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8일 목요일

천칭 이론

가재는 게편. 나는 천칭좌.

오늘의 수업은 천칭 이론 되겠다.

세계(단지 지구상 인간 사회만을 언급하는 세계가 아니라 우주에 원자분자까지 포함시킨 광범위한 세계) 속에는 광대한 힘이 있다. 억지로 나누자면 양의 힘(서양에서는 주로 빛의 힘으로 언급된다)과 음의 힘(어둠의 힘)이 있고, 이를 이용하는 제3의 힘이 그것이다. 내가 말하는 건 제3의 힘이라 불리는 천칭파워다.

흔히들 말하는 '7대 불가사의'들은 대부분 천칭파워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대단히 수학적인 힘이며, 과거에 수학이 영적으로까지 신봉받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억지로 설명하기보다 예시를 통하겠다.

좁은 통로로 무거운 냉장고를 옮기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뭔지 아는가? 이 방법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이삿짐 센터 직원이다. 어깨와 등의 대칭점에 냉장고의 무게 중심축을 맞추고 그 위에서 균형을 잡고 이동하는 것이 제일 쉽다. 이 방법이 두 사람의 운동에너지보다 더 효율적이다. 두 명이 냉장고를 옮길 때는 상하의 무게를 각각 지탱하여 직접적인 하중을 감당하지만, 혼자서 위의 방법으로 옮길 시에는 냉장고의 하중이 균형 충돌로 혼잡할 때 슬그머니 이동하는 어부지리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이는 지렛대의 원리와는 다른 운동에너지다.

첨단기기 중 반도체도 이와 같다. 전도와 비전도의 균형조절을 통해서 제3의 힘을 얻어내는 방식이다.

더 나아가 피라밋, 석굴암 본존불상, 부석사 돌탑 등등 미세한 균형의 조율을 통해 일반 상식의 에너지를 넘어서는 제3의 에너지를 얻어낸 경우가 있다.

이런 천칭파워는 물리적 에너지에만 사용되지 않는다.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의 조합도 이러한 케이스다. 자유 민주주의 시점에서 보기에 민족주의나 국가에 대한 충성은 그야말로 뻘짓이다. 특히 개인주의로 발전하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개인주의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한 공동체 형성이 있고, 그 공동체 속에서 개인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는 가치관이 있다. 자유는 개인의 사고를 폭넓게(공동체를 유지한다는 것은 사고의 자유도를 막는다. 발전영역을 넓히는 최고의 방법은 정보만을 받아들이며 타인을 무시한 자기사고의 영역확장이다) 성장시키고, 공동체라는 조직은 성장된 사고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개인의 자유시간을 보장하면서 조직체계가 잘 정립된 공동체가 다른 곳보다 빨리 발전하는 이유다. 이 속에 천칭파워가 사용되는 것이다. 각각 죽어라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진척되는 과정은 타 업체보다 느린 이유는 조직원 스스로가 잘 안다. 허술한 체계의 공동체는 같은 일을 두 번 하고, 다른 사람이 같은 작업을 얽혀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시간손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영역이 얽히면서 저울이 기울어지는 결과도 낳는다. 만약 그 공동체의 일원들이 서로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다면 우정에 금가는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자유영역을 막을 뿐더러, 공동체가 개개인의 능력을 온전하게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니까 구성원들은 서로를 원망하는 사태에 이른다.

작은 공동체도 이 정도인데 국가급쯤 되는 공동체는 어떨까?

충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충성은 국가를 재산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내 것'이라는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K리그가 발전하기 위한, 또는 프로야구가 발전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지역감정을 빠방하게 키우는 것이다. 팬들에게 '내 것'이라 불릴 팀을 뚜렷하게 지정해줄 경우, 참여도가 대폭 상승할 것이다. 국가의 충성 개념은 이를 이용했다.

타국과의 전쟁, 또는 경쟁에서 국민의 충성은 엄청나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적 충성에 빠진 국민들이 있는 국가가 잘 나갈 리 없다. 이러한 국민들은 국가라는 제한된 틀 속에 갇혀서 사고의 발전이 더디다. 전쟁, 또는 경쟁을 하기 위한 자격조차 못 얻을 정도로 어기적어기적 성장한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자유 민주주의와 민족주의들이 적절하게 조합된 국가가 모든 경쟁에서 유리하다.

문제는 국민이 이 사실을 알고있다해도 그대로 따를 것이냐하는 부분이다. 여의도에 세워진 목적불명 의미불명의 건물 속에서 꾸준하게 국민의 충성을 믿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잡것들을 보면 당장 짐싸고 싶다. '남자가 되려면' '사회를 알기 위해서는' '당당하려면' 군대를 가야한다고 조낸 뻥치면서 지들은 안 가는 ㄴ일;ㅣㄴㅕㅅ같은 놈들이 있는데, 왜 군대에 가서 충성충성 노래를 불러야하는가.

이리도 서럽게 살면서 앞으로도 그렇게 지낼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드는 이유는 그것이 균형임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내것'임을 의식하는 국민들이 그나마 있으니까 이 정도로 유지되는 것이고, 그것을 불평하는 개인주의가 있으니까 세계화니 선진화니 외치며 겁없이 경제계에 턱을 내밀 수 있다. 이 둘이 저울질을 하여 대한민국의 발전도가 오르락내리락한다.

그렇기 때문에 극단적인 것은 위험하다. 개인주의가 한국을 지배하건 민족주의가 한국을 지배하건 둘 다 망한다. 다소 지저분하게 얽힌 것처럼 보일지라도 워낙 큰 공동체인만큼 어쩔 수 없다. 일단 지금처럼 서로가 대치하는 국면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

이렇게 크게 말할 것 없이 개인 하나만을 따져도 된다.

적당한 충성, 적당한 개인주의면 된다. 이 둘을 조율하며 극단적으로 기울어진 자들을 견제하는 게 내가 보기엔 정답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저울의 중심 쪽에 가까이 있어서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을 급히 수습할 수 있다.

이렇듯 천칭파워에 대한 쓰임새는 무척 많지만, 기자 고객님 기체후 일양만강하셔서 제 모니터님을 흘기시어보실 때님께서 되시었습니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댓글 5개:

  1. 저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신작 나옵니다.(...)



    한 부 보내드릴테니, 용들의 전쟁좀...(굽실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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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회천/ 기왕이면 D-WAR 6권을 요구해주세요. 굽실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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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하, 그러고 보니 별자리도 레디님과 같아지는 결과가..^^

    천칭좌라서 그런지 암튼 전 무지 천칭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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