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그들이 사는 세상

언제부터인지, 아마도 꽤 어렸을 적부터 나는 배종옥이라는 배우를 좋아했다. 왜? 라는 질문을 내게 할 때면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떠오른다. 그것은 누님 취향이다. 몇 달 전이었을까. 성향을 묻는 애니메이션 설문을 한 적이 있다. 내 나이를 적고 두 개의 애니메이션 화집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내 취향이 누님쪽인지 로리쪽인지를 알려주는 설문이었다.

내 취향의 나이는 58세 누님이 나왔다. 이거 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나보다 6살 연상인 배종옥을 무척 좋아한다. 왜 좋아하는 지를 냉철하게 고민하다보면 내가 배종옥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 것이라기보다 그녀가 연기한 모든 인물을 사랑했음을 알게된다. 나는 노희경 작가가 이룬 배종옥을 좋아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내 취향은 노희경 작가의 작품 속 세계를 도무지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무척 좋아한다. 이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도 확실하게 느꼈던 것이, 이 작가는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게끔 만든다. 작품 속 세상을 부러워하게 만든다. 저 사람의 고민조차 부럽고 슬픔조차 부러워하게 만드는 마력이 작품 속에 있다. 90년 초반의 그리운 로망을 2008년에 자연스럽게 녹이며 그리워하게 한다. 어쩔 수없이 내 취향이다.

나는 현빈을 좋아한다. 하지만, 송혜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나는 나보다 어린 배우를 좋아하는 경우가 드물다. 김혜자, 김영애, 배종옥, 드물게도 띠동갑 어린 소녀 손예진) 이런 호불호를 작품 속에서는 까맣게 잊어버린다. 예전에 연애시대를 재밌게 본 이유가 완소감우성과 손예진이 나와서였다면, 이번에 그들이 사는 세상을 재밌게 보는 이유는 오직 배우고 나발이고 극속 인물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서다.

저 80년식 인간관계가 왜 그리도 공감이 가고 부러울까. 온에어도 재밌게 본 편이지만, 같은 소재를 좀 더 구식의 인간관계로 풀어나가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 더 내 취향이다. 나는 이것을 진솔한 인간관계라고 부르고 싶다.

노희경 작가가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10개:

  1. 58세 누님을 좋아하는 레디언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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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나보다 6살 연상인 배종옥 ==> 레디님도 이제 곧 불혹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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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58세...

    레디님 은근히 먼 취향을 가지셨네효-.-;;;

    배종옥님은 참 연기를 잘해서 저도 좋아해요. 앞으로도 많이 오랫동안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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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흠흠 그렇다면 손예진씨는 손녀뻘...(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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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레디형도 얼마 안남았는걸..!!?????????(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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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6살 연상... 이거만 저도 모르게 볼드 처리되서 불쑥 시야에 튀어나왔다는 건 비밀로 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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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넵... 저야 뭐 괜찮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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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58세라... 이자벨 아자니는 어때요? 울나라 나이로 54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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