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29일 월요일

청소년 범죄

난 청소년이기에 감형된 부분만큼 보호자에게 형을 내려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전통 아닌가, 전통. 자기 자식이 옆집 자식 때렸을 때, 부모가 치료비 물어주더만. 관례법 중시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왜 청소년 중범죄는 그렇게 처리하지 않는가.

자식을 올곧게 키울 자신이 없거나, 자식이 미성년으로서 취한 어긋난 행동을 책임질 능력이 안된다면 애초에 낳지 않았어야 한다.

자기 자식이 남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게 키우는 것은 쉽다. 정말 쉽다. 꾸준하게 지켜보고 자신이 직접 챙기기만 하면 된다. 이게 어렵다고? 자식들 문화에 전혀 관심 갖지않고 나만 챙기니까 어렵겠지.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공부하지 않으니까 어려운 거다. 부모와 자식간의 세대 차이는 부모탓이다. 애정 하나만 붙들고 우려먹는 건 청소년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 청소년이 애정을 알게됐을 때나 통한단 말이다. 그 때가 되면 부모의 허리는 잔뜩 휘었거나, 아니면 흙이 덮고 있다. 이것도 죄란 말이다. 자식은 부모에게 큰 죄를 지었음을 '비로소' 깨닫고 죄책감을 느낀다. 이게 왜 자식의 죄냐. 부모 죄다.

그나마 삶이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변명, 감당할 자식이 너무 많다는 가부장적 대가족 제도로서의 변명이 있는 옛날이라면 이해가 간다. 요즘 이 변명을 할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부모에게서 힘들다는 것은 핑계다. 애들 학원비 댈 돈이면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가정도 많다.

학원 얘기 좀 해보자. 아니, 학교 얘기부터 하자.

농사 짓는 아버지께 어느날 S대 농대출신의 농업 전문가가 찾아와 '당신의 논을 제가 맡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마냥 미더워할 셈인가? 김장 담그는 어머니께 P사 김치 전문가가 찾아와 '당신의 김치를 제가 맡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마냥 미더워할 셈인가? 미더워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농사 망쳤다. 김치 맛없다. 그래도 미더워하며 계속 맡기기만 할 건가? 가정부에게 집청소 맡겼는데 어째 내가 청소할 때보다 더 지저분해지는 것만 같다. 계속 맡길 건가?

자식 키우는 전문가는 부모다. 부모의 본업은 자식을 키우는 것이다. 학교는 부수적이다. 학원은 더더욱 부수적이다. 그런데 왜 거기다가 자식을 몽땅 내맡기고 내 일만 하는가. 남한테 내 일 맡기고 불안하지도 않는가? 책임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가?

남의 애들 성품 부러워하는 부모는 달갑지만, 성적 부러워하고 경쟁까지 하는 부모를 보면 한심하다. 솔직히 생각해봐라. 내 자식 성적 올리는 데 보태준 거 있나? 보태준 거 있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 부모는 딱 한 종류다. 자식이 그 과목 공부할 때, 자기도 어느 정도 같이 공부해서 조언을 해주는 부모다. '나는 무식해도 내 자식은 무식하면 안된다'라는 말은 지독한 옛말이다. 자식과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애쓰고, 자식에게 자신이 원하는 성품의 일부를 전수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부모다. 그 성품이 악독하면 부모도 죄인이고, 그 성품이 착하면 부모의 덕도 있는 것이다.

나이 드신 부모들은 재촉할 것이다. 왜 자식을 낳지 않느냐. 이러다가 대가 끊기겠구나.

그래도 낳지 말아라. 책임질 능력이 안된다면. 능력과 자신 없이 아이를 낳는 것은 그 아이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물론 아이가 청소년일 때 저지르는 죄에 대한 책임을 질 자신이 있으면 낳아라. 그렇다면 훌륭한 부모다.

물론 원론적인 얘기다. 정(情)을 빼버린 얘기.

그렇다고는 해도 자식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정도는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자기 애를 너무 남한테 내맡기고 나 몰라라한다. 우리 소설계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얘기다.(라고 쓰고 싶었는데 공장제 아자씨들 때문에... ㅠ_ㅜ)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2개:

  1. 흔히들 하는 말이 있죠. '우리 애는 원래 착한데 친구를 잘 못 사귀어서...' 그 친구 누가 사귀었는데 =_=? 그런 친구들 만나고 다니는 데도 신경도 안 쓴게 누군데 =_=? 궁금할 따름입니다.



    또한, 컬럼바인에서 총질한 애들 부모가 게임회사 고소한다는 얘기듣고 뒤집어 진 기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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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오 무서우시군요. ;ㅅ;

    하지만 그 원론대로... 살아가기가 원래 힘든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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