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9일 월요일

얹혔다.

체했다는 얘기는 아니다.(난 늘 체하고 사니까...)

내가 나이들었음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어릴 때는 무엇인지 모르고 그저 복잡하며 슬픈 일이라는 것 뿐. 짝사랑처럼 나를 아끼던 저 높은 곳의 누군가가 먼 길을 떠나셨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조금씩 내가 인식하는 사람들의 여행을 보게 된다. 아는 사람에서 좋아하는 사람에서 친한 사람에서 소중한 사람의 누군가가 돌아오지 않을 여행을 떠나신다. 소식의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 살아가는 만큼 많은 정을 쌓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민선이처럼 내 옆에 있던, 내가 바라보던, 나랑 웃던 사람들의 소식이 들릴 것이다.

여행의 소식은 정말 적응이 되지 않는다. 난 수많은 생각을 하고 수많은 무언가에 의지를 박아두는 편이다. 하지만 결코 알 수 없는 그쪽 세계에 대해서는 의지가 통하지 않는다. 무슨 여행을 떠났는지, 어떤 마음의 날갯짓인지 모르겠다. 적응되지 않는다.

고인의 가시는 걸음에 복이 있기를 빌겠습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PS. 도경아 힘내라. 언제가는 겪게될 일이잖니. 네가 빨리 마음을 회복해야 아버님께서 평안히 여행하실 거야.

댓글 1개:

  1. 형. 건강부터 챙기세요. 그리고 걱정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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