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7일 월요일

[연재] [호스트 바둑왕] 5국. 칼을 가는 아키라

제5국 칼을 가는 아키라

덜컹.

전동차가 몇 번씩 좌우로 흔들렸지만, 아키라는 자신의 몸이 기울어지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히카루는 조심스레 아키라의 눈치를 살폈다. 아키라는 쉴 새 없이 중얼거리며 곧 시작하게될 대국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 히카루는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사이.’

히카루의 속삭임에 사이가 살짝 다가와 말했다.

[웃흥♡]

‘게에엑! 하지 마!’

[왜 불렀어요, 히카루?]

‘정말로 이길 수 있겠어? 너 지난번에 저 애하고 대국해서 돌만 열심히 따먹었지, 결과는 두 집 차이로 겨우 이겼었잖아.’

사이가 힐끗 아키라를 돌아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건 유도바둑이었어요. 어린아이를 상대로 본격적으로 승부를 벌일 수는 없죠.]

‘유도바둑?’

[유도바둑이란 상대를 바른 호스트로 이끌어주는 게 목적입니다. 말은 필요 없습니다. 한 수 한 수가 가르치는 겁니다. 또한 승패에 얽매인 어리석은 바둑은 결코 두지 않습니다! 그 때 그 때 피를 토하는 모습만 봐도 만족하니까요.]

히카루는 안도하며 아키라를 주시했다.

‘흠… 그렇다면 일단 저 녀석보다는 강하다는 얘기지?’

[아까 말했잖아요, 히카루. 저에게 다 방법이 있다고.]

‘뭐… 하긴…’

히카루가 빙긋 웃으며 생각했다.

‘나하고 똑같은 6학년의 평범한 아이니까 사이가 이기는 게 당연하지.’

순간, 사이의 싸늘한 음성이 히카루의 머릿속을 자극했다.

[지금 뭐라고 생각하셨나요, 히카루! 평범한 아이라고요?]

“응?”

[당치않은 소리입니다. 저 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랍니다!]

“뭐?!”

놀라 외치는 히카루 덕분에, 아키라는 머릿속 계산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아키라의 싸늘한 눈빛이 자신에게 고정되자, 히카루의 가슴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사이가 말을 잇는 동안 아키라의 매서운 눈매는 히카루를 향해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저 아이는 미숙하지만 아주 빛나는 수를 두고 있습니다. 상당한 고수들도 저 아이의 옷을 벗기기는 어려울 겁니다.]

적의를 드러내는 아키라의 몸이 갑자기 나체로 보였다. 히카루는 눈을 질끈 감으며 중얼거렸다.

“바둑 쪽으로만 집중시켜줘, 사이.”

[아무튼… 저 아이의 한 수에 제 자신도 많은 반성을 했답니다. 저 아이가 성장한다면…]

“성장한다면?”

[파티마가 될지… 서태웅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바둑 쪽으로만 집중…”

히카루가 지끈거리는 이마를 쥐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사이의 말을 듣지 않아도 도우야 아키라에게서 느껴지는 서늘한 한기가 보통의 평범한 어린애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키라의 주변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선 것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마음 속에 갈고있는 칼날이 당장이라도 히카루의 가슴을 찌를 것만 같았다. 히카루는 한숨을 쉬며 전동차 창 밖으로 지나치는 풍경을 주시했다. 행여나 저번처럼 피만 토하게 하고 결과는 패배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지독한 욕을 뱉은 녀석에게 패배한다는 것은 히카루에게 있어서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꼭 이겨야 해, 사이.’

[웃흥♡]

“거기다 입김 좀 불지 마!”

기원에 도착하자마자, 주변의 손님들이 기겁하며 모여들었다. 모두가 아키라와 히카루의 대국을 기억하는 어른들이었다. 히카루는 주변의 소란에 부담을 느끼며 어깨를 움츠렸지만, 아키라는 그렇지 않았다. 마치 지금의 소란이 당연하다는 듯 태연한 자세로 바둑판을 앞에 두고 있었다.

‘이 녀석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나 봐. 역시 보통 아이가 아냐, 사이!’

[아까 내가 말했잖아요!]

‘정말 이길 수 있어?’

[방법이 있다고 했잖아요!]

‘좋아! 너만 믿을게, 사이.’

히카루도 침착을 되찾고 바둑판을 사이에 둔 채 아키라와 마주했다. 아키라가 통에 든 백돌을 쥐며 말했다.

“맞두면 되겠지? 흑은 누가 잡을까?”

“잡는다고?”

“홀짝해서 이기는 사람이 흑이야. 자!”

아키라가 백돌을 가득 쥔 손을 내밀었다. 히카루는 잠시 아키라의 손을 응시하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달각. 틱. 티틱.

아키라의 손에서 바둑알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그럴 때마다 히카루의 귀가 조금씩 꿈틀거렸다. 히카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짝!”

순간 아키라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주먹을 쥔 손에서 중지를 가볍게 퉁기자, 손아귀에 쥐어진 바둑알 중 하나가 소매 속으로 들어갔다. 아키라는 바둑알들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럼… 세어볼까? 하나, 둘… 컥!”

12개의 조각. 소매로 돌을 퉁길 때 부딪쳤던 녀석이 반으로 쪼개졌던 것이다. 아키라는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 네가 흑이야. 덤은 다섯집 반이다.”

“덤?”

[덤?]

“먼저 두는 흑이 유리하니까 백이 처음부터 다섯 집 반을 가지고 시작하는 거지. 다시 말해서 마지막에 50집 대 50집으로 비기면, 백이 다섯 집 반을 이긴다는 얘기야.”

[커헙!]

입가에 선혈을 흘리는 사이를 보자, 히카루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넌… 몰랐냐, 사이?’

[혼인보 슈우사쿠 시절엔 그런 규칙이 없었거든요.]

‘흑을 갖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니?’

히카루가 한숨을 쉬며 질문하는 순간 사이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전 흑을 갖고서 못 벗긴 사람이 없습니다!]

‘잘났다. 지면 네가 벗으렴.’

히카루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었을 때, 갑작스레 아키라가 외쳤다.

“그럼… 부탁합니다!”

정색을 하는 아키라의 모습에 당황한 히카루도 조심스레 “부탁합니다.”라고 답했다. 히카루는 통에서 흑돌을 하나 꺼내며 사이의 눈치를 살폈다. 사이는 부채를 힘껏 뻗으며 말했다.

[오른쪽 위 소목!]

주위의 어른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키라는 바둑판 위에 놓인 한 개의 흑돌을 오랫동안 주시하다가 천천히 백돌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남아있는 나머지 하나의 소목 위에 올려놓았다. 사이는 아키라의 수에서 날카로운 칼날의 예리함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다섯 집 반의 부담이라… 이 아이를 상대로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겨룬다면 꽤나 부담스럽겠군. 한수한수 움직임에 신경전을 벌이지 않으면…]

순간, 사이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얼룩(--;;)에 봉인된 채 보내왔던 오랜 시간들. 이제 사이는 더 이상 바둑을 두지 못하여 괴로워할 일이 없는 것이다. 최선의 한 꺼풀 벗기기… 이렇게 기쁠 수가… 장수하렴, 히카루.

딱!

아키라의 일수! 사이는 가슴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칼날을 느끼며 흠칫했다. 형세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사이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 힘껏 부채를 뻗으며 외쳤다.

[15에 16! 어택!]

따악!

히카루의 일수가 매섭게 펼쳐졌다. 14에 15. 사이가 발광하며 히카루의 머리통을 부채로 두들겼다.

[15에 16이라고요! 거긴 14에 15잖아요!]

“이 칸들을 언제 다 세! 대충 놔도 상관없는 것 아냐?!”

[바둑에 대충이 어디 있어요? 거긴 오목으로도 쓸모 없는 자리라고요!]

따학!

설전을 벌이던 사이와 히카루는 청명하고도 묵직한 바둑판의 외침에 놀라 입을 다물었다. 아키라가 맹공격을 노골적으로 가한 것이다. 사이는 힘껏 부채를 뻗으며 히카루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한 수를 지시했다.

[X좌표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그리고 Y좌표 하나 하나…]

“크아악! 그래! 내가 잘못했으니까 처음 패턴으로 불러!”

[16에 16!]

드디어 둘의 불꽃튀는 접전이 벌어졌다. 초반의 형세는 의외로 히카루가 쉽게 잡았다. 그러나 중반부터 몰아치기 시작한 아키라의 힘이 점점 더 흑돌을 압박하고 있었다. 10개의 돌을 한꺼번에 따먹어도 아키라는 피를 토하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소까지 지으며 형세의 유리함에 대한 확신의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히카루는 아키라의 미소를 보며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 사이? 지금 우리가 이기고 있는 것 맞아?’

[4집 반을 지고 있어요. 이대로 가면 우리가 져요.]

‘헉! 그럼 어떻게 해?!’

파랗게 질린 히카루가 발을 동동 굴렀지만, 사이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한숨을 뱉었다.

[어려워요. 저렇게 칼을 가는 아키라의 수라면 만만치 않을 거예요.]

‘말도 안 돼, 사이! 분명히 아까는 방법이 있다고 했잖아!’

[훗!]

사이가 빙긋 웃었다.

[마침 저도 그 방법을 쓰고있는 중이에요.]

그 순간 아키라가 비명을 질렀다.

“헉?! 손발이 오그라든다!”

히카루는 아키라가 자신의 오그라드는 손발을 보며 파랗게 질리는 것을 응시한 채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저, 저런 종류의 방법이란 거였어?”

[에? 방법이라는 게 저거말고 또 있어요?]

“바둑과 관련이 있는 필살기를 쓰자는 얘기야. 신의 한 수 같은 거 없어?”

[그런 게 있으면 벌써 성불했죠.]

“아무튼…”

“크헉! 얼굴도 오그라든다!”

“저 방법 좀 풀어! 쟤를 보면 바이오 해저드 패러디같아!”

사이가 방법을 풀기는 했어도, 아키라는 이미 강한 압박에 시달린 상태라서 소피티아처럼 멍한 지점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히카루가 조심스레 흑돌을 놓자, 아키라는 비로소 바둑판으로 시선을 떨구고 고구마 장사가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다. 히카루는 사이를 향해 이를 갈았다.

“정신도 제대로 돌려놔.”

[그건 저도 못해요. 저 아이의 의지력에 달려있죠. 걍 저렇게 정신 없을 때 덮칠까요?]

“제에발!”

히카루가 벌떡 일어서며 고함을 지를 때였다.

따악!

바둑판을 때리는 매서운 소음이 히카루와 사이를 놀라게 했다. 도우야 아키라가 싸늘한 눈으로 히카루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키라의 입술 틈으로 한줄기 피가 흘렀는데, 그것은 정신을 차리기 위하여 스스로의 입술을 깨물었기 때문이었다. 아키라가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

“안자, 히카루. 꼐속 두자.”

[헉! 위기의 순간에서 정신을 차리더니 레벨이 올랐어요! 지금의 아키라는 졸라 짱 세요!]

“이, 이런…”

히카루는 자리에 앉으며 당황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키라의 눈동자가 투명해지며 날카로운 한기를 폭풍처럼 쏘아댔다. 바둑판을 향하는 사이의 부채도 조금씩 떨고 있었다.

[유… 육에 10.]

탁.

따항!

[쿨럭. 파… 팔에 10.]

톡…

따하황!

[커러럽! 구… 구… 구에…]

파랗게 질린 사이가 부채조차 주체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자, 히카루는 들고있던 흑돌을 통안에 다시 넣었다. 그리고 사이를 향해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이…”

[흑흑흑. 예… 에. 히카루…]

“방법 써.”

순간 사이의 떨림이 멎었다. 사이는 부채를 턱 아래 가져가며 빙긋 미소를 짓더니 바둑판을 거만하게 깔아보며 명령했다.

[아무데나 두세요, 히카루.]

“에? 그래도 돼?”

히카루가 멍한 얼굴로 사이를 바라보면서 바둑판 위에 흑돌을 올려놓았다. 현재의 국면과 전혀 상관이 없는 엉뚱한 수였다. 주변의 모든 어른들도 히카루의 수가 패착이라며 혀를 찼다. 그러나 아키라는 눈을 부릅뜬 채 10분이 지나도록 히카루의 수를 주시하고서야 비로소 패착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한 순간의 방심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자신의 의지때문이었다. 아키라는 자신있게 백돌을 쥔 손을 치켜들며 외쳤다.

“끝났어, 히카루!”

휘이이이익!

아키라의 손끝이 바둑판을 향하여 매섭게 날아갔다. 그 순간 아키라의 손가락이 오른쪽으로 오그라들었다.

“…….”

백돌은 아키라가 놓으려고 했던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2칸 이동한 지점에 정확히 떨어져 있었다. 어른들이 보건대 히카루의 수와 비교하여 만만치 않은 허접수였다. 사이가 절도있는 동작으로 부채를 촥 펼치며 미소를 흘렸다.

[방금 그 돌 옆에 빈 곳 있죠? 거기에 하나 톡 떨구세요. 그리고 중요한 건…]

“중요한 건?”

[제가 늘 하는 ‘웃흥♡’ 기억하시죠? 그 톤에 맞춰서 ‘단수♡’하시는 거 잊으시면 안돼요.]

“단수♡”

정상적으로 돌아온 손을 매만지던 아키라가 급히 ‘꿀꺽!’하며 뭔가를 삼켰다. 거의 장악했던 우상변이 지금의 일격으로 인하여 전세가 뒤집혀진 것이다. 이제는 자신의 대마를 살리는 것에 더 고민을 해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아키라는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 채 열심히 바둑판의 형세를 체크했다. 무려 20분이 지나서야 아키라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유일한 활로를 찾았기 때문이다. 다시 전세를 자신에게로 돌릴 수 있을만큼 중요한 한 수가! 아키라는 백돌을 쥔 손을 바둑판으로 뻗었다. 그리고 외쳤다.

“또 오그라드냐!”

아까는 갑작스런 방법에 당황하여 일수불퇴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아키라는 왼쪽으로 오그라드는 손가락에 최대한 힘을 주며 자신이 노린 지점으로 백돌이 향하도록 유도했다. 온몸에 열기가 흐르며 끊임없이 땀방울이 솟구쳤고, 팔에 힘을 줄 때마다 찢어질 듯한 고통이 전신을 강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키라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지점에 백돌을 놓는데 성공했다.

툭.

“어떠냐, 히카루! 이제는 정말로 끝이다!”

아키라가 호탕하게 웃으며 히카루를 노려봤다. 하지만 히카루의 표정에는 절망의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주변의 어른들이 떠드는 소리.

“저런 패착이 있나, 끌끌끌…”

“죽여달라고 애원을 하는 구만. 아키라 선생님 맞아?”

“왜, 왜들 그러지?”

아키라는 뒤늦게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고 바둑판으로 시선을 옮겼다. 여전히 자신이 놓은 백돌은 최고의 지점에 있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아키라가 고민하고 있을 때, 대국을 보기 위해 카운터를 비웠던 이치카와가 조심스레 말했다.

“아키라… 너… 눈깔이 오그라들었어.”

“끄허헉?!”

비켜비켜! 목구멍에 걸쳐진 성대를 향해 피분수가 필사적으로 달려가며 고함을 질렀다. 손바닥에 힘을 줘서 입을 막기는 했지만, 손가락 틈새로 피식 파칙 찌식 튀어나가는 핏줄기들은 바둑판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사이가 부채를 끌어안으며 감동에 겨워 중얼거렸다.

[봐요, 히카루. 너무 아름답지 않아요?]

“전혀 그렇지 않아. 다음 수나 말해.”

사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부채를 뻗었다.

[여기에 놓으시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 안에 있는 돌을 가져가세요. 그리고 다 가져가셨을 때 ‘훗!’하고 한 번만 웃어주세요. 아아, 기대된다.]

15개의 돌을 모두 따먹은 히카루는 사이가 시킨대로 했다. 가벼운 미소.

“훗!”

“푸헤에!!”

순식간에 기원은 피바다가 됐다. 아키라는 백돌을 쥔 손을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중앙의 대마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을 향해 내밀었다. 돌을 놓기 전에 아키라는 이치카와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호, 혹시… 지금도 제 눈이 오그라들었어요?”

“아냐. 지금은 멀쩡해.”

이치카와의 대답을 듣고 안심한 아키라는 정확한 지점에 백돌을 놓았다. 그 때 이치카와의 옆에 있던 히로세씨가 말했다.

“아니, 이치카와양! 언제 그렇게 눈알이 오그라들었어? 둘 다 왜 이래?”

“푸아아아아아압!”

기원의 창문이 깨지며 도로를 향해 피폭포가 쏟아졌다. 위층의 헌혈룸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온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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