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21일 일요일

엄마마마 침공!

사소한 수준의 감기에 걸려 두통을 이기지 못해 잠이 들었다. 꽤 오랜 시간 잠을 잤다싶었고-게다가 숙면이었다. 이게 얼마만이야- 조용히 울리는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깨보니 소리가 제법 컸다)

"깼어?"

"응."

"내려와."

상당히 가다듬은 목소리로 받았는데 자고있었다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라는 건 둘째 치고 내려오라고? 난 화들짝 놀라며 아래층으로 질주했다. 쌀과 물을 가져오셨다. 내가 자전거로 왔다갔다하는 게 불쌍해 보이셨을까. -ㅁ-;;

어김없이 폭풍. 늘 그렇듯 엄마마마께서는 빠른 속도로 방안을 휘저으시며 "냉장고 열어!" "겨울 이불은 이제 내놔!" "이 빨래는 왜 안 걷어?" "어쭈? 설거지는 했는데?" "밥이 왜 이렇게 꼬들거려? 그 나이되어서 밥 짓는 수준이 계속 이 따위면 시집 가!" 등등의 말씀을 후닥닥하셨다. 물론 그 와중에도 뭔가 빠르게 움직이셨다. 아마도 내가 감기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 더 그렇게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바닥에 휴지덩어리가 잔뜩 흩어져 있어서 엄마마마께서 흐뭇한 형상의 미소를 지으며 "우리 아들 다 컸구나."라고 되뇌시게 만드는 코감기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마침 어제 두통을 이기려고 청소를 한 덕에 방은 깨끗했다. 특별히 청소하실 부분이 없자, 엄마마마께서 짜증을 내셨다. 가실 때 "청소 자주해!"라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다. 히히히, 메롱. -ㅠ-

엄마가 가신 뒤에 컴퓨터 전원을 켜고보니 두통이 완전히 가셨다. 숙면 때문인지, 아니면 엄마마마를 따라 나도 빠르게 움직인 것이 운동이 되어 개운해졌는 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감기가 텨텨텨했다.

기껏 오셨다 가신 엄마마마를 생각해서라도 즐거운 하루! 그러고보니까 일요일이군.

레디 오스 성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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