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5일 수요일

담배와 관련하여 가장 사악했던 시절.

가끔 여기 들러주는 제갈폭룡군의 본명은 이성우. 내 대학동창이다.

조용하면서도 건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난 성우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이 갔다. 교회를 통해 사람관계를 많이 쌓아온 탓인지 대인관계를 이루는 솜씨가 무척 좋았다. 그리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베이직이었다.

내가 입학한 곳. 91년 당시 경기대학교 공예 디자인 학과로 불렸던 이곳은 그런 건실한 종교인이자 베이직 사고를 가진 이성우가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경기대학교 공예디자인학과 91학번은 나를 포함해 악마 그 자체들이었기 때문이다. 우케케케케케케!!!

오리엔테이션 때 뭉쳐버린 7인의 악마들은 1인의 천사를 타락시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구내 식당에 모이면 문인식과 이지훈과 나와 정지은이라는 태고적 악마들이 담배를 내밀며 이성우에게 말했다.

"성우야, 아앙~ "
"자 쭈욱 빨아봐.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신 그 만물 중의 하나야. 하느님 뜻 거부할래?"
"자, 내껀 88이야. 제일 순해. 어서 아앙~"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이는 내 피와 살이다. 어어? 뼈가 없네. 자, 예수님의 뼈 디스 한 개비 아앙~"

성우는 그 때마다 두 눈 질끈 감고 손을 모아 기도했다. 저를 시험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사탄의 유혹에서... 아앙

결국 성우는 몇 달을 참지 못하고 담배를 배웠다.(농담 아니라 우리 사탄들은 정말로 몇 달 동안 저 짓 했다)

그리고 지금 성우는 골초로 잘 살고있다. 미안. 나 요즘 끊어가고 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6개:

  1. "악마라도 좋아. 악마같은 방법을 써서라도 담배를 배우게 할 테니까." (...)



    ... 인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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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초면에 이런 말씀을 드리자니 죄송하지만은

    글을 보니 안할수가 없군요



    당신은 "나쁜놈"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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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합니다! 초면에 말을 짧게하다니 이런 실례를...(게다가 한 달 만에야 그 사실을 깨닫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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