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5일 일요일

갸웃?

이오공감에 올라온 세블일레븐 택배 얘기...

녹음파일을 들었다.

계속 물음표. ?????????????????????????????????????????

한 마디로 맡아놓은 택배를 택배회사 잘못으로 며칠 간 찾아가지 못했다는 얘기다.

며칠 간 물건을 맡아준 편의점은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서 화가 났다. 몇 번 전화를 걸었더니 반응이 없다. 그래서 실수했다. 찾아가지 않으면 버린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주인이 전화를 받자마자 불쾌한 말투를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끝. -_-

비교해 보자.

물건 주인은 택배회사가 편의점에 물건을 맡겼다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 비상식적 이유로 문제가 발생했다.

편의점 주인은 물건을 보관해준 뒤 며칠 간 주인이 찾지 않았다. 연락을 했는데 받지 않았다. 이 비상식적 이유로 문제가 발생했다.

비상식적 이유는 편의점 쪽이 더 많다. 이쪽은 이쪽 나름대로 화낼 근거가 나온 것이다. 물론 물건 주인도 화낼 근거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택배회사를 향한 불쾌감이지 편의점이 아니다. 지금 편의점은 물건 주인과 택배회사 간 거래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 속 피해자다.

택배회사와 물건주인을 위해 물건을 맡아주는 친절을 보였더니 저런 일이 벌어졌다.

물건 주인은 먼저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 한다. 녹음내용을 들어보면 말투가 '나랑 싸우자'다. 저런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 정의인양 녹음까지 한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난 단연코 물건 주인에게 철이 덜 들었다고 말하겠다. 저런 말투로 따지고 든다면 누가 화 안 날까? 사정을 알았어도 기가 막힐 거다. 엄밀히 따지면 편의점은 알지도 못하는 이웃에게 친절을 베푼 것이고, 이웃은 물건을 찾아가지 않는 행동으로 배신 때렸다. 그 순간, 물건주인이 할 일이 뭔가. 저런 적의를 드러낼 의도가 있다면 택배회사 직원을 호출하여 편의점을 찾아가 사과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수순이지, 화낼 근거가 명확했던 사람에게 '화를 냈다는 이유'로 맞서 싸운단 말인가?

'싸가지 없는 년'이라는 말은 녹음되지 않았다. 택배회사가 편의점에 맡겼다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근거도 없다.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말이지.

녹음내용을 보면 편의점 주인이 이렇게 말한다.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만 해도'

맞는 말이다. 물건 주인은 가자마자 싸울 작정이었던 게 분명하다. 본인이 옳다고 생각했다면 어째서 옳은 지부터 따져야 한다. 이쪽만 옳은가? 내가 보기엔 저쪽도 확실히 옳을만한 근거가 넘친다. 이쪽이 화낸 만큼 저쪽도 화낼만 해서 화냈을 뿐이다. 서로 동조하여 짝짜꿍하고 택배회사에 대해 힘 합해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상황을 저 꼴로 만든 건 물건 주인이다.

제목부터 기가 막혔다. 좀 미친듯^ㅂ^ 전형적인 키보드 워리어의 표현법 아닌가. 

그 무엇보다...

동의하는 덧글을 남긴 사람들에게 더 큰 불만이 있다. 만약 저대로 보이는 부분만이 죄가 되어 편의점이 매장된다면 나는 그것을 '마녀 사냥'이라고 말하겠다. 저것이 정말 추천받을 사건이고, 매장당할 편의점인가.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2개:

  1. 저도 동의하는 댓글을 달긴 했는데...



    저같은 경우엔 전화 상으로는 말씀을 거칠게 해도 막상 대면하시면 봄날의 햇살처럼 나긋나긋해지시더라구요. 내 인상이 그렇게 좋은가. 데헷. :P



    ...아, 양심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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