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8일 토요일

한숨을 쉬며...

난 언제쯤 아이스 커피 믹스를 찬물에 타서 먹을 수 있게 될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왜 1시만 넘으면...

딴 짓을 하고 싶어질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7일 금요일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

소년은 소녀의 동급생입니다. 같은 반이며 한 분단 너머 옆자리에 앉은 친구입니다.

소녀는 소년을 좋아합니다. 항상 웃고 떠들며, 때로는 싸우고 외면하는 일상 속 친구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세상 그 무엇보다 소년이 좋습니다.

학원 끝나고 교문을 나섰을 때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소녀의 엄마는 제사 때문에 집을 비웠으니 곧장 친척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소녀는 말했습니다.

너무 멀어요. 그냥 친구집에서 잘게요.

하지만 소녀의 몇몇 친구들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모두 다 사정이 안된다며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소녀는 소년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핸드폰이 악마의 죄악처럼 느껴졌지만, 소녀는 끝내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평소처럼 웃는 얼굴로 말했습니다.

큰집에서 제사지낸다고 엄마 아빠가 다 가버렸어. 문도 잠겨서 갈 데가 없는데 하루만 재워줄래?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 와.

소년은 자취생입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성적이 좋습니다. 소년의 집에 자주 놀러간 적은 있지만 이렇게 늦은 밤에 찾아가는 건 처음입니다. 언제나 소녀는 학원갈 시간이 되면 집을 나왔고, 소년은 그때마다 잘 가라는 인사와 함께 책상 앞에 앉습니다. 이 깊은 밤에 소년이 뭘 하는지 소녀는 짐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책을 펼치고 있을 겁니다.

네. 그랬습니다. 소년은 공부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도 소녀를 반기며 먹을 것을 챙겨줍니다. 평소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어서 편합니다. 이 방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했지만, 소년의 태도에 마음이 놓입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소년은 침대를 양보하고 비상용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합니다. 소녀는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습니다. 가끔 곁눈질하여 어둠 속 소년의 모습을 흘겼습니다. 소년은 자고 있습니다. 소녀는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소년과 소녀는 등교준비에 부산을 떱니다. 소년이 여러 번 농담을 하며 웃고, 소녀도 웃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웃음은 짧았습니다. 곧 굳은 얼굴이 됩니다. 아무리 밝은 표정으로 소년을 보려해도 저절로 굳는 얼굴을 막지 못합니다.

소녀는 우울했습니다. 이렇게 되리라 믿었기에 소년의 집을 찾아왔지만, 이렇게까지 평범한 하루가 되길 바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얼굴을 붉히는 소년을 한 번쯤 보고 싶었고, 밤잠 뒤척이는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고 싶었습니다. 어둠 깔린 좁은 방이 소녀를 의식하는 소년의 가슴뛰는 소리를 속삭여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소년에게 있어서 소녀는 친구일 뿐이었나 봅니다.

지워지지 않는 굳은 얼굴이 수업시간을 지루하게 만듭니다. 소녀는 초록색 칠판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개를 돌려 소년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 슬퍼질 것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마음의 방심을 틈타 소녀의 시선이 소년을 찾았습니다. 버릇이니까요. 그런 스스로가 미웠지만, 소녀는 어쩔 수 없이 소년의 모습을 응시했습니다. 자신은 소년에게서 영원히 친구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리움을 담고 바라봤습니다.

소년은 졸고 있었습니다. 소녀의 굳은 얼굴에 갑자기 미소가 번집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여기저기서 게시물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포스팅으로 끄적끄적... -ㅅ-;;

헉!

무려 2시간이나 칠랄레팔랄레했다! ;ㅁ;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옛날에 했던 말 중에...

고소건에 대해서.

대여점 문제를 거론하면서 확언했던 부분이 하나 있다.

'웹상에서의 불법파일 공유문제는 향후 10여년 이상은 해결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감안하고 시장변화를 고민하지 않는 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아아. 내 말이 틀렸다. 정말 엄청난 방법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

우리나라만 할 수 있는 궁극의 비법을 잊었다. 바퀴벌레조차 멸종시킬 수 있는 대한민국의 독특한 감성을...

'아저씨 아줌마들이여! 바퀴벌레가 정력에 좋대요!'

바퀴벌레 멸종.

'변호사님들! 불법스캔본이 돈이 된대요!'

...

정말 스캔본이 멸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지도 모르겠다. 심할 경우, 출판해서 번 돈보다 스캔본 잡아서 얻어낸 합의금이 더 많아질 지도.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스캔본 잡는 거 대행업체 등등에 맡긴 작가분은 담당 변호사를 직접 찾아가서 내역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합의금이 더 많다'라는 부분에 대해 '무슨 헛소리냐? 그런 수익같은 거 거의 없다'라고 답변하고 싶은 분이라면 꼭 확인해 봐라.

추잡2: 그러니 크라스갈드님께서 올린 포스팅에서처럼 불법파일 등록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 잡히지 않을 확률보다 잡힐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덧붙이자면, 합의가 되지 않았을 경우 '전과자'가 된다. 합의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다. 빨간 줄 찍. 게다가 휘긴경 말대로 작가는 개인적으로 고소를 취하할 경우 돈을 내야한다. 작가를 설득하지 말고 변호사를 설득해야 해결이 되는데, 변호사를 '금전적으로 손해보는 결과가 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있으려나...

자책하지 마!

커피 사건과 오전의 정전 사태(글 쓰던 중 건물 전체가 정전됐다. 세 줄 정도가 날아갔다. 친구들은 '세 줄이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너희들 말야... 내가 1년에 몇 줄 쓰는 지 알아?-자랑이 아냐-)를 괜히 엮어서 글이 잘 안된다는 핑계를 대고 이글루질.

실은 아까 쓰고 싶었다. 쓰는 순간 이 좋은 현실도피처에 만족하여 24시간 내내 칠랄레 팔랄레할까봐 참았다.

자. 칠랄레팔랄레.

너무 익숙하고 편하고 즐거워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생긴다. 뭐, 나도 그러고 살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자기 글 출판한 적 없는 사람에게, 그리고 출판하고 싶은 사람에게, 출판되면 자기 책 잘 팔리길 바라는 사람에게 하는 말.

제일 쉬운 방법을 알려주겠다.

"노세요."

이게 기본 조건이다. 놀아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잘 팔리는 글을 쓸 수가 없다. 만약 잘 팔렸다면 그것은 대단한 우연이며 로또 당첨이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만 구분하자.

'논다'와 '시간 때우기'는 전혀 다르다. 친구와 만나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것은 '논다'다. 다음날 그 친구와 만나서 같은 얘기 비슷한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것은 '시간 때우기'다. 게임을 해서 길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던전과 퀘스트에 열 올리는 건 '논다'다. 캐릭터를 키우며 옷을 입히고, 익숙해진 던전에서 템파밍에 힘쓰거나 기술숙련 노가다를 하는 건 '시간 때우기'다.

노는 것은 필요하지만, 시간 때우는 건 말 그대로 시간을 버리는 행위다. 이를 동일시할 경우, 노는 것에게조차 죄책감을 느끼며 '악의 축'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대중창작가에게 있어서 노는 것은 에너지원이다. 놀았기 때문에 대중창작을 할 수 있고, 많이 놀거나 노는 데 열중했기 때문에 재미있는 창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노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열심히 걱정하고 고민해야 재미있고 좋은 창작물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또 하나 구분하자.

될 성 싶은 나무는 고민을 하고, 떡잎부터 암담한 새싹은 걱정을 한다.

고민과 걱정은 전혀 다르다. 고민의 목적은 '하기 위해서'다. 걱정의 목적은 '하느냐 마느냐'다. 자신이 갈 길을 확실하게 정해놓고 취하는 행동은 어지간해서 마이나스 요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일단은 '한다'는 전제 하에 움직여라. 그게 도움이 된다.

자. 이제 알아보자.

재미있는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에게 묻는다. 잘 팔리는 책을 쓰는 사람에게 묻는다. 그 원천적 에너지가 어디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재미있는 글을 읽으며 놀았고, 재미있는 만화를 보며 놀았고, 재미있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사귀면서 놀았고, 듣고싶은 음악을 들으며 놀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놀았던 역사 속에 창작의 노력을 덧붙인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열심히 창작하다가 슬럼프에 빠진 작가에게 묻는다. 최근에 놀았는가 시간을 때웠는가.

이론만 따져보자.

10대에게 가장 잘 팔리는 글을 쓰기 위해서 제일 좋은 방법이 뭘까?

10대랑 놀면서 서로가 공통적인 재미를 느낀 뒤에, 자기가 재미있는 글을 쓰면 10대도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노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시간에 아무리 쫓겨도 노는 것에 소홀하면 안 된다. 그것은 당신의 에너지원이다. 노는 건 어디 쉬운 줄 아는가. 이 세상 최강의 적이 당신의 목을 끌어안고 있다. 귀차니즘은 당신이 죽을 때까지 곁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열정적으로 글에 매달리고, 이론에 빠삭하고, 어떤 글이 잘 팔리고, 어떤 글에 문제가 있고, 어떻게 써야 독자들이 좋아하는 지를 다 인지하고서도 출판사한테조차 '블라블라블라'의 가면을 쓴 '니 책 안 팔리지롱'이란 답을 듣는 사람은 한 번쯤 고민해라. 처절하게 글과 싸운답시고 노는 것에 소홀한 건 아닌지. 노는 것을 천민취급하며 코웃음쳤던 것은 아닌지.

근 몇 달 간 DC판갤과 무갤에 자주 갔다. 아직 적응하지 못했지만 거의 모든 게시물들을 읽고있다.(엄마 침공의 날에 붕가붕가 짤방 올린 게시물 클릭해서 걸리게 만든 레테님 만행은 지금도 잊지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공 쌓내게 생소하기 때문이고, 생소한 만큼 즐거워서다. 각종 신문 사이트나 논문 자료 받아서 읽고 청와대 사이트에 들어가 나라 돌아가는 사정들을 읽는 것보다, 판갤 무갤 아마츄어 모임의 연재글을 읽는 것이 내겐 더 도움이 된다. 이들의 재미에 빠져서 놀다보면 내가 쓰는 글에서도 같은 재미를 느낄 때가 많다.(그런데 나만 재밌... 쿠쏘!)

즐기는 것에 자책하지 말아라.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것은 즐기는 것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멍하게 시간을 흘려보낼 때 느끼는 공허같은 괴로움에 대해서는 여전히 좋은 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 대단히 큰 죄책감을 느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젠가 의미를 찾을 날이 오겠지.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9월 6일 목요일

분수에 맞게 살라는 뜻인가...

사무실에는 기본으로 다양한 커피들이 놓여져 있다. 하지만 난 버릇처럼 평소 마시던 커피믹스만을 즐겼다. 다른 커피들은 마시기 전까지의 과정들이 상당히 복잡하고 귀찮았던 이유도 있다.

조금 전에 눈에 띤 커피믹스 하나를 발견했다. 믹스! 그것만으로도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녀석은 아이스 커피믹스였다.

난 떨리는 손으로 그걸 쥐었다. 먹어도 될까? 음. 괜찮을 거야. 내 뱃속은 아무리 새로운 거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신선함이 느껴지는 푸른 봉지의 끄트머리를 가위로 자른 뒤, 컵에 뿌렸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물을 부었다.

스푼을 컵 안에 넣고 열심히 젓던 도중에 난 울고싶은 기분을 느꼈다.

뜨거운 물을 탔어. 아이스 커피에 김 나.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따가 다시 도전해야지. 커피 한 번 제대로 마시는 게 왜케 힘들어.

레디 오스 성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