!

책상도 방출. 옷은 계절별로 필요한 놈 3벌씩만 가져갈 생각이다.('세탁하고' '말리고' '입고'의 사이클을 유지해야 되니까)

가급적 내 몸이 자유롭게 원하는 곳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짐을 꾸리는 중인데 의외로 쌓인 짐이 많다. -ㅁ-;;

그래도 뭐...

9월 중순 내로 인간하우스가 되어버리고 말테닷! 난 떠돌고 싶다구!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1일 토요일

나이 40이 다 되어가는 녀석의 생각입니다.

나이 30을 넘기지 못했다면 자신을 작가라 칭하지 마라.

읽었습니다. 같은 생각도 있지만 다른 생각도 꽤 있네요. 하필이면 타이틀이 다른 생각이었습니다. 다른 분의 글도 아닌, 선배의 글이니 반말로 찍찍 써댈 수야 없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40나이 되어가면서 느꼈던 것 중에 인상적인 게 하나 있습니다. 뜻이 있는 어떤 단어에 유행을 따른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신봉하는 모습입니다. '재미'라는 단어가 비하되고, '순수'를 높게 칭송하고, '무협지'라는 재미 있는 단어를 쓰레기의 대표적 단어로 규정시키고, '작가'라는 단어의 위상을 하늘에 두고, '글쟁이'에 비하의 뜻이 담겨지는 이 모든 세태에 대하여 전 솔직히 고깝습니다. 이 단어들은 모두 다 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들이니까요.

순수문학이 대중문학에 비해 더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오랜 역사를 거쳐 쌓아온 금자탑이어서입니다. 그 외의 무엇은 없습니다. 순수문학도 마찬가지로 재미를 위한 글입니다. 그 속에 담겨진 '다양한 재미, 또는 공감의 재미'를 찾기 위해 공부하는(그래서 문학인 겁니다) 사람들이 많을 뿐입니다. 대중문학으로 구분했지만, 현재 순수문학으로 불리는 작품의 상당수도 대중문학입니다. 애초에 순수문학이라는 줄기를 만들어놓고 그 속에 머물며 창작된 작품만이 순수문학일 뿐이죠. 만약 창작의 순수성을 따진다면 순수문학이라 불리기 위해 창작된 작품이 가장 불결하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창작의 종을 결정할 뿐 아니라 창작계의 정치적 계단까지 염두에 두고 쓴 그 작품을 두고 순수하다는 말을 할 수가 없군요.

작가는 작가일 뿐입니다. 창작으로 일가를 이룬다? 그런 뜻 아닙니다. 그럼 한 때 만화가셨던 고우영 화백이나 김수동 화백께서는 왜 만화가가 아닌 화백으로 불리셔야 했겠습니까. 의사의 '사' 청소부의 '부' 공무원의 '원'처럼 직업의 구분을 두는 일종의 직책규정명칭에 불가하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창작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바로 작가입니다. 그 때문에 창작을 평생의 업으로 생각지도 않고 그냥 취미로 창작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작가'라 칭할 수 없는 것이고요.

10살 소년이라해도 스스로의 일생이 창작에 있다고 여긴다면 작가입니다. 어린이의 의식을 그저 초딩으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제 어린시절은 그랬으며 그 꿈을 이루고 사는 지금의 나로서는 10세도 아닌 9살 때의 의식을 무시하지 못합니다.(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창작을 제 인생의 목표로 삼아왔고 부모님과 선생님께 죽도록 터져가면서도 이 자리를 고수했습니다. 저 스스로를 특별한 놈이라 여길만한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어린이가 우리나라 팔도강산에 잔뜩 깔려있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전 만화와 화폭에 담겨진 그림을 두고 어느 것이 더 고귀하다고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이건 다릅니다. 억지로 고저를 따진다면야 역사가 깊은 화폭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 순간에 모든 시간이 정지된다면 또 모를까,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쓰레기가 없는 공간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리어왕이 호빗보다 고결한 작품처럼 보이지도 않고 어린왕자가 해리포터보다 나아보이지도 않습니다. 모두 제 마음에 드는 작품일 뿐입니다. 코믹한 소설 얘기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쉘 실버스타인의 시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창작의 경계를 순수와 대중으로 나누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전 그 모든 창작들이 재미를 위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위한 재미인가가 문제일 뿐입니다. 고결한 철학 자체에 심취하는 건 재미있어서가 아니냐고 묻겠습니다. 철저한 물리학 이론을 통해 현대 과학자들중 누구도 반론하기 어려울 만큼 철저하게 노력하여 창작된 SF소설이 정말 재미따위 다 때려치고 고결하기 위해, 순수한 SF를 위해 창작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본문의 의식에는 동조하지만 그를 위한 비유에 동조하지 않기에 이런 글을 적는 것입니다.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전 작가입니다. '글을 쓴다'라는 말에 창작의 의미가 담겨져있으니 '글쓰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라는 말 자체가 어거지죠. 하지만 구분을 둬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처음 첫 비유부터 반박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글은 자랑하기 위해 쓰는 겁니다. 내 자식을 가장 훌륭하게 키우는 방법은 남에게마저 인정받는 것입니다. 어떤 부모든 자기 자식이 짱입니다. 하지만 남들마저 인정하는 자식이라면 얘기가 다르죠. 자신의 창작을 글로 남기는 이유는 그것을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입니다.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자식이 어떤 자식인지 알고 싶어서 나를 발전시킵니다. 자식키우는 법을 익히기위해 내 자식을 먼저 보이고, 키우는 법을 배우거나 스스로 깨닫고, 결국 그것으로 자식을 성장시키는게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글은 자랑하기 위해 써야 합니다.

다만 자식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자식을 내놓고 날 자랑하면 이런 병신같은 부모가 세상에 또 없습니다. 자식 키우는 법은 뒷전이고 '난 자식을 이렇게 잘 키웠어!'라며 그 자리에 안주하여 떠드는 부모를 둔 자식만큼 불쌍한 녀석도 없습니다. 그 순간 자식의 발전은 끝이니까요. 글의 발전이 거기서 멈춰 버리니까요. 더 많은 자랑을 하고싶어도 그만큼 키울 능력이 못되는 부모로 전락해 버리니까요.

'글쓰는 사람은 글로 말한다'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정말이지 다른 말이 필요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자랑을 하거나, 남에 대한 트집, 비난을 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본인의 발전 영역이 크게 줄어듭니다.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은 그 위치에 만족하기 때문에 자랑하는 것입니다. 만족하지 않는 사람은 그 다음의 성장을 보기 때문에 자랑할 틈이 없습니다. 좀 더 성장해서 자랑하고 싶죠. 여기서 말하는 자랑은 글 자체로서의 자랑이 아니라 주둥이로 자랑하는 것을 말합니다. 글이 행동이라면 주둥이는 말입니다. 그리고 남에 대한 비난, 남의 글에 대한 비판을 일삼는 분들은 상대의 감각과 문화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또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의미로 그것은 편협입니다. 범죄라고 할 수 있는 표절에 대한 손가락질이 아닌, 문화 그 자체에 대한 비난이라면 자신의 영역이 트여있지 못한 것을 증명하는 꼴입니다.

이우혁 선배님의 세 번째 글에 대해서는 적극 부정합니다. 작가의 인생은 글 한 편 딸랑 쓰고 인생 종치는 게 아닙니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인생입니다. 그것은 곧 공부이며 문학에 열중하는 인생입니다. 처음에 언급했듯 순수한 문학이란 건 없습니다. 있다면 '순수한 문학'이라는 허울 만빵의 좁은 틀을 만들어서 그 제약을 갖고 만들어진 창작물입니다. 창작의 영역 곳곳에 자물쇠를 걸어놓고 그 안에서 낑낑대는 우물안 개구리에게 높은 평점을 주고싶은 마음은 꿈에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를 비웃듯 역사조차 짧은 한국 판타지류 소설에 '문학'의 개념을 실어주신 분이 바로 이우혁님 본인이십니다. 일명 코묻은 돈 내밀어 구매하는 독자들을 위해 글을 쓰면서도 자료조사에 충실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분이 아니십니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임을 확신하는 것까진 좋습니다. 하지만 그걸 염두에 두고 미래에 자신이 앉을 자리를 미리 만들어두는 것은 아니신지 묻고 싶습니다. 궁극의 자리라는 것은 없습니다.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하는 그 순간의 글이 궁극의 글이고, 먼 훗날 더 뛰어난 실력과 노력으로 창작된 글은 그 시대의 궁극의 글일 뿐입니다. 내 실력이 더 좋아졌다고해서 과거의 내가 최선을 다해 썼던 글을 쓰레기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겁니다.

전 이것이 떳떳한 창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학이 대중문학입니다.(본의아니게 대중문학이 되어버린 안네의 글같은 경우도 있겠지만)

지금의 젊은 의식이 스스로를 깨닫지 못하고 취하는 행동에 대해 꾸지람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잘못도 아니고 실수도 아닙니다. 과정입니다.

옛날에 미치도록 즐겨 읽고 열광했던 작품을 향해 어느 순간 손가락질을 하며 쓰레기로 치부하는 경우는 없었습니까. 지금 당장 쓰레기라고 부르는 창작물이 있는데 시장에서는 잘 팔렸습니다. 이 소리는 이 작품을 즐겨읽는 독자층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먼 훗날에도 이 독자층이 계속 이러한 창작물에만 열광할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여기서 비롯되어 좀 더 다른 좀 더 자신을 만족시킬 창작물의 줄기를 따라갑니다.

나이 깨나 먹은 분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 중 하나죠.(물론 저도 나이 깨나 먹었지만...)

마징가Z나 로보트 태권V등이 화제에 오르면 향수에 취해 감탄사를 뱉는 세대가, 요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향해 유치뽕짝이라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시간을 빼버리면 작품성만으로는 요즘 것들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지금 유치뽕짝이라는 것에 열광하는 어린이들이 나중에 어른되면 지금의 저희가 열광하는 작품보다 훨씬 더 뛰어난 명작에 열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나라 판타지 무협계는 발전단계니까요.

그 때문에라도 전 어린나이에 자신을 작가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일찍부터 창작에 일생을 맡기는 분들이 많아야 제가 바라는 좋은 작품들 넘쳐나는 세상이 빨리 지나칠 테니까요.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우울한 생각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옛날.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녀석이 친구들에게 열심히 머릿속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운이 좋으면 그 이야기를 끝까지 재밌게 들어주는 친구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친구는 길고 긴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못하고 하품한다. 또는 핑계를 대고 녀석의 이야기에게서 도망친다.

그런 나날이 지속되던 어느날 세상이 변했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공간이 생겨버린 거다.

게시판에 내 이야기를 글로 적으면 그걸 끝까지 읽는다. 게다가 재밌다고 감상도 적고 심지어 남들한테 읽어보라는 추천도 한다. 가끔은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도록 지적까지 해주는 고마운 사람도 있다. 통칭 '독자'라고 불리는 이 사람들은 내가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쌩판 남이었다.

이건 이야기하는 녀석의 입장에서 인생의 혁명이었다.

게시판은 이야기하고싶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듣고싶은 사람들로 가득찬다. 모이고 또 모인다. 글은 연재되고 독자는 읽는다. 독자는 읽는 기쁨을 넘어서며 작가가 되기도 한다. 어제는 내 팬이었던 사람이 오늘은 작가가 되어 팬과 함께 즐기기도 한다.

작가는 그것이 즐겁다. 영원히 그 기쁨을 누리고 싶어졌다. 즐거운 공간과 현실을 연결하고 싶었다. 그 기회는 왔다. 출판이다. 즐거움 자체가 생활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기리에 연재된 글은 출판되었다. 독자들은 작가의 글을 모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구매한다. 그것이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길임을 알고 있다. 이런 생활만으로도 인생의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여긴 몇몇 작가들은 자신의 미래를 맡긴다.

어떤 작가들은 다른 판단을 한다. 읽힌 글보다 읽히지 않은 글이 더 많이 팔리는 것을 알게된다. 이미 읽은 글을 책으로 구매하지 않는 독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출판사는 연재된 분량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한다. 게시판에서 글을 읽은 독자가 아닌 또 다른 다수의 독자들이 게시판보다 책을 먼저 찾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출판사로서는 그게 더 많이 팔리는 방법임을 알고 있다.

작가는 출간된 부분의 연재분을 삭제한다. 연재글을 읽고 책을 사던 독자들 중 일부가 이러한 모습을 좋지 않게 본다. 연재 게시판의 순수성을 짓밟았다고 여긴다. 하지만 다수의 독자들은 출판사와 작가의 의도에 대해 어느 정도 타협한다.

그리고 출간계약된 이야기가 연재를 끝까지 마치지 않고 도중에 끊어지면 더 많이 팔린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연재게시판은 홍보의 역할에 큰 비중을 두게된다. 출판사의 방침을 기준으로 계약이 되고 있기에, 확실한 자기 의도를 보여주지 못한 작가들은 그 방침대로 연재를 도중에 마친다.

오랜 옛날부터 게시판의 글을 읽고 책도 구입하던 독자들 일부가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끝까지 연재한 뒤 출간하는 작가들도 있었다. 배신감의 대상에서 빠질 뿐 아니라 배신의 손가락질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가끔 그 특정 케이스의 모습에 죄의식을 느끼는 작가도 생긴다.

논란이 가중된다. 그러는 와중에 게시판의 수가 늘어난다. VT를 넘어서며 인터넷이 등장하고 수많은 사이트에 속한 수많은 게시판이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도 많아지고 독자도 많아지고 출판사도 많아진다. 출판사는 가장 많이 팔리는 방법을 고민하여 작가에게 요구한다. 그것은 게시판의 연재글을 즐기는 독자들 상당수가 싫어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책을 사야만 하는 방법이었으니까. 그래도 진행된다. 작가와 독자가 드디어 그 문제로 싸우기 시작한다.

연재란이 홍보를 위한 연재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출판사에게 컨택을 받기 위한 연재란으로서의 성격을 가질 정도로 변화한다. 연재하다가 도중에 끊고 삭제하는 것을 독자들도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는 시대가 된다. 자칫 실수로라도 상당수 분량을 연재하면 모 단체에게 연재량이 너무 많으니 주의하라는 편지도 받는 시대가 된다. 한 편으로는 돈을 줘야 연재글을 볼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진다.

처음 연재게시판에 글을 연재하고 그것을 재밌게 읽던 시절. 일명 '순수했던 시절'이라는 것은 사라졌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한 작가와 독자들은 그에 맞춰 새로운 시스템을 살아가고 있다. 회귀는 불가능하다. 일부 독자들은 이미 '불법파일'이라는 궁극의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일부 출판사들과 일부 작가들은 그를 넘어서는 시스템을 고민하며 창작하는 것이 인생을 끝까지 책임질 생활이 되도록 노력한다. 순수는 깨졌다.

컨택 받으려고 연재하는 작가. 홍보하려고 연재하는 작가. 연재 안하는 작가. 그냥 연재하는 작가. 이들이 현재 한 공간 한 시대에 살고 있다. 연재글 읽고도 책을 사는 독자. 연재글 읽지 못했기에 책을 사는 독자. 연재글 읽지 못해도 책 안사고 읽는 방법으로 읽는 독자. 이들이 현재 한 공간 한 시대에 살고 있다. 각각의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 모든 사람들은 '죄의식'을 느끼기도 하고, '당연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난 옛일 회상하며 '그 때가 좋았지'라고 말하는 걸 가급적 피한다. 처음엔 그렇게 말하는 행동 자체를 좋게보지 않아서라고 여겼는데, 아무래도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같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하게되면 자꾸 미련이 남는다. 어쩔 수 없다.

내 컴퓨터엔 나우누리 SF란, 만사동 Story란과 하이텔 Serial란의 모든 목록을 캡쳐한 텍스트 파일이 있다. 정리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 파일만큼은 여전히 지우지 않고 있다. 미련이 많다는 증거다.

난 글을 쓰면 연재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다. 막 손이 떨리면서 연재글로 편집하고 싶은 욕구와 필사적으로 싸우게 된다. 출간이 확정된 글일 경우, 특히 연재를 해서는 안될 글이 되어버린 경우에는 글 자체를 쓰기 싫을 정도로 연재중독증이 심하다. 덕분에 연재가 가능한 단편이나 중편, 또는 출간과 인연이 없을 글들을 마구 써버린다. 그리고 내 이름을 숨긴 채 나도 처음보는 생소한 연재 게시판에 확 올려버린다. 조회수 1은 기본이고, 10이 나오면 대박인 게시판에서 내 연재글을 보며 흐뭇함에 젖을 때가 많다. 때로는 내 글이 재밌다며 누군가 감상글을 올리면 마치 나우 SF란에 다시 돌아간 것처럼 행복해진다.

내가 만약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부자였다면, 난 영원히 작가가 못됐을 거다. 출간하지 않고 마냥 연재만 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이런 걸 보면 역시 난 아마츄어다. 솔직한 심정으로 프로라는 게 너무 싫다.

돈이 걸리면 글을 쓰기가 싫어지는 이 버릇을 고치지 않는 한, 언제고 난 서울역에서 신문지 덮고 잘 날이 오고야 말 것 같다.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9월 1일 오전 3시 25분

못참고 한 대 피러 간당. -ㅁ-/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이런 식의 포스팅을 올리는 거 싫어하는 편이니 덕분에 줄이거나 끊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