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내용
난 의자를 들고가서 교실의 스피커선을 뽑아버렸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내가 스피커선을 뽑기 위해 의자를 스피커 아래로 가져가는 동안, 교장선생님이 옆에 계셨다는 게 문제였다. 교장선생님은 내가 뭘 하나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스피커 선을 뽑아버리자 무척 황당해하셨다.(물론 난 잠이 오던 중이라 교장선생님이 옆에 있다는 것도 몰랐다) 교장선생님은 날 붙잡고 왜 스피커선을 뽑았냐고 물어보셨고, 난 변명을 한답시고 "옆반에도 스피커가 있잖아요. 이걸 뽑아야 볼륨이 딱 맞아요."라고 답했다. 교장선생님이 이름을 물어보셨고 난 내 이름을 말했다. 다행히 아무 일 없었다.
우리학교는 천주교 학교라서 1박 2일로 샤미나드 피정의 집에서 수련회를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스피커선을 끊은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그걸 했다. 그곳 식당의 아침밥은 샌드위치였는데 먹고싶은 만큼 빵과 잼 등을 가져가서 먹는 부페식이었다. 난 식빵 100개 가량을 탑처럼 쌓아서 식탁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먹기 시작했는데 그 때도 교장선생님이 옆에 계셨다. -_-;; 내 이름도 기억하고 계셨다. -_-;;; 나보고 "성화야, 많이 먹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냐."라고 답했다.(물론 친구라고 생각해서 한 대답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싸이코라는 별명을 얻었다.
2학년이 됐을 때 우리 학교에 새로운 싸이코가 등장했다. 한 명은 희귀종 싸이코라 불렸고, 또 한 명은 진짜 싸이코라 불렸다. 나는 새로운 별호가 추가되어 센스도 만빵인 오리지널 싸이코가 되어버렸다. 내가 특별하게 싸이코짓을 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어쨌건 만화로 제법 이름을 날렸다. 아. 본의 아니게 학교에 불질렀다가 걸린 거랑, 여선생님 서랍에 고양이 시체를 넣었다고 소문난(난 그런 거 만지지도 못한다구!) 것으로 싸이코의 명성은 그럭저럭 유지했다.
끼리끼리 논다고 했던가? 내 주변에 괴짜들이 슬슬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 유독 기억나는 녀석이 하나 있다. 이름은 까먹었다. 별명은 박세민(옛 개그맨 박세민처럼 느끼한 말투를 잘 사용한다. 특히 여선생님한테.)
이 녀석은 유행어 제조기다. 평범하게 말하는 걸 거의 본적이 없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자면...
"가을 바람 소슬하여 참새가 퍼덕이는데 숙제 좀 보여줄래?"
"푸른 솔잎 향기로워 양털구름 모이나니 포커 한 판 하자."
한 달 넘게 이 어법으로 학교생활을 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해도 이 어법으로 대답하다 얻어 맞았고(녀석은 다른 반이기 때문에 얘기로 들었다) 중간고사 주관식 답안지에도 이 어법으로 답을 썼다가 죽도록 맞고 다시는 그 어법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쓰으... 써쌔님. 우리 싸랑쓰런 원혜진 써쌔니임! 그 문제의 가증스런 답은 써쌔님의 뇌살적인 미모에 홀려서 깜빡 잊고 말아쓰미다. 써쌔님. 죄쏘하미다."
번호대로 불려서 답을 못맞친 애들이 하나하나 얻어맞는 와중이었는데, 이 말을 거침없이(그것도 느끼할 정도로 건들거리며) 선생님한테 내뱉은 일화도 유명하다. 이때의 일로 이 녀석은 스타가 됐다.
"우린 울렁거려야 해."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말한다. 이것도 아마 한 달 정도 지속됐을 거다. 무슨 대화가 오고가도 반드시 이 말이 튀어나왔고, 한동안 전교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사회 선생님이 우리 반에서 이 유행어를 사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었다.
그 외에도 이 녀석이 만든 유행어는 무척 많다. "가슴에 장풍!"이라던지 "당신의 비누 다이알."이라던지 글로 표현하면 별로지만 직접 겪어보면 뒤집어지는 말을 참 많이도 만든 녀석이다.
덕분에 내 고교시절은 재미있었다. 이 녀석들은 어디서 뭘 하고 살까?
의미는 다르지만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우연히라도 만나고 사람들 틈에 밀려 헤어지는 아쉬움의 추억이라도 겪어보고 싶다. 옛친구를 다시 만난 기쁨이 어색한 악수의 헤어짐으로 끝나버리면 너무 슬플 테니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우리학교는 천주교 학교라서 1박 2일로 샤미나드 피정의 집에서 수련회를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스피커선을 끊은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그걸 했다. 그곳 식당의 아침밥은 샌드위치였는데 먹고싶은 만큼 빵과 잼 등을 가져가서 먹는 부페식이었다. 난 식빵 100개 가량을 탑처럼 쌓아서 식탁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먹기 시작했는데 그 때도 교장선생님이 옆에 계셨다. -_-;; 내 이름도 기억하고 계셨다. -_-;;; 나보고 "성화야, 많이 먹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냐."라고 답했다.(물론 친구라고 생각해서 한 대답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싸이코라는 별명을 얻었다.
2학년이 됐을 때 우리 학교에 새로운 싸이코가 등장했다. 한 명은 희귀종 싸이코라 불렸고, 또 한 명은 진짜 싸이코라 불렸다. 나는 새로운 별호가 추가되어 센스도 만빵인 오리지널 싸이코가 되어버렸다. 내가 특별하게 싸이코짓을 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어쨌건 만화로 제법 이름을 날렸다. 아. 본의 아니게 학교에 불질렀다가 걸린 거랑, 여선생님 서랍에 고양이 시체를 넣었다고 소문난(난 그런 거 만지지도 못한다구!) 것으로 싸이코의 명성은 그럭저럭 유지했다.
끼리끼리 논다고 했던가? 내 주변에 괴짜들이 슬슬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 유독 기억나는 녀석이 하나 있다. 이름은 까먹었다. 별명은 박세민(옛 개그맨 박세민처럼 느끼한 말투를 잘 사용한다. 특히 여선생님한테.)
이 녀석은 유행어 제조기다. 평범하게 말하는 걸 거의 본적이 없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자면...
"가을 바람 소슬하여 참새가 퍼덕이는데 숙제 좀 보여줄래?"
"푸른 솔잎 향기로워 양털구름 모이나니 포커 한 판 하자."
한 달 넘게 이 어법으로 학교생활을 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해도 이 어법으로 대답하다 얻어 맞았고(녀석은 다른 반이기 때문에 얘기로 들었다) 중간고사 주관식 답안지에도 이 어법으로 답을 썼다가 죽도록 맞고 다시는 그 어법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쓰으... 써쌔님. 우리 싸랑쓰런 원혜진 써쌔니임! 그 문제의 가증스런 답은 써쌔님의 뇌살적인 미모에 홀려서 깜빡 잊고 말아쓰미다. 써쌔님. 죄쏘하미다."
번호대로 불려서 답을 못맞친 애들이 하나하나 얻어맞는 와중이었는데, 이 말을 거침없이(그것도 느끼할 정도로 건들거리며) 선생님한테 내뱉은 일화도 유명하다. 이때의 일로 이 녀석은 스타가 됐다.
"우린 울렁거려야 해."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말한다. 이것도 아마 한 달 정도 지속됐을 거다. 무슨 대화가 오고가도 반드시 이 말이 튀어나왔고, 한동안 전교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사회 선생님이 우리 반에서 이 유행어를 사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었다.
그 외에도 이 녀석이 만든 유행어는 무척 많다. "가슴에 장풍!"이라던지 "당신의 비누 다이알."이라던지 글로 표현하면 별로지만 직접 겪어보면 뒤집어지는 말을 참 많이도 만든 녀석이다.
덕분에 내 고교시절은 재미있었다. 이 녀석들은 어디서 뭘 하고 살까?
의미는 다르지만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우연히라도 만나고 사람들 틈에 밀려 헤어지는 아쉬움의 추억이라도 겪어보고 싶다. 옛친구를 다시 만난 기쁨이 어색한 악수의 헤어짐으로 끝나버리면 너무 슬플 테니까.
레디 오스 성화 올림
... -_-;;;;;
답글삭제아하하하하~
답글삭제멋진 친구! 라고 생각합니다-. 우훗..
답글삭제... 제 중3때도 꽤나 괴짜반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정말로 강하군요.[...]
답글삭제중2때 칼잡이 코주부 알콜중독 구더기 라는 친구들과 놀며
답글삭제팝송영어부를 TRPG부로 바꿧던추억이...(먼산)
오냐;ㅂ;에 뒤집어졌습니다;
답글삭제멋지군요;;;;;;
답글삭제허얼... 유유상종이로소이다. ^^
답글삭제역시나 범인(凡人)은 근접치못할 기운이 모락모...퍽!
더 재밌는 거 많잖아요오~ 다 풀어놔요~ +ㅆ+/
답글삭제아라이// 움찔!
답글삭제저거보다 더 재미있는거라니-;ㅁ; 저것도 재미있어서 데굴데굴 굴렀는데-ㅋㅋㅋ 더 이야기해주세요+ㅁ+
답글삭제오냐- 부터 데구르르~ ;ㅂ;b
답글삭제강한 친구분이셨군요!! 근데 더 재미있는건.. 언제 풀어주시나요? +_+
친구분 마치 메가쑈킹만화가를 연상케 하는 군요 =_=;;
답글삭제"오냐" 사건도 최고 ㅠㅠb