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9일 목요일

습기가 많아서인지...

가스렌지가 발화되지 않았다. 딱딱! 소리만 날 뿐, 점화하는 불꽃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라면을 먹으려던 참이었기에-라면은 먹고싶을 때 먹지 못하면 화나게하는 효능이 있다- 점화버튼과 열심히 싸웠다. 하지만 헛수고.

어차피 한 번 발화되면 내부 습기가 모두 사라져서 이후로는 괜찮아진다는 게 내 판단이었다.(실제로 그랬다)

난 연습지 한 장을 찢어서 둘둘 말아 불을 붙였다. 그리고 그것으로 점화했다. 흐뭇했다. 음하하!

이제 남은 건 불붙은 연습지 처리. 불이 심하게 피어오른다. 녀석을 욕실로 가져가 샤워를 시켜주면 훌륭한 타살이 되겠지.

욕실로 몸을 돌리는 순간 녀석이 발악했다. 화라락하고 타오르는데 그 위세가 너무 강력해서 내가 쫄았다. 놈을 놓쳤다!

발 아래로 떨어졌다. 깜짝 놀라 발을 치웠더니 종이가 한 장 보인다. 식용유를 엎질러서 잠시 대놓고있던 종이다. 아잣화라락!

불놀이야~~!

급히 욕실에서 샤워기를 틀고 거실 바닥에 분사!

물놀이야~~!

이젠 지쳤어. 후...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11개:

  1. 그래도 큰 일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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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극과극을 달리는 하루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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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큰일날뻔했군요. 라면은 무사히 드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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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집의 안위보단 라면 드신게 더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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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다행입니다.



    그렇게 큰 사건으로 일어나지 않은 것이 정말 천만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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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잘 사니까 다행이다.

    아직도 너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 인것 같구나.

    잘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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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누구냐고?

    너 주위에 들국화 좋아하던 사람은 한명인 것 같은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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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오늘 레디오스님 자랑을 했다.

    레디오스님도 기억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같이 일하던 최승희 과장님(영화하시던 분)

    에게 많이 많이 자랑을 했습니다.

    그럼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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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러니까... 누구냐고요. ;ㅅ;



    들국화는 우리 집안에서 형을 비롯해 저를 포함해 동생을 합세해 좋아하는 것을 시작으로, 들국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통해 사귄 여자친구도 있을 뿐더러, 들국화 노래를 같이 공연해보자며 3일 밤낮으로 연습한 고교 동창이 둘이 있고, 대학시절에도 학우들과 함께 '이 세상엔 들국화를 좋아하는 한 종류의 사람들만 있다는 것'으로 의견을 통일해봤으며, 만화 동아리에서도 이 사람 저 사람들과 들떠서 들국화 좋아한다며 손잡고 꺆꺅거린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부자 편집장님 한 분은 자기 오디오시스템을 자랑하기 위해 '돌고 돌고 돌고'를 틀어주더군요. -_-



    기억못해서 죄송합니다만, 전 이름조차 5분은 생각해야 떠올릴만큼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냈다고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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