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18일 목요일

일상...

드러난 어깨에 문신이 화려하고, 생김새 자체도 '조직'에 몸담았을 것 같은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새벽 1시가 넘은 지금 어둑한 골목에서 사람이라고는 그 분과 나 뿐. 이 일그러진 얼굴의 아저씨는 내게 말했다.

"형씨, 불 좀 빌립시다."

난 라이터를 꺼내어 아저씨의 턱 앞에 가져가 불을 지폈다. 다행히 불은 화라락 치솟아서 아저씨의 머리칼을 태우지는 않았다. 아저씨는 흡족한 표정으로 연기를 뱉었다. 그리고 내게 물었다.

"이 동네 사쇼?"

"네."

"나도 이 동네 사는데 혹시 어려운 일 당할 때가 있으면 나한테 말하쇼."

"전 지금이 그 때인 줄 알았어요."

"......"

"......"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12개:

  1. 이 순발력!



    이래서 제가 레디오스님 글을 사랑합니다.

    (한글자 빼면 무지 위험한 발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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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말 저런 대답이 나오셨단 말입니까...대단하십니다 ;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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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다행히 무사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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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사실 지금 동네에 아는 분들이 다 그렇고 그런 분들이라. (-_-;)

    심히 공감이 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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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푸하하... 형 여전하네 크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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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정말 저런 대답을 하셨다면 정말로 그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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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우와 (....)

    레디오스님 멋지3 ;ㅁ;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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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결혼기념일 주인공들의 모델이신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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