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2일 수요일

어쩌면 호소, 어쩌면 선동.

웹상에서 글을 읽다보면 가끔 보이는 '누군가에 대한 잘못'이 있다. 그것이 손도 쓸 수 없는 극명한 잘못일 때도 있고, 때로 거짓이라는 약간의 양념이 버무려져 '잘못이 아닌 것이 잘못'이 되거나, '지적으로 끝날 잘못이 마녀사냥급 비난으로 밟혀져야 할 잘못'으로 바뀌기도 한다. 때로 극명하지 않은 잘못이 극명한 잘못이 되기도 하고, 뒤늦게 밝혀지는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여 '역관광'을 당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러한 경우는 앞서 언급한 '극명한 잘못들' 사이에 숨어서 기세를 타곤 한다.

 

게다가 이런 경우, 열에 아홉은 '둘 다 잘못한 경우인데 누가 선수쳤다.'일 때가 많다.

 

요즘 이런 느낌을 주는 글을 자주 보게 된다. 아니, 이것은 내 느낌에 그렇게 보일 뿐이지, 명확한 정보라고 할 수는 없다. 그저 '꼭 이렇게 밟혀야만 하는 일일까?'라는 느낌.

 

한 가지.

 

사람은 당황하는 순간에는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랜 경험이나 정신력 훈련으로 순간대처능력을 수련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은 이런 정신적 슈퍼맨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자신이 뭔가 잘못했을 때, 그것을 자신이 제일 먼저 깨닫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잘못을 깨달아도 남이 눈치채지 못하면 그냥 넘어간다. 이런 잘못은 묻힌다.

 

하지만, 남이 눈치채지 않은 게 아니라 모르는 척 해주는 경우가 더 많다. 아쉽게도 남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은 모른다. 또는 '나는 모르고 있다'고 자신을 속인다. 슬프게도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언제고 이 사람은 조낸 깨지거나 무리를 이탈하는 비극이 벌어진다.

 

이런 극단적 상황과 별개로...

 

자신이 뭔가 잘못했을 때, 남이 그것을 알고 지적한다면? 그것도 자신이 상상치도 못할 만큼 적나라하고 강력하게 지적한다면 어떻게 될까?

 

대부분은 당황한다. 그리고 다수는 그 순간에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다. 상대가 지적하는 수위가 강하면 강할수록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거짓말로 변명하고, 거짓말로 공격하고, 거짓말을 한 것이 또다시 잘못이 되어 그것을 수습하다가 반쯤 미친다. 이미 잘못을 사과하고 싶어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을 테니까.

 

그러니 누군가의 잘못을 보았을 때, 가급적 좋은 표현으로 지적하는 게 옳다.

 

는 개뿔. 그것도 아니다. 그 좋은 표현의 지적을 '내 잘못이 별거 아니구나.'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무척 많다. 이쯤 되면 딜레마지.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느 정도 충분히 몰아붙였으면 적정선에서 숨돌릴 틈은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는 극단적으로 가게 될 확률이 높다. 놀랍게도 정신적으로 대단히 대범하리라 여겼던 신해철씨가 이짝 났다. 그래! 가는 거야! 요즘 신해철씨가 이러고 산다. 나는 이것을 신해철씨 혼자만의 잘못이라고 보지 않는다. 여기까지 가도록 몰아붙인, 이제까지 아군처럼 대하던 신해철씨에게 숨겨진 적으로서의 본능을 꺼내게 한 사람들의 잘못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얻는 이득은 별로 없다. 아군 만드는 법은 잘 모르겠지만, 적군 줄이는 법은 잘 안다.(내가 적군 만드는 재주가 좀 있어서 말이지) 한 사람이 올곧게 선이거나 악인 경우는 거의 없다. 누구나 속에 선, 또는 악을 공유하고 있다. 그걸 어느 쪽에 더 비중있게 활용하느냐의 차이지. 그 이전까지 공감했던 신해철씨의 사상이 모두 다 거짓으로 점철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이와 별개로...(애초에 신해철씨 얘기 자체가 삼천포였다. -_-)

 

이오공감에서 글을 봤다. 나비효과의 작가 에센티라는 사람에 대한 얘기였는데, 난 그 글을 통해 나비효과라는 만화가 있고 에센티라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 사람 사이트에 갔다. 그리고 만화를 보기 시작했다.

 

웃대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ㅋㅋㅋㅋㅋ를 남발할 수 있는 사람이고, 보통 남자처럼 여자를 좋아하고, 인터넷에 익숙한 20대가 즐기는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이구나. 때로 익명으로 악플도 달 수 있는 사람. 때로 익명으로 잘못한 것을 지적할 수 있는 사람.

 

에센티라는 사람에게 이런 느낌을 받으며 만화를 읽다가 한 가지 내용이 눈에 띄었다.

 

http://www.essenti.net/bbs/zboard.php?id=04051919&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87

 

이 만화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작가님이랑 결혼하는 게 꿈이라던 중학생은 왜 메신저에 접속하지 않는 거죠?]

 

그리고 이글루스 이오공감에 오른 에센티 관련 글에 이런 내용이 있다.

 

[자기랑 너(A)랑 나이차이가 얼마나 나냐고, 11살차이라고 하니까 다짜고짜 결혼을 하자고 하더니]

 

여기 언급된 중학생 여자분이 동일인처럼 느껴지는데.

 

만약 그렇다면 저 만화를 그릴 때까지 에센티라는 작가는 자신이 여중생에게 한 말이 성추행이라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결혼이 다짜고짜 한 말은 아니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해당 만화의 내용에 따른 관점이고, 여중생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오공감에 오른 본문처럼 한쪽의 말만 본 것이다. 이 말이 옳은 것이 절대 아니라는 말이다.

 

어쨌건 한쪽의 말은 각각 있는데, 결과는 에센티라는 작가가 개 밟히고 있다. 보아하니 중간과정에 에센티의 변명이나 증거인멸 같은 것도 있었던 듯 하다. 이 증거인멸이나 변명은 앞서 얘기한 순간적인 판단 상실로 '변호'한다. 작가니까 작가 편 든다니 뭐니가 아니라, 이런 판단 상실의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이 다 가지고 있다. 여기서 작가 편을 든다면 한 가지 더 있긴 하다. 호의적으로 유명해진 사람은 그 유명세에 묶여서 판단력을 더 상실하는 편이다.

 

결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보기에...

 

다른 오유인과 거의 다를 게 없는 성향을 가진 어떤 사람이, 평소처럼 오유인으로 행동했다가 '유명인'이어서 밟혔다.

 

정도다. 작가니 탤런트니 가수니 유명하다고 해서 다 성인군자가 되는 건 아니니까. 그렇다고 악인에게까지 비난을 삼가면 곤란하겠지만, 저 정도는 '잘못인 걸 깨닫고 사과를 받아내는 정도'로 끝내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9년 4월 14일 화요일

와우 옛 캐릭

언제 키운 캐릭인지 기억도 안 나고...

 

레디 오스 성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