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5일 토요일

극비사항

음. 뭐 다들 알고있는 얘기다. 때문에 내가 이렇게 까발리는 것에 대해 모두들 큰 충격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그분이 말씀하신 엄청난 피해가 뭔지 궁금해서 이렇게 까발려 본다. 어쩌면 오늘 이후로 난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르겠다.

모두 다 알면서 쉬쉬하고 있겠지만, 난 여느 누구와 마찬가지로 무림고수다. 정확히 643년전 검 하나로 강호를 휩쓸었던 혈해검제가 내 정체다. 뜻한 바가 있어 우화등선하려고 160년 가량 폐관수련을 했는데 어느 날 운이 없어 주화입마에 빠져 죽었다.

그 때 그분이 나타나서 제안했다.

"네 기억 그대로 지닌 채 다른 자의 모습으로 환생시켜 주겠다. 그 때가 과거가 될 지 미래가 될 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나 네가 이대로 죽는 것보다는 나으리라. 하겠느냐?"

난 한다고 했다. 곧 그분이 말했다.

"그럼 조건이 있다. 주변 어느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밝히면 안된다. 그렇게 할 경우, 네게 엄청난 피해가 올 것이다. 그럴 만한 낌새조차 보이지 않아야 한다. 완벽하게 평범한 존재인양 행동하는 것이 네가 할 일이다."

나는 조건에 응하기로 약속했다. 그 때였다. 내가 그 비밀을 알게된 것은. 그분은 다 끝났지만 한 명이 빈다고 한탄하셨다. 무슨 말인지를 물었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간을 넘나들면서 모든 무림 고수들을 이렇게 환생시켰다. 이제 네가 마지막 환생이 되었으니, 향후 5천년 동안의 모든 인간들은 다 무림고수가 기억을 가진 채 환생하여 주변을 속이는 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묘하게 한 명 분이 어긋나는 구나. 무림고수가 한 명이 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런 거지. 한 명만 무림고수의 환생자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다. 뭐... 이쯤되면 그 사람이 비범한 존재라고 봐야 옳겠지만."

그렇다. 내가 마지막 환생자이기 때문에 그 비밀을 알게된 것이다. 자. 궁금하다. 무림고수의 환생자가 아닌 그 한 명이 누굴까? 지구상에 있기는 있을 텐데.

내가 이 사실 까발려서 다들 놀랐을 거다. 나중에 술자리에서 만나면 전생의 별호가 뭐였는지 통성명이나 좀 했으면 좋겠다. 엄청난 피해라는 것에 지레 겁먹어서 '내가 그 한 명이야!'라고 구라치지 말고.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9개:

  1. 우하하하하 그럼 제가 바로 그 비범한 인간이겠..(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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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화산의 매로옹梅路翁이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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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련// 당신이 매로옹이셨소? 기억나오. 내 옆에서 "다음 구결은? 응? 다음 구결은? 응? 다음 구결은? 응? 다음 구결은?"이라고 계속 쫑알댔던 그 매로옹! 댁 때문에 주화입마 걸렸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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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본좌는 독왕(讀王)이니라.

    후배는 천기를 누설한 죄로 본좌의 성명절기 채근신공(採根神功), 오타지적수(誤打指摘手), 오류수정권(誤謬修正拳)을 맛 보게 될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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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 피해라는 거, 설마, 연중의 늪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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