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6일 금요일

마경전서 2

2. 힘이 세상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의 몸을 둘로 나누었으니 참과 거짓이다. 참은 옳다하고 거짓을 틀리다 했다.
 
힘의 첫 분열은 참과 거짓이다. 이것은 단지 옳고 그름이 세상의 시작임을 언급하는 게 아니다. 참과 거짓의 주체는 '나'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즉, 힘은 '나'를 창조하여 '나'를 인식시키기 위해 참과 거짓을 사용했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옳고 그름의 판별 기준은 '나'라는 존재에 의해 결정된다. 이것이 물리적 존재에게도 통용되어서 '물질'이 있고 '반물질'이 있다.

물리적, 또는 정신적(철학적) 분열은 여기서 비롯된다.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내 속에서 참과 거짓이 충돌하여 또 다른 형태의 사고가 만들어지고, 그 사고를 이용해서 또 다시 새로운 사고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현재에 이르게 된다. 물리적으로도 물질과 반물질의 커다란 충돌이 일명 '빅 뱅'이라는 물질적 창조의 순간을 만들어냈고, 그 창조물들이 또 다시 충돌하는 '인플레이션 빅 뱅'으로 인해 세계가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생성되었다.(이런 이론 때문에 나는 시간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물질과 반물질을 같이 사용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시간이 지닌 힘을 앞서려면 시간이 생성되기 이전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언급되는 이야기들을 보면 마치 시간의 흐름 속에서 벌어진 사건처럼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순서가 있을 뿐 시간적 흐름은 전혀 없었다. 물질과 반물질의 충돌 후 시간의 흐름이 시작되었다고 봐야하는 것이다. 그냥 시각적 느낌으로만 평가하자면, 물질과 반물질이 생성되자마자 충돌했다 정도가 되겠다.)

그렇다면 옳은 것과 틀린 것을 따져보자. 옳은 것을 권장하고 틀린 것을 배척하라는 의미는 이 속에 없다. 그저 참이 옳고 거짓이 틀릴 뿐이다. 빛이 있고 그림자가 있다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참을 먼저 만들고 거짓을 나중에 만든 것이 아니고 그 반대도 물론 아니다. 참은 거짓이 있기 때문에 참이 될 수 있는 것이고, 거짓은 참이 있기 때문에 거짓이 될 수 있다. 둘은 동시에 생성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조화, 또는 균형이라 부를 수 있다.

이를 통해 사고적인 문제를 적어보겠다.

'나'라는 존재는 스스로가 지닌 참과 거짓으로 무언가를 창조한다. 이후의 이야기까지 잠깐 끌어들이면, 참과 거짓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지, 남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 남이 없어도 참과 거짓을 결정할 수 있으며, 둘을 충돌시켜 새로운 생각과 논리를 만들 수 있다. 차후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참과 거짓은 내가 결정하고(나에게만 존재하고) 선과 악 등의 존재들은 남이 결정한다. 막말로 다른 사람을 때리고 죽여도 내가 그 행동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면 옳은 것이다. 다만 여기서 포함되는 '다른 사람'이라는 존재가 '나'에게 추가된 새로운 옵션임을 감안해야 한다. 이 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정리해서 적어보겠다.


나는 너를 죽이는 게 옳다.

그래서 너를 죽였다.

그(또는 그들)는 내가 '너'를 죽인 것에 대해 틀리다고 판단했다.

그(또는 그들)는 나를 벌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나를 죽였다.

나는 그(또는 그들)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이 틀리다(싫다).


이렇게 되었을 때 나의 참과 거짓은 충돌을 일으킨다. 그것을 서로 비교하여 무게를 재야 한다.

난 그(또는 그들)에게 죽음을 당하는 틀림(싫음)을 감수하고서라도 너를 죽이는 게 옳다.->너를 죽인다.

난 그(또는 그들)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이 너를 죽이는 옳음보다 틀리다(싫다).->너를 죽이지 않는다.

이 행위의 과정 속에 당연히 힘이 포함된다. 나라는 존재가 너라는 존재를 죽이고서도 그에게서 죽음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눈에 띄는 힘이다. 그럴 경우 너는 죽는다.(마찬가지로 힘의 논리에 의해 너에게 되려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힘은 물리적 힘에 포함된다. 이 속에 있는 정신적 힘을 보자.

저 위의 모든 과정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정신적 힘이다. 결과물을 떠올리지 못한 채 그냥 무턱대고 너를 죽였다가 그에게 죽음을 당했다면 어떨까? 거기에 덧붙여 나라는 존재가 너를 죽이는 것보다 그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이 더 싫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

나라는 존재는 그의 존재과 결과물을 파악할 정도의 힘이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나는 거짓을 따르는 우를 범했다.

참과 거짓은 이렇게 힘의 원리에 의해 발동된다. 나의 참과 거짓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힘을 소유하거나 키우거나 빼앗는 행위가 필요하다. 근본으로 돌아가서 참과 거짓, 그리고 나라는 존재 자체가 힘에게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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