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9일 일요일

용들의 전쟁 [일합편]

용들의 전쟁을 단 한 권으로 완결짓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습니다.(줄거리만 1권 반 분량...)

이것저것 쪼개고 부수고 없애던 과정에서 제일 먼저 지워진 부분이 세세한 싸움장면입니다. 일대 전쟁까지 포함하면 최소 10여 번 이상의 싸움이 있는데, 이것들을 아예 이야기에서 빼거나 간단히 결과만 소문으로 전해지는 형태로 바꿨네요. 대부분 이야기가 상당히 축소되고 단순화되어서 어쩌면 6권은 줄거리를 읽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급적 그런 느낌이 들지 않도록 조심하겠지만.

아무튼 여기에 잠깐 연재할 내용은 6권을 쓰던 중 삭제했던 동방량과 금사희의 결투장면. 나중에 특별히 할 일 없을 때 마저 연재할 생각입니다.(여기에 올인하면 그것도 또 일이 되어버려서... -_-)

이 내용은 차후 4부작으로 리메이크될 용들의 전쟁 인터넷 연재본에서 수정된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될 거예요. 내용 진행으로 보아 2부 불꽃편의 중반 쯤에 나오겠네요. ^^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일합(一合) -1

둥. 둥. 둥!

“와아아아아아!”

그믐이 가까워지고 있다. 곧 시작될 오월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켰다. 여러 번 사신이 오가며 싸움을 위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월 초하루!

수많은 세력들 문서가 바쁘게 오가는 중이었다. 소식 끊긴 동방진양이 무당산에 나타나더니 청성파와 아미파 답신을 건넸다. 드디어 정도 삼십사문 십삼파 육사 서신이 모두 도착한 것이다. 각서였다. 이번 비무에 문파의 명운을 걸겠다는 내용.

아직 사도맹의 일부 세력은 답하지 않았다. 제 아무리 공작왕이라 해도 천하제일인 무량검을 상대하여 이길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이유다. 금사희는 서신을 보내지 않은 세력에 제자들을 보냈다. 설득이 통하지 않으면 공작천이 뭔지 가르쳐주라는 명령을 가슴에 품게 하고.

둥! 둥! 두두둥!

북소리는 쉬지 않았다. 소리로 기선을 잡으려는 듯 양진영이 끝없이 북을 쳤다. 소리가 높고 멀어 하늘을 뒤덮고 무당산까지 이를 정도였다. 사월 말 구름이 빠르게 흘렀다. 초여름 모래바람은 매섭게 가라앉았다. 달이 시커먼 하늘에게 갉혀 빛을 잃으니, 월광 위세가 누그러진 틈을 타서 매서운 북풍과 무거운 남풍이 기세 좋게 대지를 휘감았다.

“와아아아아!”

함성이 들린다. 추락하던 바람 소리는 함성에 먹혔다. 땅이 보이지 않았다. 무복(武服)과 병장기가 땅을 대신하여 하늘 밑을 채웠다. 함성이 좀 더 커진다. 무사들은 바람이 몰고 지나가는 그 어느 곳에도 보였다. 대지를 메운 무사와 깃발이 한 지점으로 기를 모은다. 천하 무사들이 바라보는 그 지점은 흑구름에 짓눌린 달을 비웃듯 만월 형상으로 땅을 드러냈다. 중앙에 동방량과 금사희가 자그마한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었다.

“빨리 싸웠으면 좋겠다.”

“급한 성질은 여전하구나.”

둘 다 잔을 들었다. 동방량은 힘차게 뻗었고, 금사희는 잔을 버릴 듯 퉁명스레 뻗었다. 멈추는 잔의 순간이 격렬했으나, 누구도 술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았다.

찡.

맑은 공명음이 서로의 잔 끝에서 흘러나왔다. 둘 다 단숨에 술을 마셨다. 봄은 떠났으나 찬 기운이 아직 남아서 둘의 입김이 하늘로 흐른다.

“하나만 묻자.”

동방량이 반쯤 고개를 기울이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금사희를 응시했다. 마치 시비를 거는 시정잡배처럼.

“정말로 네가 이길 것이라 여기냐?”

“네 질문은 늘 주접이구나.”

금사희는 자신의 빈 잔에 술을 채우며 중얼거렸다. 그 질문을 할 사람이 누군가. 동방량도 금사희도 서로의 성격을 잘 안다. 만난 적은 한 번 뿐이지만, 얼마나 많은 소문들이 귀에 들어왔는가. 이길지 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싸움을 벌이는 자가 있다면 단연코 동방량이었다. 금사희는 패배할 싸움에 발을 내밀지 않는 자였다. 동방량도 그것을 알기에 이죽거리는 소리를 듣고도 화내지 않았다.

“초하루에 모든 것이 결판나겠지. 그런데…….”

금사희는 술을 마시려다말고 인상을 찌푸렸다. 술 대작은 서로 기운을 재고 결전 위해 건배할 목적뿐이다. 금사희는 술 대작에서 술을 뒷전으로 돌리고 주절대는 꼴이 보기 싫었다.

“술 좀 마시자. 자꾸 귀찮게 굴면 일어나겠다.”

“그런 거야 네 마음이고…….”

동방량은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더니 끝내 질문을 마쳤다.

“다른 문파들이 맹약을 한다고 해서 정말 전쟁이 끝날까?”

그 말에 금사희의 찡그려진 인상이 펴졌다. 금사희는 단정한 수염을 쓰다듬었다.

“늙었구나. 너답지 않은 물음이다.”

“그렇군. 늙어버린 건가.”

“네가 답해라.”

동방량이 입가에 미소를 띠더니 던졌던 질문에 자답했다.

“알 바 아니지. 나는 너와 싸우러 왔다.”

“옳지. 그래야 무량검이지.”

금사희가 다시 잔을 들어 입술을 축였다.

둥둥둥!

북소리가 거세졌다. 사도맹 측 북이 힘을 다해 노래했다. 둘은 사도맹 진영으로 시선을 옮겼다. 깃발이 세워진다. 금사희가 잠시 고민하다 냉소했다.

“제일 골치 아픈 깃발이 세워지는 구나.”

귀암곡과 함께 사도맹 양대 곡으로 명성을 떨치던 사망곡이 드디어 서명한 것이다. 사도 십이문 십팔파 이곡 기가 힘차게 펄럭거렸다. 이제 깃발 셋만 세우면 이곳 초하루는 백 년 강호를 들끓게 할 역사(歷史)리라. 동방량은 사망곡 깃발을 응시하면서 천천히 술병을 들었다. 술을 따르려다 갑자기 우수를 휘젓는다.

탕!

잔이 탁자를 떠나 차가운 땅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동방량은 앙천하며 크게 입을 벌리더니 병째 술을 들이켰다. 병에 남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몸속으로 들어가 초여름 찬바람을 씻은 듯 지웠다.

“타하!”

동방량은 흥겨웠다. 땅을 박차고 탁자를 멀리하여 달빛 어스름한 허공에 몸을 내맡기니 흥이 더욱 오른다. 떠나기 전에 금사희와 싸울 수 있음이 좋았다.

“내 검을 다오!”

술 대작을 위해 명옥향에게 잠깐 맡겼던 검이 주인을 찾아 날아왔다. 동방량은 착지하기도 전에 거침없이 검을 뽑았다. 놀란 사도맹 무리들이 술렁거렸다. 금사희가 술을 마시며 우수를 치켜들었다. 동방량에게 반응한 것이 아니라 뒤에 있던 사도맹 무리를 진정시키기 위함이었다.

“부끄러워 죽겠다. 얌전히들 있어라.”

사도맹이 조용해지는 순간, 동방량이 땅을 박차며 다시 도약했다. 마지막이다. 이게 이곳의 마지막이다! 동방량은 이 싸움을 끝으로 자연에게로 떠날 생각이었다. 낙랑을 통해 보았던 그곳을 다시 한 번 가려는 것이다. 공기(空氣)의 무한한 내력에 맞서고, 바람과 물과 나무와 흙과 쇠의 위세를 제압하고 시공 결계를 반드시 뚫으리라. 자연을 거치면 또 다른 무엇이 기다리고 있겠지. 검날에 달빛이 머물더니 곧 찬연히 밝아졌다. 구름에 지워지던 달이 이제는 곱게 흘기는 여인의 눈이 되어 세상을 유혹했다.

검은 곧고 길며 가볍다. 그 끝이 한 점이라 할 만하지 않는가.
검집이 무겁다 말하지 말라. 검을 하늘 향해 뻗기 위함이니.
어이쿠야! 세상에 검을 두니 더 이상 갈 길이 없구나.
그렇다면 어떠한가. 하늘에 길이 있으니 천리를 거슬러(逆天)보자.

나(俺)는 곧고 굳세며(壯) 높다(京). 그 끝이 독존(獨尊) 행이라 할 만하지 않는가.
내 검이 무정하다 말하지 말라. 천하에 검을 두기 위함이니.
어리석다! 품안에 검을 두고 길을 헤매지 말거라.
어찌할까 어찌할꼬. 내 검에 길이 있으니 그것이 천리가 아니더냐.

좋구나. 검이로구나! 달빛 머금어 검이로구나.
좋구나. 검이로다! 몇 생, 피를 담아도 무량(無量)하구나.
검이다! 검이로다! 천하에 으뜸은 검이로다!
검이다! 검뿐이로다! 검에 길이 있어 다음이 인생이로다!

정도맹 뿐 아니라 사도맹 무리들까지 검무를 넋 잃고 바라보았다. 화려하지는 않으나 가슴을 조이는 힘이 담겨져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가볍게 지나치는 바람을 검풍이라 여겨 소스라치는 자들도 있었다. 금사희는 술을 마셨다. 상대의 검무를 즐기듯 이따금 술병 바닥으로 탁자를 때리며 장단 맞추기도 했다. 검무가 끝나기 전에 사도맹에서 또 하나 깃발이 솟구쳤다. 북소리가 커졌지만, 동방량의 노래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자신만만하구나.”

금사희는 검무에서 눈을 떼어 탁자 옆을 흘겼다. 두 사람 것이 아닌 또 하나 의자에 작은 함이 놓여 있었다. 원래는 이후식 자리였지만, 마교주는 대화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앉지 않았다. 금사희는 함을 열었다. 종이 한 장이 달빛을 받았다. 제일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금사희’라는 이름이었다.

생사결(生死決)의 인장(印章).

동방량 이름도 있었다. 검무를 추는 자는 초하루 생사결을 가슴에 담고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고 있다. 금사희는 미안해졌다. 저 어리석은 자는 ‘자기 전쟁’이 진리인 양 기뻐하고 있다.

“네 전쟁은 결코 없을 것이다.”

금사희는 술을 마시며 중얼거렸다.


오월 초하루가 되었다. 구름이 많아서 땅과 맞닿은 일출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아직 꺼지지 않은 횃불들이 주변을 아침 햇빛처럼 붉게 물들였다. 결전장은 이제껏 강호에서 보아왔던 그 어떤 곳보다 널찍했다. 수장급이 아닌 자들은 싸움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였으며, 선배들이 후배 목을 타고 안력을 돋우는 장면이 많았다. 문파 여제자들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을 흠모하던 이나 친한 동료의 목을 탄 채 결투장을 기웃거렸다. 모두가 흥분하여 북을 치고 함성을 질렀다.

“이것으로 전쟁은 끝이다!”

마교주 이후식이 장 한복판에 서서 외쳤다. 정사 맹주가 배려하여 이후식이 먼저 모습을 보인 것이다. 결전이 정해졌을 때부터, 정도맹과 사도맹은 이상하다 여겼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마교는 승자에게 복속된다. 어째서일까. 대부분 그 이유를 낙랑과 결부시켰다. 낙랑이 죽은 뒤, 마교 세력이 크게 약화되어 자포자기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허나 이미 결정된 패자지왕(敗者之王)은 승자 누구에게서도 찾을 수 없을 만큼 상기된 얼굴로 외쳤다.

“그대들은 검과 왕의 생사결이 어떤 결과를 낳더라도 승복하겠는가!”

“와아아아아!”

둥둥둥둥둥!

사방에서 북소리와 함성이 크게 울렸다. 이후식은 쌍수를 들었다. 모든 소리가 지워질 때까지 침묵하던 이후식은 바람소리만 새벽을 떨치자 다시 입을 벌렸다.

“이제 기다려라! 누구도 말하지 말고 누구도 북을 치지 말아라! 무림을 짊어진 두 역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예를 갖춰라!”

주변이 조용해졌다. 이후식은 동방량이 있는 막사로 걸었다. 정도맹 위세를 높게 평가한 것이 아니라, 둘 성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누구에게 먼저 가건 금사희는 신경 쓰지 않으리라. 하지만 동방량은 자존심이 상했다며 화낼 것이 뻔했다. 이후식이 막사 안으로 들어가니, 좌선하던 동방량은 천천히 눈꺼풀을 열었다. 이후식은 포권했다.

“어떻습니까?”

“금가한테나 가서 마지막 안부를 물어보시오.”

“예. 그러지요.”

이후식이 공손히 읍한 뒤 몸을 돌렸다.

“그런데, 이교주.”

막사 출구로 몸을 돌렸던 이후식이 동방량 부름에 고개만 돌려 답을 기다렸다. 미소 어린 입가가 동방량 질문을 이미 예상한 듯싶다.

“금맹주께서 이 싸움을 주도한 자가 저라는 얘기를 했나 보군요.”

동방량은 잠시 침묵했다. 외모만 따지면 이후식은 평범했다. 어디 시장 같은 데 가면 호객하는 상인중 반드시 저 얼굴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동방량은 마교주 눈동자 속에서 다른 것을 보았다. 우물이었다. 동공이 깊고 깊어서 도무지 끝을 알기 어렵다. 두터운 눈꺼풀은 어찌 보면 다정하고 어찌 보면 간교한 늙은이 것과 비슷했으나, 속에 담긴 검은 동자는 마흔 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투명하고 맑았다.

“그렇소. 나는 이 싸움이 천외천 수작에서 비롯되었다 여기고 있던 터인지라 그 말을 믿기 어렵소이다.”

“결론은 다르나 원인은 그렇습니다. 천외천 수작이지요. 허나 원인과 결과가 어찌되든 두 분 선택은 여기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 금맹주를 찾아뵙고 동방맹주와 맞서야한다는 조언을 했을 뿐입니다.”

“원인이라 했소?”

“제게 있어서 무림은 모두 동도 하나며, 교인 하나입니다. 애초에 마교는 세력을 구분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무림인이 아닌 자가 무림에 들어섰으니 제가 어찌하겠습니까.”

“그것이 천외천이구려.”

동방량은 낮게 신음했다. 이후식이 고개를 끄덕이기 위해 몸마저 동방량 쪽으로 돌렸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괘념치 마십시오. 제가 천외천 뜻을 따라 결전을 권한 것이 아니라, 천외천 뜻을 알아 결전을 권한 것입니다. 원인은 같으나 천외천에 대항하려는 방편이니 결과가 다르지요.”

“천외천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소이까?”

“선대 낙교주께서 놈에게 당했을 때부터입니다. 그때는 정체를 몰랐으나 지금은 알고 있지요.”

일순, 동방량이 눈살을 찌푸렸다. 낙랑은 동방천이 동방인 계획을 따라서 급습하여 죽였다. 그것이 천외천에 의한 죽음이라면 동방천과 동방인, 어쩌면 둘 다가 천외천 첩자라는 얘기가 된다. 동방량은 다가올 결전을 위한 평정심과 호승심을 갈무리한 채 태연히 물었다.

“천이요, 인이요?”

“결전이 끝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기시는 것은 잠시 묵혀둘 수 있겠으나, 결과를 아시고 그 뒤를 고민하는 것은 묵혀둘 수 없겠지요. 결전에 방해가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나를 우습게보시는 구려.”

불평하면서도 동방량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후식은 인사를 마치고 막사를 나갔다.

“진양이가 아니란 말이지?”

동방량은 미소 지었다. 네 명 중에 동방진양은 자기 자식이 아니다. 그로 인하여 첩자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동방진양을 제일 먼저 의심했다. 또한 안타까웠다. 동방진양은 이제껏 보던 누구보다 뛰어난 자질이 있었으며 성정도 올 곧았다. 만약 동방진양이 친자였다면 아무 망설임 없이 후계자라 선언했을 것이다. 아니, 친자가 아니더라도 후계자 계획을 잡던 터였다.

“으음…….”

정의신검 상관호 일가가 쑥대밭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다. 동방량은 만천신장 우양호 때부터 내부 권력자가 수상한 짓을 꾸민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자식들에게서부터 비롯되었음도 짐작했다. 모두 의심할만한 구석이 있었다. 동방천은 숙청을 직접 행했다. 동방인은 계교가 뛰어나 동방천을 조종할 수 있다. 동방진상은 따르는 이가 많아 모든 정보를 조작할 수 있다. 동방진양은 명성과 실력이 나이답지 않아 제일 수상했다.

“정리해야지. 이번 싸움이 끝나면 정리해야겠어. 정리하자.”

동방량은 여러 번 뇌었다. 누구도 들을 수 없을 만큼 낮은 소리로. 개인적으로 동방진양이 제일 미웠다. 사랑하는 아내를 자학하게 만든 원흉이다. 동방진양 친부를 끝내 밝히지 않고, 이제는 대화조차 거부하는 황세희마저 야속했다. 정리가 우선이다. 동방량은 주먹을 쥐었다. 인간 주제에 감히 삼라만상과 싸울 준비를 하는 나다. 고민 따위를 짊어진 채 달려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동방량은 정리를 다짐하며 주먹을 쥐락펴락 하다가 그러한 생각마저 떨쳤다. 삼라만상에 앞서 금사희가 우선이었다.

일합-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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