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 B님께서 활짝 웃으시며 말했다.
"용들의 전쟁을 1월 말까지 쓰세요."
난 대답했다.
"네."
이건 최종적으로 정리된 말이고, 그 중간 과정의 설법이 (누가 작가 아니랄까 봐) 대단히 다채로워서 말려들었다. 마치 삼면이 바다이며 북으로는 몇십만 대군이 둘러싼 한반도를 바다와 대군이 조금씩 포위하여 좁혀들어오는 화법이랄까? 어느 순간 나는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용들의 전쟁 작업에 착수했다.
그럼 뭐 해. 작정한다고 쓸 수 있었으면 진작 끝냈지. 여전히 글은 말린 상태고, 억지로 끌고 갔다가 더 말리는 결과만 생겼다.
하지만, 하면 된다. 인 건가!
내가 6권 도입부를 하나로 한정 짓고 있었음을 갑자기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기존의 원고와 전혀 다른 스토리가 떠올랐다. 초 압축 스토리... -_-
그래서 처음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오늘이 며칠?
B님이 두근두근 하시며 담배를 어쩌고저쩌고 하시는데 하나도 안 들려. 듣고 싶지 않아. A도 겁나 죽겠는데 B님까지 왜... 아, 그러고보니 우리 사무실에 이니셜이 C가 누구 있지? 혹시 체리핀님이 갑자기 사무실 쳐들어와서 원고하시지? 그러는 거 아닐까? -_-
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 밤에도 먹구름이 바람에 스치운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