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28일 토요일

귀뚜라미 보일러... 미친 거냐. -_-

가끔 이런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제품을 너무 튼튼하게 제작하여 반영구적으로 만들면 이후 신제품 구매에 문제가 생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제품을 약간 병신으로 제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좋은 제품 만들 수는 있지만, 그러면 회사가 돈을 못 버니까 일부러 나쁜 제품으로 만든다'라는 관점의 기업.

이런 기업이 상당히 많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런 거 다 음모론이지. 서로 경쟁하는 시대인데 이게 가능하려나.

이렇게 생각을 확장시키고 정리한다.

그런 의미에서...

http://www.asiailbo.co.kr/section/?fn=v&no=57331&cid=21020100&pg=1

이것 참 징하다. -_- 제품을 '약간 병신'이 아니라, 아예 불치병에 걸리게 만들어놓았다는 거잖아.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4월 26일 목요일

펜타곤

롱 롱 어고우. 쑥찜방에서 타이거가 담배피다 걸려 퇴학당한 그 시절.

결혼 기념일이라는 글이 완결되었다. 코스모스와 묵시강호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사살한 로맨스 소설(이라고?!)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다.

덕분에 오늘날의 비극이 벌어졌다. 나는 결혼 기념일의 차기작으로 무려 4타이틀의 글을 구상한 것이다. 한 녀석이 새끼를 넷이나 낳은 셈이다.

권신 - 권투를 빙자한 무협 소설. 아직도 쓰고 있다.

미대 입시생 - 입시 디자인 미술 전문 소설을 빙자한 로맨스릴러.

후한지 - 욕심부린 작가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 지 극명하게 보여준 케이스. 자료수집만 10년을 잡아먹고 1줄도 못썼다.

그리고 펜타곤.

이놈에 대해 뭐라고 평가해야 될지 난 모른다. 걍 싸이코 글.

원래는 결혼 기념일 이전에 만화로 구상해서 1회분 원고까지 완성했던 녀석이다. 텔넷을 통해 알게된 네 명의 싸이코들이 또 하나를 끌어들여서(멀쩡한 애지만 싸이코의 자질이 대단히 뛰어난...) 싸이코 오망성을 이룬다. 그리고 같은 대학을 다니면서 대학 내 모든 존재들을 싸이코로 만들어버린다는 내용이다.(구내 식당을 돌아다니던 도둑고양이마저 싸이코가 되는 에피소드도 있다)

꼭 끝까지 쓰고싶었던 글인데, 싸이코가 되는 과정들에 대해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진행 버벅 끝에 현재는 보류상태.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던 이야기라서 만화 스토리 작가로 활동할 때 이 녀석을 각색했다. 소년만화에 맞게.(과연? -_-)

그래서 나온 것이 싸이코 러쉬. 뱀프 1/2, 열풍 지킴이전기의 작가 박찬섭씨와 함께 작업했다.

















흑흑. 만화 스토리로 연중해버린 유일한 놈이다.(연재되던 잡지의 문제로 중도에 끊겼다.)

이건 대학시절이 아니라 고교시절이고, 펜타곤의 주인공 정일휘를 없애는대신 구미랑(2권 표지모델)이라는 애를 넣었다.

연재 종료 후 찬섭이의 제안에 따라 19금 만화로 내용을 이어갈 계획이었는데, 중간에 캔슬됐다.(콘티도 해놓았는데! ;ㅁ;) 만약 캔슬되지 않았다면 특정한 의미로 대단히 난폭한 만화가 됐을 듯.(뭐랄까... 사우스 파크의 느낌?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아 참. 등장인물 이름이라도... -_-

나가리: 펜타곤의 '문인식'역할이랄까. 대장격 존재.
조새끼: 펜타곤의 '이성우'역할. 실명은 '조물주가창조하신위대한내새끼'인데 이름이 너무 길어서 걍 조새끼라고 압축되어 불린다.
가시내: 펜타곤의 '장윤서'역할. 그나마 펜타곤에서의 내용과 가장 흡사한 성격, 취향을 이어받은 애다.
구미랑: 펜타곤의 '정일휘'대타. 인간인지 귀신인지 구미호인지 모르게 설정했다. 나도 얘 정체에 대한 고민이 안 끝났다.
고독기: 펜타곤의 '김희석'역할. 그대로 복제했다. 때려눕힌 애한테 키스하는 버릇만 빼고. -_-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신끼가 든 친구.

세수도 안 하고 이도 안 닦고 새벽 내내 원고를 했다. 얼굴에 기름끼 좔좔 흐르고 손도 땀에 젖은 게 말라붙고 말라붙어서 자연산 오일을 바른 손이 되고 말았다. 가장 심한 녀석은 역시 안경이었다. 모니터가 흐릿해서(모니터 자체의 능력 탓도 있지만) 안경을 벗어보니 무척 지저분했다. 이건 안경알을 닦는 것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었다. 안경테 부품 구석구석이 단백질로 인해 녹색이끼가 가득했다.

난 결정했다. 안경을 닦자.(안경알을 닦는 게 아니다!)

공구함을 뒤져보니 소형 드라이버 세트에서 한 개가 빈다. 그게 하필 안경테에 사용할 드라이버였다. 어쩔 수 없이 송곳처럼 작고 날카로운 초소형 드라이버로 안경을 분해했다. 그리고 부품 하나하나를 세면기로 가져가 닦기 시작했다.(이럴 때는 학교가 그립다. 금속공예실에 가면 알아서 닦아주는 놈이 있는데 ;ㅅ;) 그 김에 샤워도 했다. 아 개운해.

모두 깨끗하게 닦은 뒤, 다시 조립했다. 드라이버가 날카롭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합체했다.

새것처럼 깔끔한 안경의 모습에 만족했다. 안경을 쓰니 세상이 달라보인다! 세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밀하다! 하지만 몽환적이기도 했다! 왜 이러지?

오전에 약속이 있어서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없었다. 난 안경을 놔두고(컴 작업을 할 때만 사용하는 안경이다)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성화형, S가 어제 형 꿈을 꿨대. 글이 안돼서 괴로워하는 꿈이었다는데 괜찮아?"

난 호탕하게 웃으며 답했다.

"아냐! 오늘 새벽부터 이상하게 잘 되더라! 이대로만 나가도 원이 없겠어. 역시 S의 꿈은 반대인 것이야. 음하하하하!"

아. 이놈의 인기는 꿈에서까지 그칠 줄을 몰라. 난 실실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컴퓨터를 켜고 안경을 교체했다.

음. 역시 세상이 몽환적이다. 난 안경을 벗고 유심히 살펴보았다. 본다고 뭘 아나. 혹시나싶어서 안경을 뒤집어 꼈다.

역시나 안경알 좌우가 바뀌었다. -_-

난 다시 드라이버를 꺼내어 안경알 교환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드라이버 미끄덩!

손톱 사이에 박혔다! 우어어어어어!!!

제길. S의 예언을 귀담아들을 걸. 키보드 치는데 욱씬거린다. ㅠ_ㅠ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난 M인갑다. 배 아프면 안 아파질 때까지 폭식하고, 감기에 걸리면 냉수마찰하고... 손가락이 쑤시면 안 쑤실 때까지 이글루질하고...(응?)

2007년 4월 21일 토요일

어택광고

아주 오래 전. 내가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자, 잠깐! 그게 '아주 오래 전'인 건가!)에, 경제학 교수님께서 미국CF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한국엔 이런 식의 광고가 없지만, 미국에는 빈번합니다.  펩시 콜라 광고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한 손님이 수퍼에서 주문합니다. '코라콜라 있어요?'라고. 그러자 점원이 말합니다. '70년 스타일을 원하시나요 80년 스타일을 원하시나요?' 그러자 손님은 당황하여 '예?'하고 반문합니다. 다시 점원이 말합니다. '다이어트 코크로 드릴까요, 오리지널 코크로 드릴까요?' 손님은 점원에게 인상을 찌푸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뭐가 그렇게 복잡해요? 그냥 펩시로 주세요.' 이렇게 미국은 경쟁기업을 공격하는 광고가 일부 허용됩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학생들은 모두 웃었다. 내 경우도 '광고가 그런 식이면 재미는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과연 그러한 광고를 허용해 줄까라는 의구심이 일었다.

2007년 한국은 그러한 광고들이 제법 나온다. 게다가 나름대로의 수위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으로 X-Speed 인터넷 전용선 광고.

이 광고는 특정한 업체를 겨냥하지 않고 '인터넷 속도 느려?' '그럼 신고해.'라는 표어를 걸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타겟이 많지 않아서 어떤 업체를 노리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곧장 강력하게 반격을 가한 광고가 지하철에 나타났다.

'X같이 느린 인터넷! 메가패스로 바꿔라!'

저 X가 뭘 노리고 사용한 표현일까. 뻔하다. -_-

위 광고에 비하면 아주 가벼운 어택광고 또 한 개.

조인성과 고릴라군은 요즘 국제전화 광고모델로 활약한다.

최근 광고에 보면 모델처럼 무대에 서는 광고가 있는데, 그걸 아나운서가 중계한다.

아나운서의 중계 멘트에 이런 말이 있다.

'아~ 차감독. 머리 좀 아프겠어요.'

차범근 감독을 지칭한 말인데, 갑자기 이 멘트가 왜 튀어나왔을까.

차범근 감독과 싸이가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00700때문이다. 애초에 00700에서도 '집전화로 국제전화를 걸 때 아무번호나 누르려고하는 병'을 언급하며 '001을 누르려다 실패하는 싸이의 모습'을 잠깐 보여준다.

개인성향이지만 이런 애교스러운 어택광고는 재미있다! 이게 좀 더 심해지면 눈살을 찌푸리겠지만. ^^;;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4월 18일 수요일

루크 스카이워커의 뒷 이야기

개를 키웠다.

http://play.naver.com/ArticleRead.nhn?directoryno=1004&articleno=2007041813372924583

...

수박 겉 핥기

흥분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너도 나도 글 올리기 경쟁하는 시대가 열렸다. 하루 내 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량이 펑펑 쏟아지는 웹 사회다. 검색만 하면 글자 하나 틀리지 않는 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다양한 제목으로 펑펑펑펑펑 올라오고, 뭔가를 알고싶어서 웹 게시판들을 찾으면 같은 내용 골라내는 일이 제일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문제되지 않는다! 카멜레온! 인간은 적응한다.

모두가 웹 속독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까이꺼 대충 눈에 띄는 문장만 찾아 읽고 다음 궈궈!

카멜레온! 읽는 사람의 성향 변화를 간파한 작성자들도 잽싸게 적응했다.

같은 내용이라도 상관없다. 난 이걸 이렇게 해석해! 이 문장을 망막에 우선 캡춰해! 이렇게 친절한 나를 위해서라도 내 게시물을 읽어! 그리고 반응해!

음.

난 아직도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남들보다 좀 늦다.(그 남들이라는 것은 버스나 전동차에서 메일을 전송하는 사람이나, 노래가 듣고싶어서 핸드폰을 열어 캐논 변주곡을 연주하는 사람을 말한다)

마찬가지일까. 아직 저런 게시물에 대해서는 완전한 카멜레온이 되지 못했다. 나는 저런 성향에 대하여 '수박 겉 핥기'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나 또한 다수의 게시물에 대해서는 속독법으로 좌악 읽어버리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오해를 많이 한다. 하지만 같은 게시물을 다시 읽는 버릇이 그 오해를 지워주기도 한다.(더 다행인 것은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여러 가지 견해를 가진 인맥들이 많다는 점이다. 덕분에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의 사건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정보에 대한 게시물을 그다지 신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내 나름대로의 카멜레온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민감한 사항의 정보가 있으면, 기사보다는 그 정보의 원본을 찾아가는 버릇이 생겼다.(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기사가 있으면, 나는 언급된 전문을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사이트로 간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정보에 대해 내 의견을 피력할 용의가 있다면, 의견을 밝히기 이전에 정보를 명확히 받아들이는 것이 의무 아닐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이런 뜻밖의 반응이 있나.

관련글을 죽 둘러봤는데...

역시 미국! 우리 애를 대체 어떻게 키웠길래 그 모양이 됐냐!

라는 글이 없군. 놀라운걸...;;

2007년 4월 17일 화요일

제가페인 1기를 보고...

이건...

나같은 스토리를 쓰는 사람이 또 있었군. 잠시 공황상태...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4월 10일 화요일

티눈 사건

왼쪽 발에 티눈이 생겼다. 걸을 때 욱씬거리는 느낌을 자주 받았는데, 나이 때문이려니(-_-)하고 넘겼었다. 통증이 좀 더 심해진 며칠 전에서야 놈을 확인하고 티눈이 생겼음을 알게되었다.

벼르고 벼르다가 잠시 외출하면서 약국에 들렀다. 약국을 지나칠 때 불현듯 생각나지 않으면 티눈이 도태될 때까지 약을 사지 않을 게 뻔하다. 운이 좋았다.

난 약국에 들어가자마자 잠시 당황했다. 약사분이 여성이었는데 상당히 예쁘...다기보다 뇌쇄적이었다.(아니 정말로 저런 표현이 적당했다. 재즈바에서 샤론 스톤이 다리 꼰 채 앉아 담배 하나 물고 도전적 눈매로 나를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달까?)

난 순간적으로 약을 주문하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ㅁ-;;

하지만 우물거리다가 다시 몸을 돌려 나가는 것은 더욱 부끄러웠다. -_-;;;

난 결심했다. 뭐 그리 부끄러운 병이라고 말을 못하고 자빠졌냐, 레디야! 용기내어 말했다.

"치질약 주세요."

음? -_-

난 몸을 돌리는 약사분에게 급히 소리쳤다.

"아니, 티눈약요."

약사는 가볍게 고개를 돌려 날 힐끗 보며 "네."하더니

치질약과 티눈약을 둘 다 가져왔다. 난 괜한 고생을 시킨 약사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말했다.

"아뇨. 치질약은 아니고 무좀약만이에요."

음? -_-;;;;;;;;;;;;;;;;;

"무좀약요? 티눈약 아니고요?"

"예. 티눈약요. 죄송합니다."

요즘 잡생각이 많아지다보니 이런 감동적인 실수도 하는구나. 아, 진짜 쪽팔렸다. 크아아!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재미있게 창작을 하는 법 1

나. 재미있는 창작의 과정



ᄀ. 이야기


[창작의 시작은 ‘이야기’입니다.]


이와 다른 사항들도 있습니다만, 저로서는 분명한 ‘축’을 잡고 그에 따른 언급을 하게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대중적으로 재미있는 창작’에 대하여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부분이라서입니다. 여러 가지 견해를 한꺼번에 설명하여 혼란을 주는 것보다는 어느 하나를 뚜렷하게 인식하고, 차후에 영역을 넓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야기를 먼저 만들어야하는 이유는, 독자들이 가장 마음을 빼앗기는 부분이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느끼기에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여긴다면 그것이 창작물로 선택될 것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야기를 어떻게 포장하느냐’입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서 더 재미있을 수 있고, 재미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이야기에 대한 사항은 간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야기는 본인 외에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불가능하니까요. 그 후의 수정은 별개의 문제고요. ^^



ᄂ. 캐릭터


이야기를 포장하는 첫 번째 과정입니다.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을 진행할 존재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캐릭터입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캐릭터에는 ‘지문’도 포함됩니다.


‘서기 2002년 서울. 영등포 지하철’


첫 컷에 영등포 지하철 전경을 그려놓고 지문으로 위와 같이 적었을 경우, 그 지문을 언급한 존재 자체가 캐릭터가 되는 것입니다.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캐릭터에 대해 3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격, 성격, 특성입니다.


인격과 성격에 대해 혼동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인격과 성격은 다릅니다.


간단히 예를 들겠습니다.


한 소년이 빨간 신호등을 무시한 채 차도를 건너려고 했습니다. 그것을 본 두 명의 아저씨가 급히 달려가서 소년을 잡았습니다.


아저씨1: (크게 화를 내며) “네가 지금 죽으려고 환장한 거냐! 차들이 저렇게 쌩쌩 돌아다니잖아, 이 자식아!”


아저씨2: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험하잖아. 차들이 저렇게 쌩쌩 돌아다니는데 그러면 안 돼. 이제 조심해라.”


이 두 아저씨의 경우, 인격은 같은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둘 다 소년의 안전을 걱정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둘의 성격은 상반됩니다.


인격과 성격을 확실히 인지하시고, 그에 따라 캐릭터를 구성하시는 것이 이야기를 꾸미는 첫 단계입니다. 모든 캐릭터들에게 같은 성격과 인격을 부여하는 것은 재미가 없습니다.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가 철수였다.’


라는 글을 보는 것과 별반 차이 없습니다. 위 문장이 재미있으셨다면 당신은 변태십니다. -_-


1차 정리입니다.


[이야기를 만든 뒤, 제일 먼저 해야될 사항은 이야기 속 캐릭터를 다듬는 것이다.]


[캐릭터의 성격과 인격을 확실하게 구별해라.]


그 다음 과정은 특성입니다.


특성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능력’입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가. 뭘 할 수 있는가. 뭘 할 수 없는가 등등 캐릭터가 가지고있는 특별한 능력이 바로 특성입니다. 이 또한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 과정은 위 세 가지를 절대로 잊지 않는 것입니다.


캐릭터의 인격, 성격, 특성이 만들었다면, 그것은 바뀔 수 없습니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입니다. 그것은 이야기입니다.


[캐릭터의 인격, 성격, 특성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이야기뿐이다.]


편안한 자세로 누운 채 미소를 머금고 책을 읽던 김씨는 ‘현재 온화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주변에서 애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독서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때 김씨는 ‘현재 온화한 성격’에서 “시끄러! 다들 입을 다물고 급히 엎드려서 좌로 세 번 구른다! 실시!”라고 고함치는 ‘군인 성향의 거친 성격’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이야기로 인해 변화하는 성격의 예시입니다. 짐작하셨겠지만 너무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이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캐릭터의 인격, 성격, 특성을 바꾸기 위한 이야기는 무게가 같거나 비슷해야 한다.]


이것은 다른 말로 개연성입니다. 개연성에 대해서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을 때, 특별 부록으로 추가 언급을 하겠습니다.(문제는 이 강좌글에서 특별 부록이 진짜 중요한 이야기라는 사실! -_-;;)


캐릭터의 변화와 이야기의 비중이 같아야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 그 전에 먼저 저 얘기가 뭔 소리인지를 적겠습니다.


위의 예시에 언급된 김씨가 저 사건 이후로 다시는 ‘편안한 자세로 누운 채 미소를 머금고 책을 읽는 일’이 없었다면, 김씨의 캐릭터성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김씨의 성격이 영원히 바뀌기엔 ‘떠들던 아이들’이라는 이야기의 변화가 너무 약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시를 들자면


- 평소 말이 없는 강동원씨는 옆집에 새로 이사온 강호동씨에게 ‘조용한 분이시군요.’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후 강동원씨는 마을 최고의 수다쟁이가 되었다.


-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 설인마씨는 지하철 서울역에서 ‘죄를 지으면 지옥갑니다!’라고 외치는 종교인의 말을 듣자마자 회개하여 자수했다.


아예 코믹한 반전을 목적으로 이렇게 진행했다면 모를까, 이야기의 평소 진행을 이렇게 하시면 당신께 남는 독자들은 엽기를 즐기는 분들뿐입니다.


그러니 캐릭터에게 변화를 주는 사건을 만드실 때, 그 사건과 변화가 비슷한 무게를 줘야된다는 것을 인식하셔야 합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이 기본에서 서로의 무게를 조율하는 것이 바로 창작에서 반드시 필요한 ‘반전’입니다!


무게를 조율해보겠습니다.


김한동: [남. 45세. 170Cm 85Kg의 다소 뚱뚱한 체격. 중년의 평범한 마스크] (편안한 자세로 누운 채 미소를 머금고 책을 본다)
김연화: [여. 9세. 다소 마른 체격] (웃는 얼굴. 손에 쥔 철국자를 높게 치켜들며 고함) “고릉 도릉 두르릉~ 얼음광선!”
김연화: (국자 쥔 손을 앞으로 힘차게 ‘휙!’ 뻗으며) “받아랏!”
국자: (김연화의 손에서 벗어나 ‘슈욱!’ 날아간다)
김인호: [남. 11세. 다소 마른 체격] (TV앞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던 상황. 국자에 머리를 ‘빡!’ 맞고 머리가 기울어졌다)
김인호: (머리 기울어진 채 침묵) “…….”
국자: (김인호의 손에 ‘텁’ 쥐어진다)
김인호: (힘껏 국자를 던지는 과정. 과격하고 속도감 있게) “투수! 제3구!”
김한동: (미소를 머금고 책을 보는 모습) “…” (‘빠악!’소리가 난다) (김연화의 비명소리 “꺄악!”)
김한동: (여전히 책을 보는 모습. 하지만 미소는 지워졌다) (김연화의 고함소리 “오빠, 뭐야! 난 실수로 놓친 건데!”) (‘퍼칵!’소리와 김인호의 비명소리 “으헉!”)
김한동: (굳은 표정으로 곁눈질한다) “…….” (김인호의 목소리 “밟았… 어? 내 게임기를?”)
김한동: (열받은 듯 울그락불그락) “+” (김인호의 고함소리 “네가 미쳤구나?!”) (‘뻑!’하는 소음과 김연화의 비명소리 “꺄아아악!”)
김한동: (참을 수 없는 듯 눈을 부릅뜬다) “!” (김연화의 고함 “그렇다고 그걸로 때리냐!” 김인호의 비명 “아악! 어딜 물어!”
김한동: (일어선 상태. 군인같은 자세로 고함) “시끄러! 다들 입을 다물고 급히 엎드려서 좌로 세 번 구른다! 실시!”


위 예시에서 마지막 부분을 바꾸겠습니다.


김한동: (참을 수 없는 듯 눈을 부릅뜬다) “!” (김연화의 고함 “그렇다고 그걸로 때리냐!” 김인호의 비명 “아악! 어딜 물어!”
김한동: (일어선 상태. 웃는 얼굴. 커다란 화초-화분-를 든 채) “고릉 도릉 두르릉~ 얼음광선!” (김연화, 김인호: (서로 엉겨붙은 채 김한동을 보며 기겁) “헉!” “아, 아빠! 살려주세요!”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온화한 상태의 아빠가 자식에게 살인가능 무기를 치켜든다는 것은 개연성에 어긋납니다. 하지만 저것을 던질 리 없다는 일반적인 상황을 다음 배경으로 깔아둔 상태이기 때문에 저러한 과장이 반전으로 사용될 수 있는 거죠.(그렇다고 “내가 아무렴 이걸 던지겠냐, 그러니 떠들지 말아라.”라는 다음 컷까지 만들어버리면 만화로서의 재미는 심해 깊숙이 가라앉습니다. -_-)


정리하겠습니다.


[이야기가 만들어졌으면 이야기 속 캐릭터를 제일 먼저 정리한다.]

[캐릭터의 정리라는 것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인격, 성격, 특성’을 확실하게 결정짓는 것이다.]

[이야기의 변화에 따른 캐릭터의 변화가 비슷한 무게중심을 가져서 개연성을 잃지 않는다.]

[창작의 재미인 ‘반전’을 위해서 무게중심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한다.]


현재까지 ‘이야기 만들기->캐릭터 정리’까지 적었습니다. 2회에 다음 과정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 특별 부록: 개연성


개연성이라는 것은 창작에 있어서 큰 몫을 담당합니다. 개연성의 의미는 간단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


라는 말을 독자들이 수긍하게 만드는 창작의 성격입니다.


개연성이 필요한 이유를 적겠습니다.


국내 TV드라마의 소재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뭘까요?


불륜입니다. 드라마의 역사가 참 길기도 하지만, 여전히 불륜이라는 소재는 커다란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드라마의 시청자 중 상당수가 주부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부들의 입장에서 가장 자극적인 소재는 가정파괴입니다. 그리고 가정파괴에서 제일 위험하다고 여기는 요소가 불륜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부들이 불륜을 크게 의식하는 것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현실 가능한(또는 체감적으로 가까운)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주부들은 불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에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창작에 넣어보겠습니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쉽게 몰입하는 방법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체감적 이해입니다. 그것을 너무 벗어나게 되면 몰입도가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쉽게 말해서 ‘재미’를 잃습니다.


개연성을 크게 파괴하는 창작물을 예로 들어봤자 결론은 같습니다. 그러한 창작물들의 대부분은 애초에 시작부터 개연성 파괴가 일반적인 세상을 꺼내놓기 때문입니다.(현재 시대의 입장으로 개연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작품 내 세상에서의 개연성입니다.)


그러니 창작을 하실 때, 그 창작 속 세상에서 개연성을 파괴하여 독자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피하셔야 합니다. 단, 재미를 위한(같은 말로 반전을 위한) 개연성의 의도적인 파괴는 다릅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재미있는 창작을 하는 법 (서)

재미있는 창작을 하는 법

★ 먼저 적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만화 스토리를 쓰는 법’이라는 것에 대하여 배우는 분들의 입장이 2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만화 스토리를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말 그대로 만화 스토리라는 것을 쓰는 법에 대한 궁금증이죠. 이러한 경우라면, 책 3-4권 분량을 쓰고 100시간 동안 신나게 떠들어댈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편합니다. ^^


하지만… -_-


학생들 중 10에 9명은 ‘만화 스토리를 쓰는 법’이라는 놈에게서 다른 걸 원합니다.


그것은 ‘재미있는 스토리를 쓰는 법’입니다. 어떻게 하면 남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고 ‘와! 재미있다!’라고 감탄하게 만들 수 있을까! 그런 방법이 있다면 배우고 싶어!


이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거의 다입니다.(첫 번째가 목표인 분들은 만화 자체에 발을 막 들여놓으려고 폼을 잡기 위해 심호흡을 하는 분일 가능성 99%!)


저로서도 두 번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만화 스토리를 쓰는 법(첫 번째)’이야 하다 보면 됩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쓰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본인의 만화가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전 욕심이 많아서 ‘저 사람의 만화 스토리 강좌로 배웠어!’라고 말씀하신 분의 작품이 재미없으면 괴로움을 느낍니다. 심할 땐 성질납니다. ᅲ_ᅮ


이 글 자체가 ‘부천만화정보센터’에서 주관하는 ‘주부만화 예술대학 강좌’를 위해 작성되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먼저 적겠습니다.


처음 이 일을 맡게되었을 때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예전 강좌 때처럼 그저 몇몇의 중요부분이나 연출의 처리 등을 언급하고 창작의 요소, 독자에 대한 이해 등등을 설명하여 끝까지 갈 것인가. 아니면…


욕심을 부릴 것인가. -_-;;


무려 몇 년 간 방구석에 틀어박혀 글만 쓰다보니 대화라는 것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로지 글로써 나를 표현했죠. 그런 주제에 욕심을 부려버렸습니다. 그것도 강좌 첫 날 1시간 전에 마음의 결정을 내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와! 제 생전 누구 앞에서 그렇게 버벅거려보긴 처음이었습니다.(저 원래 말 잘합니다. -_-)


강의를 위해 준비했던 원고들을 고요히 묻어버리고, 전 말했습니다.


“글을 재미있게 쓰기 위한 방법은 ‘다독, 다작, 다상량’입니다.”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전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것? 없습니다. 감동하십시오. 여러분은 지금 6회 12시간에 걸친 강의 내용을 단 3초 짜리로 압축하신 대단한 강사님을 뵙고 말았습니다.(그 강사는 지금도 머리를 쥐어뜯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또 한 번 욕심을 부리는 겁니다.


강좌 시간에는 주로 이야기 관련의 실습으로 진행(연출 관련의 직접적 도움)할 것이며, 글을 ‘재미있게’ 쓰는 방법 관련의 모든 것들은 글로 표현하겠습니다. 정말로 ‘재미있게 쓰는 법’을 말과 글로써 ‘습득’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할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시작합니다.



가. 창작의 기본


ᄀ. 나는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


창작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입니다. 다른 이유는 절대 없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느니, 내 자신이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라느니의 이유 이전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이것입니다.


[재미있으니까]

[즐거우니까]


‘창작을 즐긴다’ 속에는 ‘독자와의 공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작품을 감상했을 때 재미를 느끼는 것을 ‘즐기기 위함’입니다.


ᄂ. 창작이 괴롭다.


창작의 시작은 즐겁습니다. 하지만 일정 시간동안 창작과정을 겪을 때 급작스러운 괴로움을 느낍니다. 쉽게 말해서 힘이 듭니다.

그런데 재밌어서 한다? 슬슬 자네에게 사기삘이 나는걸? -_-;


마찬가지입니다. 재밌어서 하는 겁니다.(우기는 거 아닙니다)


제가 지금 말하고 있는 내용은 [창작의 마음가짐]입니다.


집안일 힘드시죠? 먹고살기 위해 집안일 하시고 자식 낳았으니까 어쩔 수 없어서 키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까’ 뭔가를 한다고 여기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아닙니다. 재밌어서 하시는 겁니다.(네. 우기는 겁니다 -_-)


본인이 집안일을 하는 이유, 그리고 자식을 키우는 이유는 그 이후 파생되는 결과 때문입니다. 본인이 그 일을 하기 때문에 가족들이 시간적 여유를 얻고 그 여유만큼의 결과를 얻습니다. 본인이 자식을 키우며 고생스러운 일들을 하기 때문에, 자식들이 그 도움을 통하여 소득을 얻습니다. 그 결과물을 보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에 고생하시는 겁니다.(그러한 소득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는 분은 절대로 그 일 안 합니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보고 있다면 끝까지 하려고 들죠.)


창작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작의 과정이 힘들어도 그 이후의 결과를 즐기고싶기 때문에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이 창작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고 있어야 멈추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저 쉬운 부분까지만 손을 대고 어려워지기 시작한다고 손을 뺀다면, 재미있는 창작은 나오기 어렵습니다.]


ᄀ과 ᄂ으로 구분했지만, 둘은 같은 내용입니다. 정리하자면


[내가 창작하는 이유는 즐기기 위해서다]


[창작의 즐거움은 창작하는 과정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결과물과 독자들과의 교류를 즐기기 위해서가 큰 몫이 되기도 한다.]


입니다. 이 마음가짐을 놓치고 자신도 모르게 ‘의무감’이라 여기게되면 ‘재미’를 잃는 수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창작’은 창작하는 것으로 해낼 수 없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듯, ‘다독, 다작, 다상량’이 모두 모여야 재미있는 창작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겁니다.


자신이 창작에 몸을 담았을 때에도 ‘다른 창작물을 접하는 것(독서, TV시청, 대화 등등의 문화적 교류)’과 ‘생각에 빠지는 것’을 게을리 하시면 안됩니다. 재미있게 창작하는 자의 진정한 의무는 이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강좌에 들어가겠습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출판사 사이트

과거에는 출판사의 사이트가 책 홍보로 일관, 또는 자사의 서적에 해당하는 독자들의 게시공간 등을 마련하는 것에 그쳤다.

이후 출판사의 사이트는 인터넷 유저들의 창작사이트 활동이 일반화되면서부터 같은 형식의 창작공간(사이트 내에 창작물을 연재할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결합시켰다. 하나의 창작사이트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형태가 크게 변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그레이드'라는 느낌의 변화가 있었다. 이는 조아라의 초기 시스템이 큰 호응을 얻고, 고무림(현 문피아)의 시스템이 좋은 평을 얻었던 상황에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그 다음 과정은 E-Book으로서의 연동이다. 출판시장과 웹시장을 병행하고, 웹사이트에서의 연재가 직접적 수익을 창출하도록 구상된 과정이다. 현재까지 이러한 과정을 거친 출판사 사이트는 '없거나 내가 모를 정도로 적다'. 들은 얘기는 있지만 충분하게 활성화된 출판사 사이트는 아직 본 적 없다.

이 글을 쓴 이유는 그 다음의 과정 때문이다.

오프라인의 출판시장 자체가 불안정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더 나아질 상황이라고 여기기 어려운) 상태다. 이 상태는 오랜 시간 지속되었고, 그로 인하여 대중창작계열 출판사들의 기획 자체가 소극적이 되었다. 한 때 공중파 방송에서 서적을 판매하기 위한 CF가 나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기가 막힐 정도로 축소된 거다.(요즘은 공중파 광고보다 몇 배는 더 싸게 먹히는 케이블 광고에서조차 책선전은 안한다) 대중창작계열의 서적이기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초기 판타지 소설의 경우 천만원에 육박하는(또는 넘어가는) 광고를 했다. 시장의 축소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이러한 광고 투자는 사라지고 있다.

광고를 언급한 이유는 '투자'라는 개념 때문이다. 불확실하거나 성공이라는 결과물에 대한 믿음의 부재(잘 팔려도 그게 그거라는 상황 인식)때문에 투자 자체가 불필요한 시점이 되어 있었다. 이러한 오프라인의 기획운영이 온라인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출판사의 대형투자는 오직 하나. 네임드 작가를 섭외할 때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구조의 출판사 사이트가 만들어질 수 없다.

이상적인 사이트란 뭘까?

그것은 가장 많은 유저(독자와 작가)들이 접속하는 사이트다.

그러한 사이트의 형태를 알기 위해서는 현재 인터넷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접속율을 가진 사이트가 어떤 유형의 사이트인가. 어떤 사이트가 가장 대형 사이트인가.

야후, 네이버, 엠파스, 한미르, 구글 등의 '검색 사이트'다. 어떠한 사이트를 지나치기 위해 제일 먼저 가야만 하는 '문'과 같은 곳이다. 나는 창작 사이트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위의 검색 사이트들이 모든 영역의 인터넷 사이트를 담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렇지는 않다. 그저 위 사이트들이 최대한 다양한 분류로 영역을 확장시켰고, 여타의 업체들이 분류별 검색 사이트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의 창작사이트는 '문'이 없는 것과 같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 '문'을 갖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없을 것이다.

물론 자체적으로 검색엔진을 갖는게 쉬울 리 없다. 돈 무쟈게 깨질 것이다. 그래도 어떠한 출판사가 그것을 갖게되는 순간, 다른 출판사들은 따라가지 않을 수가 없다. 돈은 어차피 같이 깨진다. 어디 그 뿐인가. '있을 때 잘 하기'만 하면, 처음 만들어진 문이 가장 큰 인기를 얻을 것이다. 이는 레인코트를 '바바리코트'라 부르고 구급밴드를 '대일밴드'라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내 창작관련 사이트의 게시물을 한번에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질 경우, 열혈 독자들의 인터넷 시작페이지는 뭐가 될 것인가. 내 생각에는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는 '허황된 이야기'라고 본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4월 7일 토요일

감동적인 만화 한 편

네이버에서 방금 본 작품인데 무척 감동적인 결말이었다. ;ㅅ;

눈물이 앞을 가린다. ㅠ_ㅠ

http://comicmall.naver.com/challengeDetail.do?boardSeq=35026&order=&category=&searchType=&keyword=&pageNo=1

레디 오스 성화 불펌

생체 모니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진정한 탱크주의 모니터를 쓰고 있었다. 1998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던 이 모니터는 무려 10년이 지나도록 (담배빵을 제외한) 흠집 하나 나지 않고, 고장도 없었다. 기가 막힐 정도로 튼튼한 모니터였다.

하지만 완평 모니터가 아니었다. ㅠ_ㅜ

몇 달 전 모군이 새 모니터를 샀다며 내게 자신이 쓰던 완평 모니터를 선물했다. 기뻐하며 내 탱크를 구석에 치워버리고 그것을 설치했다.

모군의 모니터는 문제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시시때때로 모니터 화면 전체가 푸른색 막에 쌓인 것처럼 색채변환이 이루어지는 문제였다.

처음엔 모니터를 사정없이 두들겨 패고 뒤흔들고 난리쳤다. 하지만 요령이 생기다보니 미세하게 살짝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정상이 될 때가 있음을 알았다.(물론 항상 미세하길 바라는 섬세한 모니터는 아니었다)

얼마 전부터 이 모니터가 갑자기 반항을 멈췄다. 난 녀석이 우리 집안에 적응했다 판단하고 기특하게 여겼다.

그러다 며칠 전에 또 다시 반항을 시작한다. -_-

그리고...

변색된 모니터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닫으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_-;;;;

모니터는 책상과 합체된 것이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4월 6일 금요일

최근에...

누군가가 옛 포스팅에 간단한 댓글을 다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비아그라 광고 사이트나 포르노 사이트로 연결되는 댓글들이다.(댓글은 모두 영어다 -_-)

이글루스도 글로벌화가 되어가는 구나. -_-

미안하지만 그런 댓글들에 대해서는 아직 쇄국정책이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2007년 4월 4일 수요일

개방에 관하여

아직 FTA체결 내역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항을 알지 못한다. 5-6월 내로 모든 사항들을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했으니 그 때 가서 몇 자 적을 지도 모르겠다.

그저 내가 느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쓴다.

한일합방.

이거 개방 잘못해서 나라 망한 케이스다. 뭘 잘못했냐고?

쇄국 개방 콤보가 잘못이었다. 국민들의 문화에 대한 인식이 최저 상태일 때 급개방을 해서 결국 나라가 망하는 결과를 얻은 거다. 이런 케이스는 아프리카에서 더 볼 수 있다. 새로운 문물의 화려한 매력에 빠져서 급개방을 했다가 식민지가 되어버린 나라들이 제법 있다.

이러한 케이스를 한반도에 맞춰보자.

만약 FTA라는 개방정책으로 인해 나라가 망한다면

그건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다. 북한이 남한과 당장 통일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저들의 오랜 쇄국 정책으로 인해 경제 정치등 여러 방면에서 개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게 있다.

여기에 맞물려 개방 거부(또는 쇄국) 관련의 맹점이 하나 있다.

독재가 아니면 쇄국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재 남한은 개방된 상태다. 문제는 이 개방상태가 그림자 개방이라는 데 있다. 흥선대원군 시절에 그늘진 움막 안에서 천주교를 전파하던 선교사, 그리고 신도들처럼. 행여나 들킬까 주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신교육을 받았던 야학생들처럼 대한민국 국민들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불법적 방향으로 문화를 습득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공공연한(당연한) 정의라고 착각하기에 이르렀다.

대통령 조낸 지랄같다고 욕을 해도 두 발 뻗고 편안하게 잠잘 수 있는 시대를 만들었으면 개방이 다음 수순이라는 건 당연하다. 독재와 대단히 상반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던 정책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FTA는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사항이었다.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한 상황에서 진행했느냐다.

나는 다음이 문제라고 생각할 뿐, 이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정확한 내역을 확인해야 알 수 있겠지만, 이번 협상이 아주 한쪽으로 치우쳐진 최악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100%라는 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이 '100%'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가 100%의 이득을 얻길 바라는 사람이 있었다면 꿈깨라. 아직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팬티스타킹 코스튬으로 변신하는 걸 못봤다. 우린 현실에서 살고있으며, 그 현실이라는 것은 FTA협상에서 51%의 이득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확률이 51% 이상임을 확신하고 체결했느냐이다.(물론 후자의 퍼센테이지는 70%이상이기를 바란다)

위에서 언급했듯 문제는 다음이다. 단순하게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이용해 먹느냐에 대한 문제가 FTA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될 것이다.

이규형씨의 창작품 중 '헝그리 베스트5'에서 이런 단어가 나온다.

'천국 훈련'

현재까지 내가 인식하고 있는 FTA협상 결과는 위 단어로 압축할 수 있었다. 천국훈련은 지옥훈련과 정반대의 단어다. 지옥훈련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훈련이지만, 천국훈련은 부족한 부분 냅두고 뛰어난 부분을 더 강화시키는 훈련이다. 경제적으로 상당한 우위에 있는 부분 쪽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협상을 조율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FTA협상 결과는 어쩔 수 없이 이득이 된다. 성장그래프는 등차가 아니라 등비수열이기 때문이다. 취약한 부분의 성장률보다 강화된 부분의 성장률이 더 높은 건 어쩔 수 없잖은가. 그렇기 때문에 정부측에서는 '이득을 보았다'며 당당할 수 있는 것이고, 국민측에서는 시위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협상은 총체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얻었고, 국민들은 죽어나니까.(아직 모든 협상결과를 뚜렷하게 알지 못해서 이게 진실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남은 문제는 취약한 부분에 대한 정책적 방향이다. 과거 김영삼이 저지른 농촌뒷수습정책형 대삽질을 한다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다. 반짝 아이디어 콜로 밀어붙이는 병신짓은 최대한 억제하고,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 운영으로 농촌및 기타 취약부분 지원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런 이유로 성장세에 들어선 기업-특히 FTA협상으로 유리한 결과를 얻은 기업-들은 그만한 보상을 해야된다. 이들이 타 기업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건 협상의 연장선이지 뒷수습 어쩌고저쩌고가 아니다.

말 그대로 주사위는 던져졌다. 100% 확률을 바라보다가 패를 던질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100배 낫다. 과거가 잘났네 못났네 따지는 동안 현재와 미래는 반드시 못난다.

다만 그 현재를 잘 꾸미기 위해서 과거를 알아야 한다는 게 다를 뿐이다. 최대한 빨리 FTA협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그에 대한 대처를 했으면 좋겠다.

의약협상으로 모든 제약업체들이 병원을 찾아가 어둠 속에서 '의약의 우정이 급작스레 돈독해지는' 감동적 연출을 창출하는 꼴은 보고싶지 않다.(우리나라는 어둠속 거래에 대한 법률적 대처는 있어도 정책적 대처가 없어서 참 문제다. -_-) 고생해서 대학원까지 마친 학생들을 구멍가게같은 약국 하나 차려서 여생을 마치게 할 게 아니라, 지금 이 때 최대한 불러들여서 신약개발에 힘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초보적 견해를 제시해본다.(제약에 대해 내가 뭘 알아야말이지. -_-)

문화에 대해서는...

까놓고 말해서 개방이 낫다. 개방 반대 계속하면 발전되는 건 후루나궈궈다.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