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6일 수요일

-_-;; 지금의 FTA가 문제라는 건 맞지만...

http://kin.naver.com/db/detail.php?d1id=6&dir_id=604&eid=EtdIPMXM/Jqc8dJ3BUcWcEDbm6zLkJ30

이렇게까지 구라칠 필요는 없다. 내 눈에는 오히려 이 모습이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티글처럼 보인다.

과장을 해도 어느 정도 현실과 맞아 떨어지면서 실현 가능할 수 있을 정도의 과장-최악의 상황만을 부각시키는 정도의 과장-이어야지, 저렇게 판타지로 써서 설득하려 드는 것은 곤란하다. 한총련이 저러다 쇠퇴했다.

가능성 있는 상황만 얘기해줘도 국민들 다수의 안색이 변할 거다. 왜 저런 표현법을 써야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상당수 사람들이 FTA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는데, 정작 그것이 정확하게 어떤 여파를 미치게되고, 정부가 언급하는 내용들(정말 뭔가를 알고싶으면 신문 기사 따위로 접하지 않는 게 좋다. 매스컴의 상당수가 정직하게 알려주기보다 자극적인 표현법에 신경을 쓰고있기 때문에 원문과의 격차가 크다.) 속에 무슨 허점이 있는 지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http://enews.president.go.kr/publish/php/articleview.php?idx=236&section=38&diaryDate=2006-07-25

위 글을 보면서 청와대도 한심하다 싶었다. 저것 또한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법의 문제다. 지금 FTA문제를 담당하는 부서들은 최우선으로 할 일이 뭔지를 착각하고 있다. 요즘같은 상황에서 이들이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 될 문제가 뭐겠는가. 국민들을 먼저 설득하는 것 아닐까? 그걸 저 정도 말로 반짝까꿍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지금 저들이 할 최우선의 행동은 [가장 짧고 이해하기 쉬운 '효율적인 표현'으로 FTA체결이 총체적 이득 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일]이다. 그 '효율적 표현' 속에 '근거도 없는 가설을 내밀거나, 윤은혜 녹차 꺼내놓고 잘 될 거야 웃는 것'은 속하지 않는다.

UR관련의 쌀 얘기는 제대로 발휘한 개소리다.(이 내용 읽고 조낸 빡 돌았다) UR후 농업에 대해 뭐 어쩌고 저째? 쌀수입 개방이 진척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 지 알고 있다면 이따위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UR로 인한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전 대통령이 상당히 엉뚱한 짓을 했고, 그로 인해 오히려 농민피해가 가중된 전례가 있다. 정부는 그 동안 한국의 농업을 개박살냈다. 그것을 유지, 또는 그나마 활성화시켰던 존재는 정부가 아니라 매스컴이다. 우리나라에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하지 않았다면 농업은 작살났다.

하다못해 정부측에서 '침체되어가는 농업의 활성화 관련의 구체적 대안'을 FTA협상 문제와 결부시켜 설명했다면, 그리고 그 대안이 적절하다 여겼다면 국민들은 이렇게까지 불안한 마음을 갖지 않는다. 연례 행사인 수재도 감당못하는 정부의 대책능력을 무슨 수로 믿겠는가. 내 귀에는 'FTA는 우리가 할 테니 뒷감당은 너희들이 알아서 할 거~져?'라고 약올리는 소리만 들린다.

정부가 수긍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을 내세우지 않고, 그저 하루 녹차만 꺼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FTA협상 조건에만 열을 올리고, 그 결과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워놓지 않은 것이다. 얘들은 지금 국민의 우르르 파워만 전적으로 믿고 있다. 그것도 FTA관련 각 분야 모두에게 유행이라는 이름의 복주머니를 던지며 개인재산을 아낌없이 쏟아부을 것이라는 환상까지 갖고 있는 듯 하다. 이럼 우린 골룸이지. 우리가 너희 프레셔스냐?

일 중복되어 탱자탱자 노는 공무원들 찾아내라. 그 사람들 농촌으로 파견보내어 각 읍내에 인터넷 상점 열어라.

"에~ 주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것슴다. 요번 수확물 모아 놓으시면 지가 디카 들고 갈팅게 문 좀 열어두고 계십셔. 사진 한방 찍을 때는 가격 좀 불러주면 좋겠습니다. 에~ 이상은 읍내 사무소에서 노총각 귀남이였습니다아. 이거 해주는 거 다 공짜이니까 걱정말고들 부르십셔."

공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읍내 상점들을 통해 전국 유통망 형성시키고 가뜩이나 늘어나는 택배업체 땜시 일거리 줄어 파리날리는 우체국들이 졸 싼 값으로 배달해주는 것만으로도 농민들 팔자가 훨 나아질 거다. 농협 기준이 깐깐해서 이놈의 쌀을 어따 팔아야하나 한숨쉬거나 아예 버리듯 떨이로 넘기는 농민들이 수두룩하다. 그래도 이분들 쌀이 중국이나 미국에서 버리기 아까워 수출하는 쌀보다는 몇십 배 낫다. 옛날 대여점처럼 유통업체를 포화상태로 만들지만 말고 이 정도쯤은 정부에서 해줘라. 그럼 쬐금 정도는 생색낼 수 있을 거다.

내가 방금 적은 삼천포같은 내용이 바로 FTA담당부서가 국민들에게 언급할 내용이다. 이러한 부분적 사항들을 모으고 모아서 농업, 의약업 등 각각의 산업에 희망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댁들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거다. 이를 위해 1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꾸준하게 인식을 시킨 뒤 협상에 들어가란 말이다. 딸랑 몇 마디 말로 국민들 반대를 무마시킬 수 있다 생각하지 말고.

아무튼 정부의 대처방식도 마음에 안 들고, 이에 반대하는 분들의 과장된 표현법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FTA로 최악의 상황이 되더라도 저렇게 될 때까지 놔둘 국민들은 없다. 이 나라도 상당히 만만찮은 국가거든.(정부가 그걸 믿고 까불어서 문제지)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5개:

  1. 이야야아- 시원하네요 'ㅂ'b 저런 읍 인터넷 매장같은거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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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국내 농업 문제 중 제가 봤을때 가장 큰 문제점은 신작물을 연구 개발할 수 있는 농민 직소유의 단체 좀 더 확장해서 말하자면 농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대형 압력단체가 없다는 점입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 농가 연합회 즉 썬키스트(썬키스트는 브랜드명이고 처음에는 오렌지 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해 농장주들의 모임이 점차 커져 브랜드를 내세운 경우입니다)같은 회사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로 인해 농민에게는 유통력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이 생산한 생산품에 대한 가격결정권조차도 정부에 의해 강제 압류 당한 상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가장 잔인하게 행하고 있는 곳이 소위 공판장이라는 불리는 농산물 도매시장입니다.



    문제는 비단 여기서만 그치는게 아닙니다. 웰빙이라 해서 유기농 채소 재배하는데 적어도 농경지를 3년이상은 묵혀 두어야 땅에 쌓인 농약이 어느 정도 완화가 되고 이를 중화시키는데 들어가는 돈은 억단위입니다. 즉 영세 농민들이 유기농 채소 재배한다는 건 일종의 벤처사업이나 마찬가지란 소리이지요. 이렇게 해서 유기농 농사를 시작한다손 치더라도 그 다음에는 한국에서 만들어 낸 종자가 없으니 로열티 문제가 골치를 썩히기 시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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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일반농업이라 해서 다를것 없습니다. 영세농업이 투자할 수 있는 돈이란 한계가 있고 시설투자도 제대로 할 수 없는게 당연한 겁니다. 저희집이 고추 농사를 지어서 이거 하나만은 장담하는데 정부에서 시설 보조비가 아니라 정부 주도의 신형 하우스만 연구 보급해도 적어도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지금보다 2배는 더 내놓을 수 있다고 제 충분히 장담하고도 남습니다.



    한마디로 UR 이후 10년간 정부에서 농업에 대해서 지원해 준 것이라고는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농가 소득직접보전제로 소비 자금을 지원해 줄 노릇이 아니라 대형 농민 압력단체가 출범할 수 있도록 유도를 했어야 한다 이거지요.



    솔직히 지금부터라도 저렇게 지원을 해준다 하더라도 시간이 없다고 봐야 하지요. 아니 작정하고 농민들 전부를 희생양 삼겠다 이거지요. 솔직히 정부가 못 미더운게 아니라 그걸 실행하는 공무원들의 무성의를 도저히 신뢰불가다 이겁니다. 아이디어라고 내놓는 것들이 끽해야 초등학생 eq 검사수준에나 나올 법한 것들 뿐인데 어떤 근거로 공무원들을 믿어야 한다는 건지요.



    조용히 FTA 체결된 뒤 집단 자살할 농민들만 불쌍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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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ps 참고로 말하자면 고추 농사 같은 한국인들만 소비하고 겨울에 연료 때는 작물은 FTA의 영향을 상당히 덜 받습니다. 중국산 건고추나 다데기가 말썽을 피운다 하더라도 정작 고추 농가의 가장 큰 수입원인 청초와 청량고추에는 아무런 지장 없습니다.

    한마디로 FTA 체결 되면 농민 사회에는 도시와는 비교불가능의 양극화가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제 의견으로는 이게 더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한국의 언론 및 누구도 관심을 안가진다는 것입니다. 씁쓸할 뿐이지요.

    ps2 올때마다 장문의 리플만 남기는 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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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akanechang//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제 생각에도 그러한 실효적 부분들을 외면한 채 정책이라는 이름의 허울 속에만 빠져있는 것이 큰 불만입니다. 마치 제목과 무책임한 시놉시스만 적어놓고 그 본문이나 개연성을 맞추는 일은 국민들에게 다 떠맡기는 듯한 기분이네요. 일을 벌려놓을 게 아니라, 잠시 정치적 정체상황이 되더라도 정부가 세부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삽질만으로 버리는 세금이 전체의 30%를 넘긴다는 데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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