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소수 독자의 고집

보장부수? 그거 최저생계비인데요?

주변에 시끄러운 일도 있고, 마감도 있어서 시간을 쪼개야 할 상황이지만, 몇 자 적는다. 트랙백한 포스팅에 대하여 적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 달린 덧글과 관련한 내용이 많을 것이다.

일단, 나는 보장부수 반댈세.

여기까지는 덧글을 남긴 일부 독자와 어깨동무를 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도 불러야겠지만, 근거가 다르다.

나는 보장부수가 신인작가에게 해가 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거다. 출판사 관점에서 작가군은 잘 나가는 작가군이 있고, 적당하게 나가는 작가군이 있고, 손해는 보지 않는 작가군이 있고, 손해 보는 작가군이 있고, 어떨지 알 수 없는 신인작가군이 있다.

최악으로 봐도 남궁훈님은 손해는 보지 않는 작가군 이상의 위치에 있는 분이다. 여기까지는 보장부수의 덕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보장부수라는 말이 나타나면서부터 출판사의 작가 컨택에 변동이 있었다. 무엇이든 과도기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대여점 등장시기에는 대중 출판계가 급작스레 호황(갑자기 생긴 대여점이 일시에 책을 사들이는 시점을 말한다.)을 맞았다가 팍 무너졌다. 서점시장의 형성기에는 대여시장이 급격한 불황에 빠졌다.(서점시장이 자리를 잡을 즈음에는 대여시장도 활성화된다는 것이 내 평소 지론이니 이건 이거대로 넘어가자. 이것까지 얘기하면 길다.)

마찬가지로 보장부수로 인한 컨택의 초기 변화는 '대대적인 작가 영입 시대'였다. 많은 작가와 많은 글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이는 과도기적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작가를 영입하는 기준선이 높아졌다. 안 팔릴 것 같은 작가라도 컨택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오히려 기존에 데리고 있던 신인작가조차 내치는(과거에는 투자의 관점으로 계속 책을 출간했다.) 상황이 되었다. 시장이 불황인 탓도 있지만, 작가 영입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보장부수로 인해 높아진 탓도 있다.

요즘 출판사들은 신인 작가에게 거의 눈도 돌리지 않는다. 웹상에서 눈에 띄게 호평받는 작품이 아닌 이상, 대부분 출판사에게 외면당할 것이다.

작가 어렵다. 그것이 보장부수로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돈은 다른 죽작가와 신인작가에게 줄 기회를 빼앗는 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덧글에 남긴 독자분의 말씀처럼 출판사가 그 비용을 독자에게 뜯어내지는 않는다. -_-

인세로 인하여 책값에 변동이 있다는 사고는 북미쪽 사고다. 우리나라에서 그랬다면 진작 이문열 책은 권당 3만원이 넘어야 하고 똑같은 책인데도 작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야 했다. 우리나라 출판계의 서적은 작가군에 한해서 의료보험 처럼 사회주의 방식을 따른다. 책값을 정하는 건 책의 질이나 시장의 변동이지 작가와 출판사 간 관계는 조금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또 하나 꼭 말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다.

자기가 보기에 요즘 글이 너무 저질이라면서 이런 작가 다 사라져야 한다느니 도태되어야 한다느니 말씀하시는 분을 봤다. 아니, 최근에 참 많이 보인다. 그런 분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꺼낸다.

당신들이 보라고 쓴 글 아니다. 읽기 싫으면 읽지 말고 읽지 않았으면 그 입 다물라.

이런 주장을 펼치면서 만약 '노벨 평의회에서 반지의 제왕과 얼음과 불의 노래는 저급 소설이어서 노벨상을 줄 수 없다.' 라고 말하거나, 국내 순문학계에서 '드래곤 라자는 문학계의 질을 떨어뜨린 졸작.'이라는 말을 하면 거품 물고 길길이 뛰지는 않을까 싶다.

근처 어린이집에 가서 듄이나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을 읽는 애 있나 찾아봐라. 랜덤으로 여중생 백 명 잡아서 그 앞에 늑대의 유혹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플라이 미 투 더 문을 놓고 어느 것을 읽는지 확인해봐라.

다른 세상을 자기 세상과 섞어서 손가락질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다. 그렇게 된 이유는 서점시장이 대여시장에게 흡수되어 서점시장이란 것 자체가 사라져서다. 서점시장이 대여시장에게 흡수된거지 대여시장이 서점시장에게 흡수된 게 아니다. 없어진 서점시장의 논리를 왜 대여시장에게 대입하며 손가락질 하는가. 당신의 시장은 지금 막 생기는 중이다.

가끔 이런 사람이 보인다.(독자만의 얘기가 아니다) 세상 어떤 작가도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만족시키지 못한 일부 독자에게 욕을 먹었다고 연재를 접느니 절필을 하느니 네가 글을 써보라느니 화 내는 작가를 접한 사람 많을 거다. 그럼 묵묵하게 읽던 다른 독자들은 뭐가 돼? 같은 논리다. 당신이 그토록 욕 하는 작가의 글을 재밌게 읽은 독자는 뭐가 돼? 애초에 당신을 위한 글이 아니다. 그를 대신할 다른 글을 읽을 거면서. 아니면 게임을 하거나 연애를 할 거면서. 만약, 돈을 날리더라도 대여시장의 책을 구해 읽는다면 이유가 뭔가? 출판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서점시장의 도래를 위한 작가를, 서점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글을 찾는 목적이 아닌 건가?

좋은 작품은 어디서 구했는지부터 묻자.

이우혁님이나 이영도님, 김경진님처럼 처음부터 서점라인으로 뛰어들 역량을 갖춘 작가가 또 누가 있지? 전민희님의 글은 어디서 읽었고, 민소영님의 글은 어디서 읽었으며, 오트슨님이 서점시장으로 뛰어들기 전에 얼마나 많은 대여시장 출판사가 입질을 했는지 알고나 있는가? 독자가 왜 그런 것까지 신경써야 하냐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신경쓰게 하지는 말란 말이다.

당신들은 비틀즈에게 모짜르트의 곡을 요구하는 일부 집단의 논리와 같은 논리를 펼치고 있는 거다. 시장이 다르다. 시장이 다르다고. 시장이 다르다는 말을 몇 번 얘기해야 알아 먹겠는가. 대여시장에서 대여시장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하여 서점시장을 바라보지 않을 것 같은가? 그 때를 위해 살아남으려 노력하는 건 시장 잃은 독자의 욕까지 감수해야 할 의무도 포함되어 있는 건가? 시장을 왜 잃었는데? 작가가 시장을 버렸냐? 냄비주의에 입각하여 한탕 해본답시고 서점시장을 대여시장에 몰아넣은 사람이 작가냐? 어떤 작가도 자기 작품이 서점에 깔리기를 바라지 대여점에 깔리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만한 가치가 되도록 인생을 투자하는 사람이 작가다. 대중창작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목표가 뭔지 아는가? 많은 독자가 재미있어 하는 글을 쓰는 거다. 이중에 독자 성향을 따르는 사람이 있고, 눈요기가 되는 것만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으며, 독자를 이끌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고, 앞으로 무엇이 이슈가 될 건지 연구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방법론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그 행동 자체가 가진 목적을 지적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심지어 그것이 글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장사꾼 기질의 집필자라 해도 그 사람을 예로 들어 작가 다수를 욕하는 독자도 있다. 장사꾼은 다수가 아니다. 당신의 눈에 차지 않는 글을 썼다고 다 장사꾼이 아니란 말이다.

작가가 당신을 위하여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 세상에는 당신과 다른 글을 글로 즐기는, 묵묵히 시장의 변화를 바라보며 그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글을 찾는 독자가 더 많다. 작가는 그러한 독자를 위해 글을 쓴다.

그저 책을 많이 샀다고하여 독자가 아니다. 작가에게는 자기 글을 알아주는 사람이 독자이며 그를 위해 좀 더 재미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자기 글을 알아주지도 않는 사람이 비난의 화살을 쏜다면 길 가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뺨 맞는 기분일 거다.

내가 보기에 레벨 업했다고 쪼렙 PK하는 게이머처럼 보인다. 자기도 초딩 때는 철권1 하며 즐거워했을 거면서 문방구 앞 작은 게임기에서 철권2하는 애들에게 그딴 게임한다고 구박하고 문구점 주인에게 좋은 게임 다 놔두고 왜 이따위 허접한 게임기를 두었냐며 불평하고 있어.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48개:

  1. 회 먹으러 가자. 라고 해물 알레르기 환자에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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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글창은손이놀아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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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태그를 보면 이 글의 목적을 알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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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오, 공감하면서 보다가 태그가 눈에 띄이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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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런데 얼마전 KOG완결났다고 기뻐하는 독자들이 많던데 저는 이해가 안가더군요.

    생계의 위험(저도 작가분에게 흙먹으면서 글 쓰라고는 안합니다.)이나 건강상의

    문제, 출판사 문제 등으로 출판 중단되는 것도 아닌데 완결에 이렇게 기뻐하다니

    애널 석킹도 아니고...



    뭐 레디오스님은 독자를 위해서 글을 쓰는 분이 아니니 이런말을 할 수 있는거죠.



    그런데 예를 들어서 현대자동차에서 신차가 나왔는데 이게 100KM만 달리니

    엔진이 망가져서 폐차 해야하는게 10대중 6대여서 현대자동차에 항의하니

    "그저 차를을 샀다고하여 차주가 아니다. 현대 자동차에게는 자기 차를 알아

    주는 사람이 차주이며 그를 위해 좀 더 성능좋은 차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고 답변한다면 다들 썅욕을 해대겠죠.



    작가라고 표현은 하지만 "생산자"인 것은 바뀌지 않는데 "소비자"에게

    "산다고 해서 소비지가 아니다!!" "우리제품 에넌 서킹하는 사람만 소비자

    이며 소비자에게만 상품평을 받는다"고 하시면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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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공급자 중심의 논리 전개 쩌네요. 누구 읽으라고 쓰는 글 아니라녀:D 자기 이름 걸고 돈 받아 먹어가면서 글 썼으면 정당한 금전 댓가를 지불했다는 전제하 개나 소나 당신에게 비꼴 권리가 있는 독자죠.



    레디오스 씨에게 딱히 꼬집어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 누구는 작가들 편할 때만 자본주의 운운이고 이럴 때는 작가주의를 코에 걸던데 그거 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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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욕하고 자신의 글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독자가 아니라는 말씀은 틀리지 않을까요? 정당한 소비자가 하는 말은 그게 설마 귀가 썩을 정도의 욕이라도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물론 정당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고소ㄱㄱ)그리고 상황에 대한 비유가 이상합니다;;

    자기가 산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욕한다고 그걸 기분 나빠하시는 게 아니라고 믿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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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세상의 모든 평론가들을 애들 문방구에 와서 놀고 있는 고딩 취급하신 것 같아서 좀 불편하네요ㅠㅠ 소위 '대여점용 작가'들을 비난하는 독자들을 겨냥하고 쓰신 것 같은데, 맥락을 명확히 해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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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이거 마감 불가 덧글러시군요. 차후에 달겠습니다.(토돌님 덧글에 대한 마감일도 지났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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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좋은글이네요. 읽지는 않았ㅈ않고 잘 읽었습니다. 비틀즈에게 오케스트라... 비유가 쏙 들어옵니다. 헌데 전체적인 논지전개가 좀 엉성해서 오해할 소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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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난 어차피 듣보잡 레디오스씨가 쓴 소설 하나도 안 읽어봤으니까 괜찮음



    앞으로도 독자들이 무시할 소설 많이 써서 먹고 사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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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정직하고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욕을 먹는군요. 작품도 안 읽고 어떻게 무시할 수가 있습니까? 씁쓸하군요. 모쪼록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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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차암... 레디 씨 맘도 이해는 하겠는데 이떡밥은 뭘 어떻게 해도 욕을 처먹게 되있는 떡밥이니 이런글을 쓴것부터가 실수요.



    거기다 당신이 이런 일갈을 외칠 자격은 없다고 보는데? 아무리 환경탓을 해도 그 길고긴 작가생활동안 겨우 완결 하나 낸 중고신인 아니오? 난 왜 당신이 네임드인지 이해를 할수가 없어.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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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역시 아는 사람은 다들 태그에 주목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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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몇달전부터 도서밸리에 알파벳 두개짜리 악플러가 계속 출몰하는데 동일인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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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잘은 모르지만 장르시장이란데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계속 들어오던 터라 어렴풋이 짐작만하고 있어요. 그런데 독자들끼리, 작가들끼리, 독자와 작가가 의견을 내놓으며 언쟁하는 것을 이글루스에서 보게 되면 착잡하네요....

    그이유는 오로지 한가지인데요, 책 읽을 때 생각납니다.ㅠㅠ 난 좋아서 책을 보는데 어렵다 어렵다 하니까 적선하는 기분이 들고 내가 이렇게 책을 사서 보는데 아직도 어려우신가보네ㅠㅠ 이런 기분이... 최저 생계비라는 말까지 나오다니ㅠㅠ

    작가분들이 이렇게 처절하게 현실적이라니ㅠㅠ

    약간 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감되는 기분..

    시장이 다르다는 말도 이해가 안갔는데 독자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취향이 다르다는 건가요? 다소 반발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작가분들끼리 하는 이야기라 독자인 저로선 좀 찝찝하네요. 업계 분들끼리 하는 이야기니 그냥 제가 이런 글 안보는 게 낫겠죠?^^; 독자로서 책을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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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형... 차분하게... 마음 가라 앉히시고... 마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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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덧글이 뭐가이래 많습니까<< 정말 아직은 모르는 게 많아 이해할 수 없는 글...

    하며 읽었는데, 태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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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이 논리대로라면 지금의 대여점용 판소들은 중, 고딩 외의 사람들이 평가, 아니 언급할 가치나 필요조차 없는 글이라는 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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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확실히 급하게 슥 읽는 사람이 많은 요즘이라 말을 차분히 정리해서 잘 설명하면 아마 뻘플중 반은 사라질지도...





    근데 리플을 보고 있으면



    어느 블로그에 '남고의 80프로는 게이다!'라는 네이버 지식인의 답변을 캡처해서 주인장이 ㅋㅋㅋㅋㅋ 거리면서 폭소하고 웃는데 밑에 댓글로



    '이 #!@#!@#!$남고의 80프로가 게이라는게 말이 되냐 이 등신같은 놈아?'



    라고 쓰며 주인장과 투닥대던 사람이 떠오릅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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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상당히 분노하신듯 느껴지지만..좋은 글이군요.

    힘내시고 마감 잘 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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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아 거참 잘난 사람들 많네. 양판소 싫으면 그냥 무시해. 그럼 되잖아? 왜 끄집어 내서 짓밟고 난리야?



    그런 식으로 까자면 돈값 못하는 게 양판소 뿐인가?



    보지도 말고 까지도 말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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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이글루스 아이디가 없어서 그냥 네이버 블로그 링크해놨습니다.

    이 앞에 길게 리플 썼습니다만 왠지 너무 사납게 쓴 거 같아서 삭제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해산물'과 '농산물'에 비유하셨는데 레디오스님께서는 현재 시장에서 '대여시장의 소설'과 '서점시장의 소설'이 해산물과 농산물처럼 명확하게 다른 거라고 생각하시는 지 묻고 싶습니다. 독자들이 표지만보고 이 소설이 '대여시장의 소설', '서점시장의 소설'인가를 알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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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전반부에 대해선 관심이 없습니다. 공급자의 문제이니까요. 수요자로서 뭐라 한다고 해서 반영될 리도 없고. 후반부에 대해서는 작가 개인을 비판한다면 적당한 반론이 될지도 모르지만, 시장 전체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글쎄요.



    저 개인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특정 작가가 제 맘에 안 드는 글을 썼다고는 비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넓은 시장에 수많은 작가가 있고, 게다가 어떤 장르에서건 어떤 식으로든 재미만 있으면 옹호할 생각이 있는데 그 '재미'를 찾는게 힘들다면 시장 종사자들에 대한 비판의 여지는 일단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디오스 님과 토돌 님 사이의 토론(?)을 보았고, 일단 두 분 모두 각각의 확고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디오스 님의 관점에서는 토돌 님이 대부분의 스탠더드한 작가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작가라고 보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레디오스 님도 제가 보기엔 스탠더드한 작가 유형은 아닙니다.



    재미라는 게 주관적이라는 건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취향에 맞추라는 소린 안 합니다. 다만 취향이 아니라도 좋은 글이다, 혹은 재미있는 글이라고 인정할 수는 있는데, 그런 글조차 지금 시장 상황에서는 가뭄에 콩나는 것보다 조금 자주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제 식의 '재미'에는 판매량이 하나의 지수가 될 수 있겠네요. 이영도 작가와 비교하면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필명 귀여니는 전민희 작가보다는 확실히 위대합니다. 시장 하나를 창조해냈으니까요. (전민희 작가의 글이 세미BL 장르라도 개척되었다면 평가는 달라지겠죠) 적어도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의 작품을 써냈으니까요. 그 사람들에 저는 포함되지 않더라도 말이에요.



    레디오스 님의 KOG는 제 타입의 글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레디오스 님의 '당신을 위해 쓴 글이 아니다'라는 건 제가 이 상황에서 KOG를 깐다면 적용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KOG를 까는게 아닙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KOG 정도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 없는 세태를 한탄하는 거죠.



    솔직히 말해서 '대여해볼 만은 해도 사보기엔 아까운 작품'이라는 평을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받는 작품이 '대세'인 이 시장이 정상입니까? 물론 사례를 든다면 제 식의 '재미있는' 작품이 양적으로 드물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 와중에 제가 모르는 작품들을 두어개 정도 발굴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말하다가 정리된 거 같기도 한데, 저는 천편일률적인 작품 가운데 군데군데 군계일학 식으로 재미있는 작품이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이 시장에 지친 건지도 모릅니다.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거죠.



    뭐 이건 시장상황이고, 그렇다면 여기서 새삼 문제가 되는 건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것인데.... 솔직히 말해서 이번 보장부수 떡밥 관련해서 작가분들이 들고 일어나기 전까지 저는 비록 제 맘에 들지 않는 글들이 많다고는 해도 이 시장 상황이 작가의 책임일 수는 없으니, 독자로서 지금 태동중인 새로운 움직임을 옹호해서 왜곡된 흐름을 바로잡으면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만.



    보장부수=최저생계비라느니, 같은 작가들 중에서도 계급의식이 드러나는 각종 발언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시장은 시장의 피해자인 작가들마저 노예로 만들었다고. 아니, 시장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대여해서 양판소 보고, 하루히 사서 보면서 일빠덕후라는 소리 듣고, 노블레스클럽이나 넥스비전 책 사보는 사람들이 아예 안 겹칠 리 없으니까요. 소비자가 같고, 그 소비자들이 각기의 소설들을 대체재로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판매시장 대여시장 일본책시장 분리하는 건 자기기만입니다. 레디오스 님도 일반 판설에 라이트노벨에 노클도 건드리고 계시잖습니까. 공급자층이 일부 겹치고 소비층이 무엇보다 겹치는데 같은 시장으로 놓고 보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



    아무튼, 저런 말이 나왔을 때 제가 분통터졌던 건 작가지망생조차 아닌 제가 제 분야에서 나중에 겪을 치열한 경쟁이 생각났기 떄문입니다. 작가사회는 충분히 치열하지 못하단 생각이 막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저 사람들을 믿고 더 좋은 작품을 써주리라 생각했던 마음에 스크래치가 쫙 났습니다. 작가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서 작가가 그렇게 힘든 직업입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적극 반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작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싶습니다.



    싫으면 당신을 겨냥한 글이 아니니 무시해라.



    막장시장상황이라면서 징징대는 작가들이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애쓰진 못할 망정 저런 소리를 해도 되는 건지 약간 의문이 갑니다. 특정 작가를 비판하는 소리가 나온 것도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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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아, 그리고 마감은 빨리 마쳐주세요...^^ 새 글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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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독자에 대한 관점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정말 책을 잘 읽는사람은 무슨책을 쥐어줘도 재미있게 느낍니다.



    그것은 얼마나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읽어낼 수 있는가 능력을 말합니다.



    단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비판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글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난 후 하는 비판이 훨씬 생산적인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는 전 반대하고 싶습니다.



    물론 자신에 대한 이유없는 비난이 기분 좋을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난을 하는데도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이유가 필요합니다.



    그것에 대해 귀를 막아버린다면 자신의 발전에 해가 될 뿐입니다.



    좋은글을 쓰는 것이 목표라면 쓴소리에도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과정이 목표라면 독자들이 뭐라하든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기같은 경우는 정말 자신만을 위해 쓰기 때문에 남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죠.



    남에게 보여주고 싶다면 꼭 블로그에 올릴 필요 없이 HTML로 텍스트만 올리면 됩니다.



    그럼 아무 비판없이 정말 자신만을 위해 글을 자유롭게 쓰실 수 있을겁니다.







    굳이 이렇게 독자에게 화내는 것은 독자를 위한 글을 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를 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나와의 대화일 뿐이고 독자에게 어떤 비난을 당해도 마음상하지 않을겁니다.



    어쨌든 긴글 잘 보았고 제 의견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생각해 주시고 나중에 좀 더 좋은 글을 써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시험기간인데 공부는 안되고 이런것만 잘 써지는 한 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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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얼마전에 친구와 했던 대화가 기억나네요.

    저는 판타지 안읽은지 꽤 됐는데,

    매일 대여점에서 판타지 빌려오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친구: 요즘 판타지 소설 졸라 황당해



    나: 왜?



    친구: 주인공이 1권부터 어쩌고 저쩌고.



    나: ㅋㅋㅋ 막장이네. 근데 왜봐?



    친구: ㅋㅋㅋ 그냥 시간 때우려고, 이런게 왜 출판되는거지?



    나: 너같은 애들 시간때우라고 ㅋㅋㅋㅋ



    친구: 글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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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태그가 진국입니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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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시장이 달라도 지킬 건 지켜야죠. 중국집가서 고급 스테이크 요구하는 건

    분명히 잘못이지만 그 중국집에서 내놓은 짜장면에 춘장을 넣는 게 아니라

    된장을 넣는 경우가 지금 상당히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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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안 사 먹으면 됩니다. 춘장 나온다는 걸 알고 있으면 안 사먹으면 돼요. 그러면 그 중국집은 손님 없어지니 알아서 문 닫습니다. 물론 '춘장 넣은 짜장면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문 닫을 일 없겠지요. 하지만 그런 소비자가 없다면 망하는 게 수순입니다.



    소비자가 생산품을 도태시키는 가장 품위 있고 분명한 방법이예요.



    작금의 상황은 춘장인지 된장인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죄 몰려들어 중국집 앞에서 가래침만 뱉고 있는 모습입니다. 예, 물론 정말 속아서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럼 그 사람들이 항의하면 됩니다. 근데 정말 그런가요?



    솔직히 말하죠. 양판이고 뭐고 보는 사람이 있으니 펴내는 겁니다. 수요가 있으니 당연히 공급이 있는 거고, 그게 싫으면 안 보면 그만입니다. 요새 서점용으로 좋은 글들 얼마나 많이 나옵니까? 노블레스 클럽이니 뭐니 해서 괜찮은 책들 많잖아요. 그런 것들 보면 되는 거라고요. 뭐 하러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나오는 공급품'을 욕합니까? 참 비생산적이고 웃기는 짓 아닌가요?



    전 미연시 같은 거 싫어합니다. 그래도 '애들 딸치라고 만드는 볍진 같은 게임'이라고 욕하진 않습니다. 수요자가 있어 나오는 당연한 생산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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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헉 들켰나? 이제부턴 알파벳 세개짜리 악플러가 되겠슴. 관심 감사합



    이 할일없는 찌질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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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부동산 거래센터의 무료서비스 전세찾기 이벤트를 이용해 보세요. 전국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스피드뱅크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니까 믿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전세찾기 이벤트는 자신이 보유한 자금이나 전세금으로 최적의 전세를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원하는 조건을 등록해 놓으면 해당 지역, 해당 부동산에서 문자나 전화가 옵니다. 생각보다 많은 곳의 정보를 받을 수 있고요 마음에 드는 집이 생기면 구경하러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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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읽고 지나가다; 비유가 좀 어울리지 않아서 덧글 답니다.



    책은 자동차처럼 소비재가 아니죠. 100km 달리다가 엔진 망가지는 차가 아닌, 시속 100km가 한계인 차.라고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은 100km를 1시간 만에 가고 싶어하고, 어떤 사람은 30분 만에 가고 싶어하는 상황이 아닐까요? 그런데 책이라는 종류의 자동차는, 속도계도 없고, 끝까지 가보지 않으면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겠지요.



    얻어타고 간 사람이 아닌, 직접 돈 내고 사서 타고 간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얼마든지 쓰레기라고 욕을 해도 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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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한 생명이 구원을 얻었는데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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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저는 이해가 가요. 작가에게 있어서 최고의 독자는 자기 자신이라고, 제 글 완결나기를 누구보다 기다린 사람이 저니까요. 게다가 분신이 갑자기 문화행사가 되어버려서...



    애널서킹이라고 하시면... 그 애널서킹 한 번을 위해 20년 간 후장을 뚫려야 했던 전 어느 정도의 변탠가요.(...)



    말씀하신 예에 본문을 연결하여 첨언할게요. 잘못된 예라기보다 부족한 예라고 할 수 있겠어요. ^^



    100킬로미터만 달리고 10대 중 6대가 폐차해야 하는 것인데도 현대 자동차가 그 차를 계속 팔아요. 그것이 랜트카 전용일 수도 있고, 값이 싸서일 수도 있겠죠. 어찌되었건 수요층이 계속 있기에 차를 만드는 거예요.



    저는 왜 같은 값에 벤츠를 대여하지 않느냐, 또는 같은 값에 벤츠를 팔지 않느냐라고 항의하는 독자층을 두고 항의할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벤츠를 파는 시장이 죽어서 벤츠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엄한 현대 자동차에게 벤츠 팔라고 화내는 꼴이에요. 현대 자동차는 100킬로미터만 달리는 차도 만들고 10대중 6대가 폐차되는 차도 만들면서도 그중에 벤츠와 가까운 차를 만드는데 벤츠 마니아는 마음에 안 드는 것 하나만을 보고 지적하죠.



    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해산물을 사는 사람은 소비자가 아닙니다. 같은 산물 소비자라고 하여 농산물을 해산물처럼 생산하라고 요구하지 말라는 소리예요. 같은 책이지만 다른 시장이랍니다.



    제가 본문에 시장이 다르다. 시장이 다르다. 시장이 다르다며 세 번이나 중복한 건 오타가 아니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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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모든 독자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정당한 금전적 댓가를 치룰텐데 말입니다. 자기 나름대로말입니다.



    서점에서 비싼돈 주고 사도 정당한 금전의 댓가고 대여점에서 빌려봐도 정당한 대가일 것이며 길거리에서 줏어서 읽어도 정당한 금전의 댓가가 된다면 분별이 없을것이고 분별이 없는 정당함은 정당함이 아닙니다.



    행동과 사고방식에 분별이 없다면 권리또한 없습니다.



    정당한 금전 댓가의 기준을 어디로 두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걸떠나,

    공급자와 소비자사이에 교환되는 댓가가 공평하고 공정했을때에야 정당함이 성립할텐데 과연 당사자를 비롯한 모든 독자들은 그 정당한 금전적 댓가를 제대로 치루는지 의문이며, 과연 그런 분별없는 독자들에게 제대로된 권리가 있는지 저는 무척 회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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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확실히, 보는사람만 보고 있으니 님 말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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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잘되길 바라니까 관심을 가지고 까는거지요.



    뭐 관심을 준 적도 받아본 적도 없으신 분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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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trackback from: 아 뭐 됐고
    소수 독자의 고집 요즘 어째 포스팅이 전부 존나 신랄하게 나가는거 같아서 제 블로그의 정체성이 의심됩니다. 뭐 어쩌겠어요 포스팅거리는 없고 에로게는 안 하고 온라인게임 프리우스 켰다가 엄청난 렉과 함께 사냥하다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일단 보류하고 그래픽카드 하나 장만해야겠군!을 외치며 웹게임질 하고 있는데. 이런 거라도 써서 주목 좀 받아야 하지 않겠음. 요컨대 저 같은 인간은 소설을 쓰긴 쓰지만 밥벌이로 하는 것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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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 trackback from: 들어야할 비판 무시해도 될 비판
    소수 독자의 고집사실 저부터가 평소에 레디님이 이번에 한 말과 비슷한 충고를 주위 초보 작가들에게 하고 다니고 비슷한 비판을 하는 '독자층?'에게 휘둘리지 말라는 지론을 펴곤 합니다.그러면 이 글을 쓴 목적은 찬동하는 말 한 번 더 하기 위해서?(...)일리가 없지...레디님의 말이 틀렸다는 건 아닙니다. 레디님이 어떤 상황을 보고서 무엇에 대해 썼는지 이해하고 실제로 그 경우에 있어서 레디님이 이번 글을 쓰기도 전부터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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