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4일 금요일

띵동

잠에서 막 깨어 컴퓨터를 켠 뒤 한글창을 열었을 때 울리는 벨 소리.

날 찾아올 사람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늦은 저녁에도 전도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나 싶었다.

오. 203호 분이다. 상당히 미안한 얼굴로 들어가도 되겠냐 물었다. 결과를 짐작하고 들어오라고 했다.

역시나 무쟈게 죄송이 가득 담긴 얼굴로 자신이 지금 PC방 알바를 하고 있는데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돈을 갚을 상황이 못된다고 한다. 좋지 않은 일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려고 했지만 중간에 끊었다. 서문만 들어도 창작력이 너무 떨어져서 듣기 미안했다. -_-;;

돈 10만원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미안함 가득 담고 안절부절 못하는 꼴이 더 보기 싫어서 여유가 되면 갚으라고 말했다. 사실 찾아왔다는 것 자체가 달가웠다.

그런데...

또 빌려 달랜다. 찾아온 이유는 그것이었군. -_-;;

이번엔 웃으며 내 지갑을 보여줬다. 3천원 남은 지갑 속을 보고 더 미안해하다가 돌아갔다. 내 재산의 대부분을 빌려줬었다고는 생각 못했겠지.

그래도 사람이 못된 것 같지는 않았다. ^^;;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10개:

  1. 형님, 너무 착하십니다. 저라면 처음 빌려달라고 했을 때 이미 지옥의 108계단 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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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형님 저와손잡고 천국으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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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런;;; 3천원이 전재산이시라니;;;

    빨리 갚으셔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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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식사는 하셔야 할 터인데...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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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밥은 먹고 다니시는겁니까;;;;(3천원;;;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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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 203호분이 여자신가요?



    그러면 밥이나 한끼 같이 하자고 하세..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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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만만하게 보인 걸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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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말 식사는 제대로 하시는지.; 3천원이라니.; 빨리 저분이 돈을 갚으시길 바랍니다.; (...하는 짓 보니 어떨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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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사람이 안좋아보이는 사기꾼은 없잖습니까. 그냥 두면 또 찾아올텐데...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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