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5일 금요일

또 잡상

1. 살면서 무척 궁금하게 여기던 한 가지 의문이 있다.

한국전쟁 때, 대체 사람들은 정신상태가 어떻게 됐기에 동족끼리 그렇게 찔러 죽이고 쏴 죽였을까. 같은 동네 사람, 어제까지만 해도 술자리에서 허허 웃던 사람들이 울고 불며 죽창 들이댄 이유가 뭘까. 그러고 싶었을까?

근데 이젠 이해가 가!

사회주의라는 사상이 대단한 게 아니었다. 삶이 그것을 대단하게 만든 것이다.

지금 이명박 욕하는 사람들은 그 때 말로 사회주의자다. 권력과 부가 상위계층으로 결집되고, 뻔히 눈에 보이는 데도 거침없이 힘을 축적하는 모습을 보라. 욕하고 싶지 아니한가. 난 가끔 쳐 죽이고 싶다.

보릿고개 넘어가지 못해 자식 부모 죽어가던 그 시절엔 오죽했을까. 사회주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저 잘 사는 놈들 것 좀 빼앗을 수 있는 세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눈 시뻘개져서 총칼 들고 지주 죽이고 재산 빼앗았고, 반대되는 사람 입장에서 보기에 그 모습은 미친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남한은 '미친놈'을 싫어하던 이들의 나라니까 당연히 빨갱이하면 치를 떤다. 이웃사촌 찔러 죽이는 미친놈 사상을 누가 이해해 주겠는가. 그나마 세상을 객관적으로 봤다는 얘기다.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쳐 죽이는 건 좀 아니다.'라고 생각한 거지. 나도 그것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약탈(내 눈이 사회주의 모드가 된 것인지 이제는 이렇게 보인다)을 거침없이 자행하는 꼴을 보면, 죽창 들고 고함지를 사람이 언제고 나타날 것도 같다. 저들이 잘 살아서 문제가 아니라, 더 잘 살기 위해서 남이 살 기회를 막거나 남의 것을 멋대로 자기 것으로 가져가는(그래서 약탈이지) 행위가 문제기 때문이다.

나 복잡한 거 싫으니까 간단히 말해서 내가 보는 지금 변화는 '땅값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땅 사고 팔고, 회사 키우고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주식 사고 팔고, 그 모든 걸 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 안했다라고 말하게 할 수 있게 된 세상'처럼 보인다.

이거 언제까지 가려나. 이러다 정말 누가 죽창 들까 무섭다. -_-

아... 정치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2. 중국 네티즌이 한국인에 대한 반감을 점점 더 크게 가진다. 한국이 대단히 호전적이며 더러운 민족이고 비겁한 종족이라는 거다.

이 중국인들이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까. 대체 한국인이 무슨 짓을 했기에!

이 중국인들은 네티즌이니 컴퓨터가 있겠지. 인터넷도 되겠지.

그래. 얘들은 와우랑 리니지를 하는 거다. 오죽 뒤치기를 당했으면 이렇게 화가 났을까.


3. 본의 아니게 원고 다 지우고 새로 쓴다. 1년 넘게 원고를 보내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다. 7권 완결로 예상하고 쓰던 용들의 전쟁을 6권 완결로 내야 한다. 근 1주일 간 열심히 고민했는데 연출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완결에만 집중하면 될 것도 같다. 애초에 줄거리만 1권 분량이 넘었던 글을 2권으로 압축한다는 것 자체가 삽질이란 생각이 들었다. 6권 완결 얘기를 들었을 때, 며칠 간은 용두사미가 되건 말건 내용 다 바꿔서 후딱 완결할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잘 하면 작가 인생 쫑치겠다 싶어서 생각 접었다. 5권까지 읽은 독자가 눈 부릅뜨고 살아있는데 그 무슨... -_-;; 할 만큼은 해 보겠다. 빨리 완결해서 5년 후 리메이크 연재를 해야지.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6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