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칭찬일색으로 날 평가하다보니 난 구성을 더 파고들게 됐다. 그리고 몇몇 가지 사항들을 깨우쳤다.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작업이 색채학이다.
이어지는 내용
1980년 후기의 입시미술은 고정된 색채배열을 가지고 있었다. 총 1, 2, 3, 4, 5단계의 명도단계를 사용했는데, 1단계는 백색, 5단계는 흑색이다. 중앙의 3단계 색에는 버밀리언(주홍색)을 사용했다.
왜 이런 배열이 정해졌는지 그 때는 몰랐다. 단지 내가 아는 것은 캔트지 외곽으로 갈수록 한색 계열과 탁색계열을 사용하는 이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사실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알 뿐이지 정확한 의도는 몰랐다.
일단 중앙 3단계 색을 버밀리언으로 사용했던 이유.
채도단계는 총 14단계다.
빨강(14)주황(12)노랑(14)연두(10)녹색(8)청색(6)파랑(8)남색(12)보라(12)자주(12)
명도단계는 총 11단계다.
빨강(4)주황(6)노랑(9)연두(7)녹색(5)청색(5)파랑(4)남색(3)보라(4)자주(4)
가 각 색상환의 명도 채도량이다.(크흑. 아직도 외우고 있다. ㅠ_ㅜ)
여기서 중앙색의 조건을 말하자면, '채도가 높아서 눈에 쉽게 띄는 정통 3단계 색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난색계열이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난색 계열이 '진출색'이고, 한색 계열이 '후퇴색'이기 때문이다. 구성이라 해도 데생처럼 중심에서 강한 시각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바깥으로 갈수록 흐려지는 기본 양식을 가지고 있다. 즉 화면 중앙에 시점이 편하게 모이도록 주변이 보조를 해주는 방식이다. 데생을 해본 사람은 이 말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 알 것이다.
자, 따져보자.
일단 명도단계.
명도단계는 0-10까지 총 11단계다. 그중에서 0은 검은색, 10은 흰색이다. 이 둘은 무채색이니 뺀다. 그럼 1-9가 남는데, 이것들을 3등분하면 4, 5, 6이 구성에서 3단계가 된다.
1=>명도단계 10의 흰색
2=>명도단계 1, 2, 3
3=>명도단계 4, 5, 6
4=>명도단계 7, 8, 9
5=>명도단계 0의 검은색
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4, 5, 6중 가장 가운데 있는 5가 정통 3단계 색채다. 즉, 명도단계 5의 색을 찾아봐야 한다.
색상환에서 녹색과 청색이 5의 명도단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 얘들을 중앙에 넣어야 할까?
아니다. 채도단계를 살펴보자. 특히 녹색과 청색은 후퇴색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그 이유도 물론 채도에 있다. 녹색의 채도는 8, 청색의 채도는 6이다. 극악이다. 그렇다면 명도단계 5와 가까운 색들 중에서 채도가 높은 걸 찾아보자.
빨강, 주황, 파랑, 보라, 자주색이 1씩 차이가 난다. 다른 색은 4인데, 주황만 6이라는 것이 다르다. 이 중에서 채도가 특별하게 높은 색은 빨강이다. 무려 14. 자, 너는 당첨이다. 이제 이 빨강색을 정통 5단계의 명도로 바꿔야한다.
빨강에서 자주색으로 가봤자 똑같이 명도 4다. -_-;;
방법은 주황쪽으로 가는 것. 빨강과 주황의 사이색인 주홍색이 정통 5단계의 명도를 갖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주홍색 계열중 가장 채도가 높은 버밀리언이 구성의 중앙색으로 지정된 것이다.
이후 새로운 색들(특히 루미칼라라 불리는 야광색의 등장)이 추가되면서 채도가 높은 다양한 색들이 등장했다. 그로 인해 중앙색의 변화는 좀 더 다양해졌고, 심지어는 중앙에 한색을 사용하는 예도 많았다.
결론이 그렇게 났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앙을 돋보이게 하고, 외곽이 보조해준다는 부분이다. 또한 그렇게 하는 이유가 바로 '주제를 돋보이게 한다'에 있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제일 먼저 시선이 가게되는 화면의 중앙에 주제를 놓고, 그것을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 구성이 기본인 셈이다. 일단 이 기본을 놓치지 않은 채 완성만 하면 입시미술에서 평균점수는 받게된다. 나머지는 참신한 발상과 감각적 운영으로 얼마나 그 기본을 보조해줬는지에 대한 문제다.
그것에서 파생되어 변화된 구성체계는 대표적으로 명도단계의 변화가 있다. 즉, 구성이론에서 '명도대비'를 중점으로 한 색채학이 입시미술의 대세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인 이론대로라면 1, 2, 3, 4, 5단계의 구성으로 된 색채단계가 중앙에서는 1, 1.5, 3, 4.5, 5로 차이를 준다. 시각적 효과가 크게 가미되어 극명하게 눈에 띄는 구성단계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1, 2, 3으로 진행되던 단계가 다시 밝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 때마다 명도단계의 변화를 주면 중앙의 파워만으로도 감독관은 혼미해진다. 다른 외곽의 허술한 부분은 살필 겨를도 없이 완성만 되어 있으면 합격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감각적 연출은 입시미술에 있어서 나중의 문제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해서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꺼내는 분도 있겠지만, 교수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죽기 전엔 내놓지 않는다. 그다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 다음은 외곽에서 감독관을 혼미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역시 명도단계의 변화다. 다만 여기에서는 채도대비와 색상대비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예전에는 많이 눈에 띄지 않았으나 요즘엔 일반적이 되어버린 아이보리형 탁색연출들도 입시미술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은은하게 번지는 다양하고 편안한 색채들이 구성의 외곽에 자리를 잡는 것이다. 그것은 주제를 보조하는 역할 뿐 아니라 독자적으로도 시선을 끌어당기는 고난이도의 색채학이다. 탁색을 잘 쓰는 사람은 이미 숙련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탁색에 미쳐서 자신도 모르게 다양한 색을 구사하여 주제보다 외곽이 튀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그림은 통칭 무당빤쓰라 불리는데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이런 걸 보면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변화가 아무리 좋아도 주제를 가릴 정도의 변화라면 역효과가 난다는 말을 하고싶다. 비단 입시미술 뿐 아니라 글에도 통용되는 문제인 것 같다. 무엇보다...
완성을 안하면 반드시 떨어진다는 입시미술의 진리에 대해 오늘도 oTL한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왜 이런 배열이 정해졌는지 그 때는 몰랐다. 단지 내가 아는 것은 캔트지 외곽으로 갈수록 한색 계열과 탁색계열을 사용하는 이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사실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알 뿐이지 정확한 의도는 몰랐다.
일단 중앙 3단계 색을 버밀리언으로 사용했던 이유.
채도단계는 총 14단계다.
빨강(14)주황(12)노랑(14)연두(10)녹색(8)청색(6)파랑(8)남색(12)보라(12)자주(12)
명도단계는 총 11단계다.
빨강(4)주황(6)노랑(9)연두(7)녹색(5)청색(5)파랑(4)남색(3)보라(4)자주(4)
가 각 색상환의 명도 채도량이다.(크흑. 아직도 외우고 있다. ㅠ_ㅜ)
여기서 중앙색의 조건을 말하자면, '채도가 높아서 눈에 쉽게 띄는 정통 3단계 색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난색계열이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난색 계열이 '진출색'이고, 한색 계열이 '후퇴색'이기 때문이다. 구성이라 해도 데생처럼 중심에서 강한 시각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바깥으로 갈수록 흐려지는 기본 양식을 가지고 있다. 즉 화면 중앙에 시점이 편하게 모이도록 주변이 보조를 해주는 방식이다. 데생을 해본 사람은 이 말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 알 것이다.
자, 따져보자.
일단 명도단계.
명도단계는 0-10까지 총 11단계다. 그중에서 0은 검은색, 10은 흰색이다. 이 둘은 무채색이니 뺀다. 그럼 1-9가 남는데, 이것들을 3등분하면 4, 5, 6이 구성에서 3단계가 된다.
1=>명도단계 10의 흰색
2=>명도단계 1, 2, 3
3=>명도단계 4, 5, 6
4=>명도단계 7, 8, 9
5=>명도단계 0의 검은색
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4, 5, 6중 가장 가운데 있는 5가 정통 3단계 색채다. 즉, 명도단계 5의 색을 찾아봐야 한다.
색상환에서 녹색과 청색이 5의 명도단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 얘들을 중앙에 넣어야 할까?
아니다. 채도단계를 살펴보자. 특히 녹색과 청색은 후퇴색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그 이유도 물론 채도에 있다. 녹색의 채도는 8, 청색의 채도는 6이다. 극악이다. 그렇다면 명도단계 5와 가까운 색들 중에서 채도가 높은 걸 찾아보자.
빨강, 주황, 파랑, 보라, 자주색이 1씩 차이가 난다. 다른 색은 4인데, 주황만 6이라는 것이 다르다. 이 중에서 채도가 특별하게 높은 색은 빨강이다. 무려 14. 자, 너는 당첨이다. 이제 이 빨강색을 정통 5단계의 명도로 바꿔야한다.
빨강에서 자주색으로 가봤자 똑같이 명도 4다. -_-;;
방법은 주황쪽으로 가는 것. 빨강과 주황의 사이색인 주홍색이 정통 5단계의 명도를 갖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주홍색 계열중 가장 채도가 높은 버밀리언이 구성의 중앙색으로 지정된 것이다.
이후 새로운 색들(특히 루미칼라라 불리는 야광색의 등장)이 추가되면서 채도가 높은 다양한 색들이 등장했다. 그로 인해 중앙색의 변화는 좀 더 다양해졌고, 심지어는 중앙에 한색을 사용하는 예도 많았다.
결론이 그렇게 났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앙을 돋보이게 하고, 외곽이 보조해준다는 부분이다. 또한 그렇게 하는 이유가 바로 '주제를 돋보이게 한다'에 있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제일 먼저 시선이 가게되는 화면의 중앙에 주제를 놓고, 그것을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 구성이 기본인 셈이다. 일단 이 기본을 놓치지 않은 채 완성만 하면 입시미술에서 평균점수는 받게된다. 나머지는 참신한 발상과 감각적 운영으로 얼마나 그 기본을 보조해줬는지에 대한 문제다.
그것에서 파생되어 변화된 구성체계는 대표적으로 명도단계의 변화가 있다. 즉, 구성이론에서 '명도대비'를 중점으로 한 색채학이 입시미술의 대세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인 이론대로라면 1, 2, 3, 4, 5단계의 구성으로 된 색채단계가 중앙에서는 1, 1.5, 3, 4.5, 5로 차이를 준다. 시각적 효과가 크게 가미되어 극명하게 눈에 띄는 구성단계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1, 2, 3으로 진행되던 단계가 다시 밝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 때마다 명도단계의 변화를 주면 중앙의 파워만으로도 감독관은 혼미해진다. 다른 외곽의 허술한 부분은 살필 겨를도 없이 완성만 되어 있으면 합격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감각적 연출은 입시미술에 있어서 나중의 문제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해서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꺼내는 분도 있겠지만, 교수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죽기 전엔 내놓지 않는다. 그다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 다음은 외곽에서 감독관을 혼미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역시 명도단계의 변화다. 다만 여기에서는 채도대비와 색상대비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예전에는 많이 눈에 띄지 않았으나 요즘엔 일반적이 되어버린 아이보리형 탁색연출들도 입시미술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은은하게 번지는 다양하고 편안한 색채들이 구성의 외곽에 자리를 잡는 것이다. 그것은 주제를 보조하는 역할 뿐 아니라 독자적으로도 시선을 끌어당기는 고난이도의 색채학이다. 탁색을 잘 쓰는 사람은 이미 숙련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탁색에 미쳐서 자신도 모르게 다양한 색을 구사하여 주제보다 외곽이 튀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그림은 통칭 무당빤쓰라 불리는데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이런 걸 보면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변화가 아무리 좋아도 주제를 가릴 정도의 변화라면 역효과가 난다는 말을 하고싶다. 비단 입시미술 뿐 아니라 글에도 통용되는 문제인 것 같다. 무엇보다...
완성을 안하면 반드시 떨어진다는 입시미술의 진리에 대해 오늘도 oTL한다.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아하.. 그렇군요.. [가 아니라..] 미술쪽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그냥.. 읽었습니다=_=; 머리속에 꽤 잘 들어오는듯..; 링크하고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답글삭제헉 정말?? 강사였어용? 미술학원? 호옹....
답글삭제그런데 읽다보니 문득 든 생각...
"전 명도낮은 사람이 싫어요!"
설마 입시미술의 마스터이신겁니까?!
답글삭제갑자기 어느 만화가 생각이 나는군요. 수능을 보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해보는 만화였는데(...) 후에는 대학 합격보다 수능 자체가 주가 되어버리는 그런 만화; 제목이 뭐였더라;
Frey// 수험의 제왕!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
답글삭제어려워요... 그냥 예쁜색 칠하는 게 아니었군요;;
답글삭제레디형색으로 칠하면 이쁘게 나옴 케행..~!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