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9일 월요일

삼성 기사

▣ 이용철 변호사(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가 공개한 '삼성 로비' 풀 스토리

2003년 9월 1일자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 2비서관에 임명됐다.

2003년 12월 20일경 청와대 비서실 조직개편으로 박범계 변호사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법무비서관과 민정 2비서관을 법무비서관으로 통합한 보직으로 보직이동 됐다. 2003년 말 또는 2004년 초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삼성 법무실 소속 이경훈 변호사로부터 위 보직이동관련 뉴스들을 보고 생각이 났다면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와서 얼마 후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이경훈 변호사를 알게 된 경위는 1996-8년경 도봉구 창동 삼성아파트 최상층 주민들이 시공회사인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소음진동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상대방 변호사로 장기간 함께 소송을 진행하면서 법정에서 자주 만나고 연배도 비슷하여 서로 마음을 트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이 생긴 바 있다.

함께 식사를 하던 중에 이경훈 변호사가 명절에 회사에서 자기 명의로 선물을 보내도 괜찮은지를 물어 한과나 민속주 따위의 당시 의례적인 명절 선물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괜찮다고 대답했다.

2004년 1월 16일경 청와대 취직으로 휴직 중에 있던 법무법인 새길의 직원으로부터 명절선물이 법인사무소로 배달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바쁠 것 없으니 명절이 지나고 가져다 달라고 이야기 했다.

2004년 1월 26일 변호사 사무실로부터 선물이 집으로 전달이 되어 퇴근 후 뜯어보고서야 책으로 위장된 현금 다발인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대선 자금 수사 중이었고 차떼기가 밝혀져 온 나라가 분노하던 와중에 차떼기 당시자중 하나인 삼성이 그것도 청와대에서 반부패제도개혁을 담당하는 비서관에게 버젓이 뇌물을 주려는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함께 선물을 뜯어본 집사람에게 ‘삼성이 간이 부은 모양’이라고 말하고 이 사실을 폭로할까 고민했다.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떡값을 돌릴 수 있는 거대조직의 위력 앞에 사건의 일각에 뇌물꼬리를 밝혀봐야 중간전달자인 이경훈 변호사만 쳐내버리는 꼬리자르기로 끝날 것이 자명할 것으로 판단돼 후일에 대비해 증거로 사진을 찍어두고 전달 명의자인 이경훈 변호사에게 되돌려 주고 끝내기로 작정했다.

2004년 1월 말경 이경훈 변호사에게 만나자고 연락하여 시청 앞 프라자호텔 일식집 ‘고도부끼’에서 점심을 함께 하면서 전달된 선물의 내용을 설명하여 매우 불쾌하였지만 당신의 체면을 보아 반환하는 것으로 끝낼까 한다는 뜻을 전하자 이 변호사가 자신도 의례적인 선물일 것으로 알고 명의를 제공한 것이었고 현금을 선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매우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를 했다.

최근 확인해보니 당시 선물을 선물하는데 명의를 제공했던 이 변호사는 삼성을 퇴직하고 미국 유학 중이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보며 당시의 일이 매우 조직적으로 자행된 일이며 내 경우에 비춰 김 변호사의 폭로 내용이 매우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고 판단돼 적절한 시기에 내 경우를 밝힐 것으로 고민하다가, 모든 경위와 증거를 ‘삼성 이건희 불법 규명 국민운동’에 제출했다.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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