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7일 월요일

근황

시리우스 공모전 심사를 맡으면서 아침 풀냄새 물씬 풍기는 글을 즐겁게 읽었다. 좀 부드럽게 살고자 독설을 가급적 줄이려 노력했지만, 심사평을 한 걸 보고서 여전히 혓바닥에 독이 맺혔음을 깨달았다.

 

글을 쓴다. 그리고 와우도 한다.

 

가슴에 뭔가 응어리지던 것이 점점 풀리면서 글도 수월하게 달려나간다. 예전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예전보다 더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진다. 어느새 바빠졌다. 움직이는 것이 즐거워졌다. 내가 나에게 내렸던 금제가 올가미는 아니었을까 되뇐다.

 

정작 마음 편히 와우를 하니까 오히려 적당하게 하게 된다. 하고 싶어 미칠 때는 24시간 풀가동을 하리라 마음 먹었는데 정작 자유로워지니 하루 두세 시간 하는 것이 고작이다. 낚싯대 떨궈놓고 책을 읽거나 접속 종료가 될 때까지 내버려둔채 글을 쓰는 경우가 더 많다. 내 근본은 역시 청개구리였던가?

 

재미있는 변화를 느꼈다. 근 며칠 간 불쾌할 만한 일을 몇 번 겪었다. 화가 나지 않았던 것은 둘째 치고, 그 일을 겪은 뒤 한참 지나고서야 그게 불쾌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웃음이 나온다. 즐거워졌다. 이것저것이.

 

좀 더 즐거운 글을 쓰고 싶고, 좀 더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 이것저것 제약에 빠지고 금제에 걸려 허덕대다가 가진 글조차 놓치는 것보다는 낫겠지.

 

생각해보니 난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잠시 잊고 지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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