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9일 토요일

커그 게시판 논쟁에 대한 개인적 견해

커그 게시판 내에 특별한 논쟁이 없을 때 이 포스팅을 올리고 싶었는데, 최근에는 그럴 기회를 잡지 못했다.(게시판 논쟁도 잦은 편이었고 나도 바빴으니까. -_-;;) 괜히 이런 포스팅을 올렸다가 커그의 게시판에서 벌어지는 아무 논쟁 하나랑 칵 엮일까 봐 걱정이다. 특정 논쟁하고는 전혀 관련없는 포스팅이니 오해 금지다.

누군가, 또는 어떤 표현에 대한 악감정이 생기는 순간부터 그 악감정을 글로 표현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커그 게시판에서는. 커그는 그러한 글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지에서는 잡다하게 여러 종류를 나열했지만, 결론은 그것이다. 글로 누군가의 기분을 '의도적으로' 상하게 만들지 말라는 얘기다.

길 건너편에 있는 누군가가 땅바닥에 가래침을 뱉는 경범죄를 저질렀다고해서 무단횡단까지 하며 그 사람 멱살을 잡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 땅바닥이 자기 소유의 물건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길이니까. 정 땅바닥이 소중하다면 무단횡단을 하지 말고 다른 정당한 방법을 써서 멱살을 잡아라. 메일 주소를 알려줘서 메시지를 통하는 방법이란 것도 있다.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고, 길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할 뿐이지.

어떤 사람은 논쟁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며 커그 내 규칙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길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거기에 신호등까지 달았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설치한 사람이 길에 대한 과거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또는 길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횡단보도는 설치되었고 신호등은 달렸다.

그게 불편하면 다른 길을 찾아가야 한다. 불편하다고해서 횡단보도를 지우고 신호등을 뽀사버리면 관리자 입장에서는 나쁜 사람처럼 보인다. 지우고 뽀사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옳다 그르다는 기준이 있다. 상대방의 옳고 그름을 향해 '옳다, 그르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상대방의 옳고 그름에 대한 자신의 평가는 '좋다, 싫다'다. 지가 옳고 그르다는데 왜 네가 어거지로 바꾸려 하는가.

논쟁의 상당수를 보면 '나는 너를 알고있는데 무지함이 살짝 보인다. 그러니 나를 따르라.'는 투가 많다. 어떠한 주제를 놓고 논쟁을 하면서 '너'와 '내'가 개입되어 있으면 제대로 된 논쟁이 아니다. 그건 개싸움이다. 논쟁은 오로지 주제 그 자체만을 두고 진행되어야 발전성이 있다.

막말하자면 단 며칠의 시간조차 참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놈의 논쟁이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숙고한 뒤 상대에게 공식적인 대화를 청하여 이야기 하는 방법을 외면하는 이유가 뭘까.

1. 대중한테 나 잘났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2. 이리저리 돌아가는 과정의 지겨움을 참기 싫어서.(쉽게 말해 욱해서)
3. 걍 -_-
4. 말싸움이 재밌어서, 또는 상대를 열받게 하는 게 재밌어서, 또는 나의 희망이 스톤고사드->김완섭->조갑제의 인생을 착실하게 밟아가는 것이라서.

참 안 좋은 예시만 달았는데, 제3자 입장에서는 정말로 저렇게 보인다. 아무리 화려한 달변을 해도 이 원숙한(썅-_-) 눈시깔로는 저토록 비관적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나말고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다.

어찌되었건 커그 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규칙 중 하나가 '논쟁 금지'다. 논쟁 싫어서 게시판 떠난 사람들의 모임이니까 말이다. 그만큼의 비중을 가진 규칙이 대체 몇개나 되기에 그거 못지키고 꼭 소란을 피울까.

참. 그리고 파벌 형성에 대해 한 마디.

마천루 사이트가 그래서 망했지롱.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10개:

  1. 역시 연륜이 묻어나는 글이군요. 음음음... 제가 생각하기에는 커그에서 논쟁 일어나는 이유 1순위는 1번 같아요. 그리고 몇몇 평소에도 자기과시를 위해 사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고(다만 직접 거론했다간 제가 묻힌다는 것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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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유령이라서 그런지(...) 파벌이 있는지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있긴 있는가봐요? 그런데 왜 논쟁이 필요하다는 건지 그걸 모르겠어요. 필요하다면 토론이 필요하지, 왜 논쟁이 필요하다는 걸까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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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근데 그것도 파벌로 불릴 수 있나요;ㅁ;(우린 아무짓도 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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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emiel// 엥? -ㅁ-;;



    특정 파벌을 얘기한 게 아녜요!(이, 이런 예상치 못한...;;;)



    휘긴경 트랙백엔 아이부끄러워서 아무 답도 못했지만, 레미냥에겐 답을!



    제가 알기로 현재 커그에는 파벌이 없어요. 파벌이라는 건 사람들이 모여 집단을 이룬 뒤, 그 후에 어떠한 상대에게 배타적 견해를 갖고 행동하면서부터거든요.



    가능성은 점칠 수 있겠죠. 처음에는 그저 재미를 위해 모인 곳인데, 그것이 이슈화되면서 관심이 집중될 때부터 일부의 문제가 발생하는 광경은 타 사이트에서 본 적 있어요.



    관심이 집중되는 과정에서 그것이 주역과 조연으로 인식받기 시작하고, 자신을 조연이라 생각했던 일부 사람들이 주연급에 오르고 싶어 어떻게든 거기에 참여하려고 노력하죠. 당연히 그 사람들은 참여가 되는 순간부터 스스로를 주연의 일부라고 착각하게 되고요.(이 주역이라는 것에 들어가고 싶어서 자신의 인생을 뻥쳐서까지 관심받으려고 노력하는 뜻밖의 다크호스도 등장하죠. -_-)



    혼자서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주연의 권좌에 올랐다고 생각했던 일부 사람들은 사이트의 흐름에서조차 주연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사이트의 운영 자체에 관여하는 일도 벌어지죠. 이 과정에서 생기는 배타적 행동이 결국 '파벌'을 탄생시키고요. 커그에서는 이런 일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전 커그의 운영방침에서 '될 성 싶은 나무는 싹을 조진다'를 무척 존중하고 있어요. 게시판의 싸움이 심화되어 누군가 떠나거나 사이트 자체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죠. 그래도 커그는 싸움을 막아요. 어떠한 모임이 파벌이 될지 안될지 누구도 모르죠. 그래도 커그는 모임을 막아요. 라는 견해예요. 파벌이 만들어지면 좋지 않다는 걸 짧게 설명하는 바람에 오해가 생긴 겁니닷!(단문의 비극이죠. -_-)



    결과적으로 커그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이잖아요. 전 잘되면 나이스 주의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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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레디옹//그렇군요!그럼 우린 아무것도 아닌거예요! (아자) 너무나도 답플을 정성껏 써주셔서 참 ;;뭐라 감사의 말씀을;;(꾸벅꾸벅) 그나저나...아린경은 괨파이어가 아니구 멍파이어예요-ㅇㅅㅇ/(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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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얼마전에 커그 게시판에 운영자가 잠깐 자리를 뜬 사이에 몇가지 견해들이 싸움으로 번져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다른사람을 무시하고 그 사람에게 사과까지 받아내는 사람을 봤는데...

    참 더럽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하지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도 싸움을 거는(낚시성) 것도 있는데 그런 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결론적으로는 감정을 먼저 드러낸 사람이 잘못이지만, 원인제공자도 잘못이 없는건 아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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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레디.....마천루 사이트는 귀차니즘으로 인한 업데이트 중단으로 망한거여.....자위하지맛!!!(버럭)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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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요즘 뭐하시는데 안 보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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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이상하게 바쁜 레디! ;ㅅ;(이것으로 모든 답글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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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밤을 샜는데도 잠이 확깨는 글이었습니다. 스크랩해서 파일로 저장하겠습니다. 이 포스팅 1년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통용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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