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0일 일요일

날 당황스럽게 만든 실수.

며칠 전부터 내 컴퓨터에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창이 1분쯤 숨어있다가 "쨘! 놀랬지?" 놀이를 시작했던 것. 여러 가지 정보를 구해서 그 방법대로 해봤지만, 부팅만 하면 여전히 같은 짓을 반복했다. 혹자는 바이러스라고 해서 철저하게 검사를 해봤지만 역시 아니었다.

사소하지만 신경이 쓰였다.

결국 어제 오후에 나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열을 올리던 도중에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윈도우XP의 업데이트를 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 내가 쓰고있는 컴퓨터는 내 동생이 선물해준 것이다. 이전까지 아무 걱정없이 윈도우2K를 쓰며 꼬박꼬박 업데이트를 했었던 나는 정품이 아닌 XP의 업데이트가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로그인이 안됐다. o..TL

여기서 또 한 번 실수를 했다. 이 기회에 내가 좋아하는 윈2K로 운영체제를 바꾸자고 결심했던 것이다. 정품CD를 놔두고 왜 불법품을 쓰냔 말이다. 난 망설이지않고 D드라이브에 윈2K를 깔았다. 그리고 2K 운영체제로 로그인하여 C드라이브를 포맷했다. 그 다음은 재정비. D드라이브의 글과 자료집들을 C로 옮기고 C에 윈2K를 또 깔았다. 난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을 C드라이브에 넣고 글과 자료들은 D드라이브에 넣는 버릇이 있다. 귀찮은 과정이지만 이렇게 정리해야 속이 후련하다.

이제 D드라이브를 포맷할 차례.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포맷이 안됐다. 그래서 강제로 지웠다.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지. 몰라, 모른다. 난 무모한 아이일 테야. -_-

이제 글과 자료들을 D로 옮겼다. 남은 일은 각종 하드웨어의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것.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설치만 하면 다 끝이 난다.

인터넷이 안된다. o..TL

잊고 있었다. 이 컴퓨터는 내가 싫어하는 원보드로 이루어진 놈이라는 걸. 당연히 랜카드가 리얼텍 8139라고 여겼던 나는 뜻밖의 복병을 만나고 말았다. 이름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보드장착 랜카드! 윈도우2K는 이 랜카드의 드라이버를 갖고있지 않았다.

다시 XP를 깔아야했다. 다행히 내 동생이 컴퓨터점을 운영할 때 갖고있던 CD가 있었다. 하지만 CD키를 모른다. 새벽5시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CD키를 물어봤다. 열심히 적어서 등록했더니 구라랜다. 내것은 홈 에디션이고 쟤것은 다른 날라리XP였던 것이다.

비로소 사태의 심각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건 쉽지 않겠구나. 랜카드를 구입해야겠다. 난 예정된 마감시간을 계산해봤다. 오전 11시 전에는 랜카드를 장착해야 오후 1시까지 글을 마칠 수 있다. 그래. 아침 일찍 용산에 가서 구입하자.

집에서 용산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린다. 혹시 모르니 여유시간 30분을 추가하자. 그러면 오전 8시 반에 출발하면 되겠군. 난 시간에 맞춰 밥을 먹고 샤워했다. 그리고 8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용산에서 2000원짜리 랜카드를 구매한 뒤 시계를 봤다.

10시 40분.

10시 40분...

난 생각했다. 미친 거냐, 성화야? 돌아오는 시간을 왜 계산하지 않은 거지? 진정한 치매의 장을 열고싶은 게냐!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왜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하지 않았는 지를...

귀환 타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_-;;

빌어먹을! 와우를 접은 지가 언젠데... 아니, 그 이전에 와우에 푹 빠져있는 상태라도 그렇지!

시간적 오류로 버벅거리다가 하도 한심해서 적는다. -_-;;

레디 오스 성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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