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일 금요일

오랜만에 친구와 통화했다.

오늘 고교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랜 시간 얼굴도 못 본 채 그저 목소리만으로 행복여부를 알아내는 사이다.

통화하던 중, 녀석의 조카 얘기가 나왔다. 이번에 수능 마쳤다며 외향적 변화에 열심히 치중하는 중이라고 한다.

내 친구는 그 조카 녀석을 몇 년 간 못봤다. 명절 때도 눈에 안띄는 아이였단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중학교 때였는데, 모범생 티가 퍽퍽 나는 외모의 수줍은 소녀였다고 했다.

수능이 끝나니 이 모범생 외모였던 소녀가 각 친척집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을 때까지, 나는 내 친구의 조카가 참 바'른'직한 생활에 힘쓰는 고대의 유산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웬 걸.

내 친구집에 온 조카는 모범생 외모같은 거 다 팽개치고, 초록색 머리에 짙은 화장에 코걸이를 하고 나타났댄다. 난 이런 변화를 상당히 좋게 보는 편인지라, 친구에게 말했다.

"괜찮네. 중고교 시절의 제약에 얽매여 사는 것보다는 몇 천 배 낫다, 야. 걔 총명하네."

친구가 말했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애가 재미있더라. 오늘 와서 처음으로 형민이(내 친구 아들이다. 지금 2살 됐다.)를 보더니 애가 이쁘다고 난리치더라."

"형민이 나이 때가 제일 귀엽잖아. 너 닮았음 정말 귀여울 걸?"

"그치. 귀엽지. 아니, 내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애가 정말 귀엽게 생겼어. 근데 걔가 형민이 안고 몇 시간 동안 같이 놀더니, 갑자기 나한테 정색하고 말하더라."

"뭐라고?"

"나보고 아버님이래. 형민이 달래. -_-"

그 말을 듣고서 정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난 딱딱한 어조로 냉정하게 말했다.

"쫓아내지 그랬어? 할 말이 있고 해선 안될 말이 있는 거야. 다시는 걔와 상종하지 마세요, 아버님."

"닥쳐. -_-+"

- 이상은 오늘 통화내용 -

댓글 7개:

  1. ;;;;; 역시 고딩은 최강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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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친구의 따님도 아니고, 아드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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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조카분도 대단하지만 레디님은 더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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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레디오스 2006/12/06 03:36 L R X

    아니 왜 하필 이 날입니까... ㅠ_ㅜ



    전 100% 불가능해요. 원고마감은 둘째 치고, 만약 마감이 될 경우라면 이 날 반드시 가야 할 곳이 있거든요. ㅠ_ㅜ





    =>



    퍼플하트 2006/12/06 09:33 L X



    다음주부터는 모두들 바쁘실 거 같아서

    빨리 잡았습니다.



    극진형이 성화형님 보고 싶다고, 꼭 연락하라고 하시던데...





    -----------------------------------

    오랜만에 뵙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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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ㅠ_ㅜ 저도 보고싶다고요.(일단은 선결조건인 원고마감부터 하고...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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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rackback from: 브레인스톰(뇌풍) 연말 모임 합니다.
    http://cafe.naver.com/sg50/134 안녕하세요. 무늬만 시삽 아니야?강영훈입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도 마무리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올 한해를 정리하는 모임을 갖고자 합니다.1. 모임 일시 : 2006년 12월 8일 금요일 오후 7시부터2. 장소 : 홍대입구 전철역(도착 후 전화연락 요망)3. 회비 : 10,000 + 알파4. 연락처 : 강영훈 011-9899-6552 , 임형욱 011-9783-7363 대략 고기 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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