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23일 토요일

1인칭 주인공 시점

나는 국문학도가 아니다. 문과 출신도 아니다. 그래도 선생님을 제대로 만나서 국어공부는 기차게 열심히 했다.

국어공부 열심히하면 뭘 하나. 배운 것이라고는 이 문장에 은유법이 쓰였는지 의인법이 쓰였는지 밑줄 체크하고, 단어의 비슷한 말이 뭔지 반대말이 뭔지 깨알같은 글씨로 적는 것 뿐이었는데. 국어수업과는 거의 상관없이 나는 처음 소설을 연재했을 때 극악의 문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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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개:

  1. 개인적으로 그 스케일적 패널티 때문에 장편을 쓸때는 1인칭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전지적 작가시점은 객관적에서 주관적까지, 자유자재로 '거리감'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감정을 다루는데 있어서도 폭넓은 가능성을 제공하지요. 물론 작가의 스타일에 따라서 다른 이야기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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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전지적 작가 시점을 많이 애용합니다. '망나니의 피'나 몇몇의 공포단편들처럼 예외를 두는 글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장편은 다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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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글에서 1인칭 써봤는데 정말 답답하더군요. 답답한데다 표현의 한계까지 있어서 가슴이 터지고 열불이 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다시는 1인칭따위 쓰지 않으리!'하고 맹세했건만... 또 의외로 1인칭이 즐기면서 쓰기엔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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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최근 새로 유행하는 시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1인칭 전지적 시점-_-;; 경이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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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장편에서 1인칭으로 쓰다보면 주인공과 안맞아서 그냥 넘겨야 하는 난감한 장면들이 생기니 낭패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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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요코미쓰 리이치가 4인칭을 시도했다고 해서 <문장>을 구해 읽어보려했는데 사정상 못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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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이르나크의 장을 요즘 다시 읽었는데, 완전히 보물섬스럽더군요 (시점이 화자에 따라 멀티플레이어로 가고 있음...--;)

    저의 경우는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아예 더 절제해서 연대기처럼 극단적 사실만 나열하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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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그러고보니 요새 읽은 '내 이름은 빨강'은 독특하더군요-ㅅ-;

    1인칭 시점의 화자가 계속 이동; 예전에 무라카미 류의 글도 릴레이로 1인칭 시점의 화자가 이동했었던 기억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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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읽을 땐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막상 쓰면 시점이 정말 중요하더군요. 처음엔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많이 썼는데,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써버릇하니까 이젠 그게 더 쉽고..... 결론은 어렵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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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이런 게 하나씩 나타나서 딴 글로 연습하게 만드는 게 참 고민이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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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라면 카메라를 들고 달려가는 자신을 상상해라. 자신이 뭐가 되건 달려야 한다. 저들이 달리면 당신도 달리고 저들이 뛰어내리면 당신도 뛰어내려야 한다. 1인칭 주인공시점! 적이 칼을 들고 달려들건,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오건 눈을 감지 마라! 당신은 세계의 한 가운데 놓여져 있다.



    그저 멀리서 '난 글을 쓰는 사람이어라.'하며 콧노래와 함께 자판을 두드린다면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쓰지 말아라. 그나마 있던 장점까지 날아가버린다. 실감나는 살인장면을 쓰고싶다면 직접 죽여라. 글 속에서 칼을 쥔 기사가 바로 당신이란 말이다. 그 맛을 알았다면 다른 시점에 눈을 돌리지 말아라. 이미 당신은 세계 최고의 카메라를 스스로의 눈에 박아버린 상태다. 저쪽 영화사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보여도 당신것이 더 좋다.



    이 말 너무 짜릿한 글이네요

    FPS 화면이 순간 연상되면서 짜릿한 쾌감이 몸을 순간 훓고 지나갔어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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