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8일 토요일

횡설수설

일이 많아질 기미가 보인다. 날마다 포스팅을 하고싶은 욕구가 펑펑인데 마음이 조급해져서인지 일주일 한 번도 쉽지 않을 것같다.

그나마 이렇게 새 글을 쓰겠다고 클릭할 수 있는 건 각종 사이트와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불현듯 뭔가 생각났을 때다. 최근에는 창작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보면서 많이 썼다. 오늘도 마찬가지.

껌 좀 씹었글 좀 읽은 독자의 심기를 거슬리는 경우가 있다. 비슷한 설정, 비슷한 내용, 비슷한 사람, 비슷한 어쩌고 저쩌고를 버무려서 '식상'을 창조하는 작품의 경우다. 일부 독자는 그런 가치관을 과장되게 표현하여 연출의 힘으로 설정과 이야기의 평이함을 누르는 작품까지 깐다. 더 과장하는 독자는 표절과 동등한 선상에 놓기도 한다.

구무협 시절에 암담한 사람이 몇 있었다.(아니, 좀 많았다.) 똑같은 이야기에 이름만 바꾸거나 아예 똑같은 문장에 이름만 바꾸는 사람, 김용의 글을 그대로 써먹는 사람, 남의 글을 베낀 글을 또 베끼는 사람 등등, 같은 이야기를 몇 가지 부분만 살짝살짝 바꿔서 책을 내는 사람이 있었다. 뭐 어찌해도 구무협이 욕먹는 대표적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람이 많아서다. 이때 표현된 '무협지'라는 단어 자체를 금기시하는 사이트마저 있다.(하지만, 무협지를 악용하는 이가 있었다고 하여 무협지라는 이름에 똥칠 확정마크를 달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고 서효원씨를 포함하여 일생을 재미있는 무협지에 매진했던 분을 욕되게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이 있다. 열 번 잘 해줘도 한 번 잘못하면 그걸로 끝이라는 말.

꽤 많은 사람이 불쾌한 것만 잘 본다. 어떤 작가는 칭찬하는 만 명 독자의 닉네임은 몰라도 욕하는 한 명 독자의 닉네임은 제대로 기억한다. 출판계를 언급하면서 열심히 쓰는 작가 한 명을 언급하는 이보다 재미없게 쓰는 작가 백 명을 언급하는 이가 더 많다. 개중에는 작가도 아닌 사람을 억지로 작가군에 넣어서 싸잡아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삼천포다. 아놔. -_-

그래도 조금은 관련되어 말하자면, 저 위에 언급한 구무협 시절과 지금의 판타지 무협시절이 완전히 단절되었다고 여기지 말아라.

그 시절에 구무협 쓰던 사람이 시장 바뀌는 순간에 몽땅 굶어죽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직업을 바꿨을까?

이름만 바꿨다. 그들의 글은 여전히 판타지로 무협지로 출간되고 있다. 구무협 시장에서 선배의 이름을 달고 출간하던 고스트 라이터도 자기 이름을 걸고 출간중이며, 그 선배라는 사람도 본명을 내걸고 출간한다. 현재 시장 속에 구무협 시장도 그대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구무협 시절에 하던 짓을 그대로 한다. 어떤 벼락 맞을 신인쪼가리는 그게 또 뭐 그리 좋아보이는지 초출 주제에 따라한다. 커서 뭐가 되려고 못된 것만 배워 처먹는지 모르겠다.

그래. 이런 사람이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비슷한 형태의 글이 되면서 실상은 전혀 다른 가치관으로 출간되는 글도 있다. 그것은 신인작가의 데뷔작이다.

다수 신인작가는 오마주 성향으로 데뷔글을 쓴다. 어떠한 작품을 읽고 얻은 감흥이 그대로 전이되어 창작으로 표출되는 경우다. 확대된 시장은 이러한 신인작가의 글도 출간한다. 꽤 많은 작품이 비슷한 설정, 비슷한 이야기, 비슷한 인물, 비슷한 어쩌고 저쩌고로 점철된다. 수준을 따지는 독자는 이 글과 저 위에 언급된 글을 한꺼번에 묶어서 비난한다.

나도 가끔 비난한다. -ㅅ-

하지만, 글을 비난하지 작가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꽤 많은 글이 능력껏 발휘된 글이어서다. 이 작가의 차기작이, 그리고 이후의 또 다른 작품이 어떻게 변할지 나는 모른다. 점점 좋아지는 글을 발견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닌데 무슨 수로 작가를 비난한단 말인가. 옛 작품에 정신을 얽매일 이유가 없다. 싫어하는 작품의 인상을 지우지 않느라 좋아할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다.

단지 글에 대한 이야기를 적는 것이라 할 수 없다. 가끔 주변에 이런 친구가 (많이!) 보인다. 모임에 싫어하는 사람이 한 명 있다고 안 간다는 사람이나, 누군가와 불쾌한 일 한 번 있었다고 사이트와 인연을 끊는 사람, 덧글 하나에 기분 상했다고 연재 접는 사람,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친구에게 쟤 만나지 말라고 강요하는 사람(이런 사람 있다! -_-) 등등...

어지간하면 상대 기분에 맞춰 행동하는 편이어도, 가끔 이런 게 눈에 심하게 띄면 주둥이를 칵 깨물고 싶(어? *-_-*)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비중을 바꾸는 운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싫어하는 것=2:8' 정도로 보이는데, 8:2로 바꾸는 정도는 못되더라도 5:5만큼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잘 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너무 손해보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세상이 '저 사람에게 잘 해주자.'보다 '저 사람에게 실수하지 말자.'로 돌아가지.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10개:

  1. 횡설수설이지만 공감가는 내용들이 많네요. 구무협 시장에 관한 이야기라거나, 신인의 오마쥬 성향.. 저도 그랬으니 -_-;

    답글삭제
  2. .........





    딱 저를 위한 말씀이네요...





    저도 옹의 글을 오마쥬를 하고 있으니...





    ;ㅅ;

    답글삭제
  3.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게 혼재할때 어느 쪽에 더 민감하냐가 사람마다 상당히 틀리더라고요(...)

    답글삭제
  4. 근데 사실 '현실'에서 보이는거에 비하면 넷상에서 '보통 목소리'큰건 싫어하는거 민감한 사람인 경우가 많지않나 싶긴 합니다.(객관적 통계는 없으니 이 필을 증명하라고 하시면 난감...)

    단지 '좋아하면 조용히 즐기고-물론 오프에서 지인과는 얘기하고 하겠지만-' '싫어하면 뭐라고 비판하는게' 조금 더 넷상에서 흔한 경향인 필이 있다는거지요.

    답글삭제
  5. 주둥이를 깨물고 싶... 은거는... 음... 음...



    음... 음... [...]

    답글삭제
  6. 싫어하는 것만 죽어라 떠드는 사람들이 별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없죠. 그런 사람들이 도움이 된다면 이미 MB는 쫓겨나고 한국의 교육문제는 해결되고 대한민국의 영토는 만주를 넘어 북경까지..(응?)

    답글삭제
  7. 저도 오마주로 시작했어요. ^^ 초중고교 시절에 슈퍼맨, 람보, 그리스 신화 등등 다양한 작품을 오마주하면서 창작에 접근했는 걸요.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