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8일 수요일

수박 겉 핥기

흥분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너도 나도 글 올리기 경쟁하는 시대가 열렸다. 하루 내 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량이 펑펑 쏟아지는 웹 사회다. 검색만 하면 글자 하나 틀리지 않는 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다양한 제목으로 펑펑펑펑펑 올라오고, 뭔가를 알고싶어서 웹 게시판들을 찾으면 같은 내용 골라내는 일이 제일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문제되지 않는다! 카멜레온! 인간은 적응한다.

모두가 웹 속독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까이꺼 대충 눈에 띄는 문장만 찾아 읽고 다음 궈궈!

카멜레온! 읽는 사람의 성향 변화를 간파한 작성자들도 잽싸게 적응했다.

같은 내용이라도 상관없다. 난 이걸 이렇게 해석해! 이 문장을 망막에 우선 캡춰해! 이렇게 친절한 나를 위해서라도 내 게시물을 읽어! 그리고 반응해!

음.

난 아직도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남들보다 좀 늦다.(그 남들이라는 것은 버스나 전동차에서 메일을 전송하는 사람이나, 노래가 듣고싶어서 핸드폰을 열어 캐논 변주곡을 연주하는 사람을 말한다)

마찬가지일까. 아직 저런 게시물에 대해서는 완전한 카멜레온이 되지 못했다. 나는 저런 성향에 대하여 '수박 겉 핥기'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나 또한 다수의 게시물에 대해서는 속독법으로 좌악 읽어버리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오해를 많이 한다. 하지만 같은 게시물을 다시 읽는 버릇이 그 오해를 지워주기도 한다.(더 다행인 것은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여러 가지 견해를 가진 인맥들이 많다는 점이다. 덕분에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의 사건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정보에 대한 게시물을 그다지 신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내 나름대로의 카멜레온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민감한 사항의 정보가 있으면, 기사보다는 그 정보의 원본을 찾아가는 버릇이 생겼다.(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기사가 있으면, 나는 언급된 전문을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사이트로 간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정보에 대해 내 의견을 피력할 용의가 있다면, 의견을 밝히기 이전에 정보를 명확히 받아들이는 것이 의무 아닐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2개:

  1. 아직도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세대는 아니야......너랑나랑 동갑이란 말야........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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