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4일 월요일

먼 옛날 점을 봤는데

입이 쩍 벌어질만큼 성격운이 맞아 떨어져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10년쯤 전에 컴퓨터에서 출력하는 운세보기였다. 지금 보기에 대단히 조악하게 출력된 녀석이었지만 성격 만큼은 집요할 정도로 정확하게 맞췄다.

그 때 노년 성격에 대해 이렇게 나와 있었다.

[늙어서도 잠자코 있지를 못하고 "요즘 젊은 것들은..."이라 말하며 많은 사람들을 훈계하려 든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많이 따르고 어쩌고 저쩌고...]

꽤 여러 가지가 적혀 있었지만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저 '요즘 젊은 것들은'이다. 그 때 당시 정말로 내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고, 요즘에도 가끔 이글루 포스팅을 할 때나 누군가와 대화할 때 '요즘 젊은 것들은'이 불현듯 떠오른다.

내가 최대한 경계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운명이 남긴 본능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내 입에서 훈계조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때가 많다.

나는 이성적으로 훈계를 꺼린다. 그것이 훈계가 나빠서는 아니다. 훈계가 먹히지 않을 확률이 높아서다. 그리고 훈계가 순방향의 효과보다는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확률이 더 높다. 심할 경우, 상대에게 트라우마를 불러 일으킨다.

콩깍지는 연인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하지 못하는 정신상태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 그럴 때는 직접 겪어봐야 안다. 이럴 때 어울리는 훈계는 '하지 말아라.'가 아니라, '행여나 그것이 이러 이러한 전개로 가면 이런 경우도 염두에 둬라.'며 겪을 때의 충격을 미리 완화시키는 길 쪽으로 알려주는 것이 좋다. 이게 그나마 먹힐 확률이 높다.(물론 이 경우도 대부분 안 먹힌다.)

그리고...

안 먹히는 것을 알면서 훈계를 계속 하면...

훈계가 아니라 그저 새디스트일 뿐.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추잡: 조금 전 어떤 분 이글루에서 새디즘의 현장을 진하게 느껴 포스팅. -ㅁ-;;

댓글 9개:

  1. 새디스트가 아니라 A형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일지도 몰라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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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레디는 M 아니었소?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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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원래는 사디스트라고 써야하지만... 뭐 넘기고.. 옛날에 무슨 악마족 이름만들기 그런게 있었는데. 냉혹한 가학자 0무슨 사디스트 로 나왔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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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에가와 타츠야처럼 설교가 느는 건 나이든 증거;

    오랜만입니다 성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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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비밀글// 아하하. 감사합니다! 그 때 뵈어요. ^^



    안티김// 허억! 이제 봤습니다. 제대하신 거예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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