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2일 월요일

모님께 전화가 왔다.

시끄러운 곳에 있던 터라 진동이 울리는 순간 조용한 곳으로 걷기 시작했다. 활기에 찬 음성이 듣기 좋았다.

[아아, 형. 우레ㅏ넝ㄹ너리ㅗ낳맣ㄴ러ㅏ!]

"응? 잘 안들려. 미안. 다시 한 번 말해줘."

[아, 넵! 그러니까요. ㄴ아ㅓ리ㅏㄴ아ㅏㅣㄴ허ㅏㄴㅇ힌!]

좀 더 조용한 곳으로 이동했다. 비로소 그분의 목소리를 체계화하여 인식할 수 있었다. -ㅁ-

[아니, 그러니까 형의 포스팅에 있더라고요. 소문이 퍼진다고요.]

"어엇. 무, 무슨 포스팅?"

[검기, 장풍, 경공, 점혈, 천리안 등을 시전할 수 있다는 소문요. 제가 그러는 거 한 번도 못보셨으면서...]

"아하하! 그거 얘기구나."

내 눈이 날카롭게 빛났던 것 같다.(어쩌면 여기서부터 꿈일 지도...)

"하지만 그 때 포스터 둘둘 만 종이로 전봇대 자른 건 뭐야?"

[종이가 직접 닿았잖아요. 검기는 안 닿아도 잘리는 거예요. 어떻게 독고구검과 검기도 구별 못하세요? 무협도 쓰시면서.]

"아앗. 미안미안. 그랬구나. 맞아. 검기는 아니었어. 그래도 장풍은 좀..."

[손모양이 달랐잖아요! 구음백골조를 장풍이라 부르는 사람은 형밖에 없을 거예요. 아이, 형. 나 어떻게. 형때문에 소문나서 작가들 섭외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경공도 그래요. 그 때 시간없어서 어쩔 수 없이 무영신보를 펼치긴 했지만, 그거 요즘 애들 학원가면 다 배, 배, 배우는 거예요. 맞아요! 기본이라서 경공축에도 안 들어요.]

식은땀이 흘렀다.

"알았어. 오케이!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하긴 요즘 세상에 검기, 장풍, 경공을 쓰는 사람이 있을 리가 있나. 아무튼 잘 지내니?"

[네. 여기 조사동, 아니 헬스장! 헬스장이에요! 몸이 너무 안좋아서 꾸준하게 운동하고 있거든요. 헬스장이에요. 헬스장 알죠?]

"으...... 응. 물론 알지. 폐관수련하면 핸드폰이 연결될 리 없잖아. 결코 헬스장이라 믿을게. 하하하. 잘 지내니 다행이다. 나도 잘 지내."

[네. 얼굴색 좋아보이네요. 머리도 많이 자라셨고. 하하하. 그럼 다다음주 쯤에 한 번 봐요.]

"그래. 빠이!"

전화를 끊고 잠시 심호흡했다. 따질 건 따져야지. 천리안 문제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제야 폐관했군.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루머는 이런 것이다!

추잡2: 모님께 또 연락오면 포스팅 버로우합니다요.(하지만 재밌단 말야.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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